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사역(안식년) 선교사 가족들과의 일일 데이트
PMS 전영 선교사
우리 아이들에게 롯데월드는 한국의 ‘국보’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자랑거리이다. A국에서 친구들에게 롯데월드를 소개할 때, 어깨가 다소 으쓱여지며 말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야말로 침도 튄다.
A국에서 연애를 해서 결혼한 우리 부부에게 롯데월드의 추억은 사실 없었다. 그러나 ‘천국의 계단’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도 한국에서 연애를 했다면 분명히 롯데월드에서 유치찬란한 리본 머리띠 하나 쓰고, 좋아하지도 않는 롤리팝 사탕을 물고 팔짱 끼며 연애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적이 있다.
총회합신세계선교회(PMS)에서 지난 2월 18일에 안식년 중인 세 가정을 롯데월드로 초청해 주셨다. 우리 아이들은 ‘앗싸! 롯데월드~’ , 남편은 ‘나도 가야하나?’, 엄마인 나는 ‘아이들 덕분에 놀이공원 한 번 더 가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약속 시간이 11시 반인 이유는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란다. 생각지도 않았던 ‘피자헛’까지 든든히 먹고나니 그 치즈에서 솟아나는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는 즐거운 부담감으로 아이들과 함께 ‘꿈의 나라’에 들어갔다. 엄간사님은 인도네시아 박선교사님의 아들들인 선택이, 은택이의 이모가 되어 하루 종일 톡톡히 일일맘의 역할을 다 하셨다.
“박선교사님~~!! 나중에 한턱 쏘세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아이들은 근 한 시간을 기다려야 놀이기구 하나를 탈 수 있었다. 첫째 딸 사랑이에게 소망이와 서현이를 맡긴 우리 부부는 한적하게 돌아다니며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면서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방목의 즐거움이랄까? 아빠, 엄마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기들의 소재를 알리는 핸드폰 벨은 계속 울려왔지만, 지렁이처럼 꼬불꼬불 줄을 서서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우린 행복했다. 간사님의 부지런함으로 중간 중간 만나기도 하고, 저녁도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아마도 저녁 식사 스케쥴까지 계획된 것은 아니었을 것 같다. 간사님이 카드를 가지고 나온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일까나……ㅋㅋㅋ
어른들의 만장일치로 저녁은 한식집을 향했다. 저녁을 먹고 모두들 귀가했지만 우리 가족은 끝까지 남아 반짝이는 야간 롯데월드를 만끽하며, 자유 이용권의 매력을 누렸다. 대부분의 놀이기구들을 별로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꼬마들을 데리고 온 가정들이 다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원 없이 놀고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잠이 든 아이들이 코까지 곤다.
그래!! 한국이 있어 좋고, 롯데월드가 있어 좋고, 이런 배려가 있어 좋구나…… 그리고 다시 돌아갈 나라가 있어 더 행복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