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자들의 정신으로 한국교회를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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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자들의 정신으로 한국교회를 살리자

김재성 교수

16세기 유럽 종교개혁자들의 신앙과 삶을 되새기게 되는 ‘루터의 날’(1517
년 10월 31일)이 다가오고 있다. 부패하고 타락한 로마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
에 고뇌하던 그의 마음은 유럽 기독교 사회를 깨웠고, 오늘의 개신교 역사를 
창출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수 많은 동지들과 성도들의 마음을 
감화하셔서 루터의 대열에 동참하게 하였고, 급기야 거대한 로마 교황청을 송
두리채 개혁하는 개신교회들(루터교회, 쯔빙글리와 칼빈의 개혁교회, 부써와 
독일 동남부의 개혁교회, 영국의 성공회와 장로교회등)이 탄생하게 되었다.
교회의 개혁과 갱신은 개신교회의 표어가 되어서 지속적으로 자기 반성을 하
게 만들었다. 갱신과 개혁은 힘든 작업이다. 종교개혁자들은 외부의 핍박과 
내부의 혼란수습이라는 이중적인 어려움 속에서 교회를 세워나갔다. 진리의 
길은 때때로 외롭고 좁은 길이요, 가시밭길이어서 찾는 이가 적지만, 이를 지
지하고 인정
하는 동역자들과 협력자들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본 교단의 설립의지도 역시 상황과 주제는 종교개혁자들과 달랐지만, 그 정신
과 자세는 조금도 차이가 없다고 본다. 오직 성경으로만, 오직 은혜로만, 오
직 믿음으로만,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와 부활로만, 오직 성령의 감화와 교통하심에 의존하여 신앙생활의 기초를 쌓
고자했다.

본 교단은 한국 사회의 암울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교회마저 교권주의자들이 
지배하는 모습을 고치고자 소수의 무리로 출범하였다. 그동안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착실하게 성장하여 왔고, 단 한 번도 총회 임원선거에서 비리와 오점
을 남기지 않았으며,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가 가장 순수한 신학교라는 내외
의 평가를 받게 됨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금년도 각 지역 가을노회는 역사적인 교단연합의 기쁨이 충만한 가운데 회무
를 마치게 되었다. 이번 대한예수교장로회(장신측) 내의 2백여 교회와 하나
가 됨으로써, 한국 기독교에 바른 교회상을 심어주고자 출발한 지 이십여년
의 세월이 흐른 후에, 우리 교단이 걸어온 진지한 노력을 인
정받는 계기가 되
었다.

본 교단은 그동안 마치 종교개혁자들처럼 외로운 싸움을 경주하여 왔다. 특
히 본 교단과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는 교계 일각에서는 본 교단에 대해서 순
수성은 인정하면서도 지나치게 분리주의적이요, 독선적이며, 교리에만 치중하
여 너무나 폭이 좁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더구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한 목회자들이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대부분 개척교회로 출발하여 역사
가 짧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서, 큰 교회가 없다느니 대형 목회자들이 나
오지 않는다느니 합신출신은 목회를 잘 못한다느니 하는 등 비판을 서슴지 않
는 독설도 자주 듣기도 하였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좋지만 교단은 작아
서 앞으로 목회지가 없으니 다른 학교를 지원한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한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 묵묵히 세속적인 교권정치를 배격하고 말씀 
중심의 교단활동을 유지해오는 가운데 이제 여러 교회들이 가입하고 싶어하
는 가운데, 공적으로 널리 인정을 받는 열매를 거두게 되었다고 본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우리 교단은 더 문호를 개방하고, 더욱 열린 교단으
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모든 교단의 회무를 신앙적으로 처리하고, 공정하
고, 투명하며, 민주적으로 집행하므로써 총회 임원회나, 각 지역 지도자들은 
존경을 받으며, 의사 결정과정에서 소수의 의견도 항상 존중을 받도록 노력해
야 하겠다. 

또한 이 기회에 우리 교단은 개혁신학의 정체성을 더욱 확실히 지키고, 건전
한 목회활동으로 한국교회를 살리는 일에 앞장 서야 하겠다. 현세적인 기복신
앙이 범람하여 바른 구원론이 흐려지고 있는 교계에서, 오직 하나님의 권능
과 뜻대로만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축복이 주어지는 것임을 바로 가르
쳐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더욱 용기를 내고, 분명한 확신을 갖고, 한국 교회 부흥
에 한몫을 감당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
은 침체된 한국 교회에 부흥의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이러한 일에 앞장서
도록 우리 교단을 사용하시고자 많은 형제 교회들이 가입하게 하신 줄 알고, 
함께 힘을 모아서 열심히 기도하고, 성령의 권능을 힘입어서 새로운 기적을 
창출하는 교회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새로운 형제 자매들을 따뜻이 환
영하고 함께 한국 교회 부흥을 위해
서 기도의 손을 마주잡는 기도회와 세미나
가 많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이십여년 전에 가졌던 첫 출발의 의지를 재다짐하면서, 더 높고 큰 꿈을 안
고 주님께 간구하여 새역사를 이루는 교단으로 빛을 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