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김용욱씨 강좌는 축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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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김용욱씨 강좌는 축소되어야 한다.

요즘 공영방송인 KBS에서 김용욱씨가 ‘도올의 논어이야기’라는 제하의 강의 
시간에 기독교를 폄하하는 발언을 자주 한다고 하여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
다. 일부에서는 도올의 발언 내용을 상대로 “기독교를 잘 모르고 하는 이야
기”라고 단정 짖고 그의 안하무인격의 발언이 더 이상 방송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측에서는 “그것으로 기독교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지 않은
가?” 하면서 추이를 관망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기독교를 대표하여 지난 2일 공식
적으로 KBS 관계자에게 항의 공문을 발송했고, 이에 대해 KBS 관계자로부터 
기독교 관련 발언에 대한 유감과 차후 강좌에서 이 문제를 충분히 검토해 더 
이상의 문제를 야기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김
용욱씨의 발언이나 강좌 내용이 얼마나 편파적이고 왜곡되었는가 따지기 이전
에 방송사 측의 안이한 편성 
자체에 있지 않은가 지적하고 싶다. 이것은 비
록 방송사의 문제만이 아니라 일간지나 주간지 또는 월간지를 발행하는 언론
사의 문제이기도 하다.

언론이나 방송은 그 파급 효과의 크고 작음을 문제삼기 이전에 그 매체의 막
강한 영향력 때문에 적절한 규제의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것은 언론과 
방송의 공정성을 사전에 규제함으로서 불이익을 당하는 개인이나 단체 혹은 
사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규제는 단순히 사회의 미풍양속
을 해치는 차원을 떠나 개인의 지적 재산권을 비롯한 인격적인 손해를 미연
에 방지하는 것도 그 목적 중 하나인 것이다. 따라서 언론사나 방송사는 기사
를 편집하고 프로그램은 편성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항시 염두에 두고 있
는 것이다.

최근 ‘도올의 논어이야기’에 대한 기독교계의 비난 여론이 김용욱씨보다는 
KBS쪽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용욱씨의 기독교를 폄하하는 
발언이 여과 장치 없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것은 결국 공영방송인 KBS가 책
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KBS가 김용욱씨를 내세워 특정 종교를 폄하하
거나 또는 선양할 목적이 없
다 할지라도 프로그램 편성 이전에 이 문제의 발
생 소지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특정 종교
와 그 창시자를 비하 또는 매도하는 듯한 언사와 극히 일부 학자의 견해를 전
체 학계의 의견인 양 공중파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방송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박영률 한기총 총무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이 주장은 시청료 거부
운동까지 유발하는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여지도 아울러 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방송사뿐 아니라 언론사들의 존재 의식에 있다고 본
다. 언론사와 방송사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함이어야 한다. 때문에 국민의 의식 수준을 향상시키는 일에 최우선 순위
를 두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대사회에서 언론 매체를 통하지 않고
는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없다”는 손봉호 교수의 지적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나 방송사는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
는 것 같다. 그것은 아무래도 자사의 이권, 즉 상업성에 치중되어 있는 경영 
우선의 결과일 것이다. 각 
언론사나 방송사가 사회 개혁이나 국민들의 의식 
개혁보다 스포츠나 연예계에 관심을 쏟는 것 역시 상업적인 이권이 다른 것
에 비해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우리는 언론사나 방송사가 회사 경영
을 도외시하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스포츠 중계권을 얻기 위해 적지 않은 예
산을 사용할 수도 있다. 구독자나 시청자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구색을 갖
춰야 한다는 필요성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번 KBS가 편성한 ‘도올의 논어이야기’는 “언론이 존재하는 일차적 
목적은 돈을 많이 버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하고 정확
한 평가와 판단을 내려 국민을 계도하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언론과 방송사
의 존재 의식과 매우 걸맞지 않은 편성이라는 점에서 재고해 보아야 한다. 김
용욱씨의 인기가 그 사실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만큼 그는 방송사나 언론사
의 구미에 알맞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앞다퉈 그의 강좌를 개설하
고 그의 원고를 싣고 출판하는 일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국민의 의식 수준을 향상시킬 목적이라면 이미 스타가 되어버린 인물
보다는 좀더 참신한 인물을 개
발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일에는 뒷전이면서 
소위 스타들에 대해 편중을 보인다는 것은 언론이나 방송인으로서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없다. 만일 KBS가 영리 목적이 아니고 순수한 국민의 복지를 목
적으로 ‘도올의 논어이야기’를 편성했다면 많아도 10여회의 편성만으로도 충
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그는 세인들의 안목을 사로잡
고 있는 인물이 아닌가? 그만한 능력과 실력이라면 논어에 담긴 기본적인 메
시지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깊고 오묘한 진리
를 얻고자 한다면 공중파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강좌를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KBS는 문제의 강좌를 대폭 축소 편성하는 것만이 공
영 방송으로서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언론이나 방송의 질을 개선하는 길은 법적인 규제에 앞서 독자와 시청
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김용욱씨의 말을 빌
리면 “대중은 침묵한다”고 하는데, 그 침묵 뒤에는 무언의 항변도 포함되어 
있다. 독자와 시청자들은 결코 만만치 않은 존재인 것이다. 결국 양질의 정보

를 생산하는 몫은 바로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길 바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