새 시대, 그리스도의 빛을 발하자
김재성 교수
새 시대, 새해가 밝았다. 희망을 갖고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나누
는 첫 주간이다. 다시 전쟁의 어두움 깃들여 있는 지구촌을 위해서 우리 기독
교 신자들은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첫째로, 칼빈주의 교회들은 그동안 지나치게 제사장적인 사역에 치
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젠 좀더 이 지구상에서 특히 한반도의 긴장상
황에서 보다 현실감이 넘치고, 책임있는 임무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칼빈주의 전통이라고 알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설교의 성례적 기능에 관한
것이다. 칼빈주의 교회는 예배를 중요시하고 그 중에서도 설교를 핵심으로 삼
는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영적인 양식으로 배불리 먹여주는 설교는 영적인
만나인 것이다. 성찬에서 빵을 나누면서 영혼을 격려하고 위로하듯이, 하나님
의 살아있는 말씀의 떡을 떼어서 나누어 줌으로써 영혼들이 소생한다고 믿는
다. 이것은 설교의 제사장적 기능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매우
소중하고 아름
다운 개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설교가 예배의 초점으로서 이러한 제사장적 사역만이 강조
되고, 예언자적 사명이 결여되어 버리면, 균형을 상실하게 된다. 일종의 의식
적인 순서의 하이라이트로 생각되어져서 설교자의 능숙한 성경강해를 즐기는
것으로 그치고 만다면, 그것은 오늘 여기서 해야할 시대적 사명을 인식시켜
주는 일은 소홀히 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
한국 성도들과 교회가 오늘의 현실 속에 파고 들어가서 빛을 발하
기 위해서 단지 과거의 것을 반복적으로 낭송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오늘
의 현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자극을 주고, 결단하게 만드는 사명을 감당
하도록 새로운 변혁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둘째로, 전세계적으로 생명에 대한 윤리가 사라져 버리고 있는 시
대여서 이에 대한 성도들의 사명이 너무나 막중하다. 무차별적 살상과 인권유
린, 사악한 권력과 폭력의 집단들이 생명을 경시풍조를 만연시켜 오더니, 이
제는 아예 윤리의식이 없는 종교집단에서 복제아기를 생산하는 경악스러운 일
이 발행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은 하나님이 주신 ‘모양과 형상’
에 있으며,
이것이 무너져 버리면 양심도, 자아도 바르게 설 수 없다.
오늘의 한국과 내일의 세계를 위해서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만 빛
이 있다는 사실을 과감하게 선포하고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모든 조직
과 체계는 어두움의 영향력 하에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 훌륭한 사람을 뽑
아 놓아도 손쉽게 부패하고 만다. 사람의 감시나 반성만으로 제 기능을 발휘
하도록 고쳐놓을 수 없다. 그래서 암흑의 시대인 것이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이 세상의 빛이다. 우리는 내일도 모르고, 모레
도 모르고, 금년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수많은 사고
와 질병과 전쟁과 자연재난으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우리에게 닥쳐올지
그 누구도 모르면서 새 해를 헤쳐 나가야 한다. 인간의 윤리를 결정짓는 참
된 진리의 기준과 목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
셋째로, 새해를 맞이하여 제자리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신앙의 성
장, 인격의 성숙에 있어서 새로운 발전과 성장을 드러내는 개인과 교회가 되
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편협한 보수주의자가 되어서 남을 비판하기를 즐기
면서도 자신의 들보를 보지 못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급속히 변하는 세상을 따라서 허덕이면서 뒤쫓아가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성도들은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역으로서 자신을 정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세상 역사의 발전을
열심히 연구하여 책임있는 인격자로서 자신을 정립시켜야만 한다.
우리 성도들이나 교회가 세상 경쟁논리에서처럼 발전이 없으면 도
태되어야하는 적자생존의 원리를 따르자는 말이 아니다. 일군으로서 받은 달
란트를 잘 가꾸는 한 해가 되어서 반드시 열매를 남겨야 한다는 취지에서 우
리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발전은 그리스도를 장성한 분량에까
지 닮는 것이다. 한 해를 또 더 산다는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그런 미련
이 남아있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