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용어 바로 펴 쓰기 캠페인
이선웅 목사, 변이주 목사, 오동춘 장로
지난 선교 1백년동안 교회의 독특한 용어들이 토착화 과정에서 그 의미가 퇴
색되거나 변질되는 경우는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나아가 고운 우리말이 있
음에도 불구하고 외래어로 대체하거나 문법을 무시한 결과 교회 안에서도 용
어의 개념이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심각한 위기 상황
을 극복하기 위해 교회 안에서부터 바른 용어를 펴 쓰고자 하는 운동을 벌이
는 이들이 있다.
이선웅 목사(남문교회), 변이주 목사(알곡교회), 오동춘 장로(화성교회)가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은 벌써 5-7년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연구
를 하던 중에 지난 6월부터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 중
에 있다. 무엇보다도 소속 교회들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이 사업이 진행되
고 있다는 점에서 무언가 좋은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히 서서울
노회는 이 문제를 헌의안으로 상정해 교단적인 관심과 연구가 진행될 것으
로 보인다.
“언어는 사상과 삶을 주관하기 때문에 기독교인으로서 바른 용어를 사용함으
로써 비신학적이며 주술적인 용어의 오, 남용을 바르게 세우는 일과 앞으로
우리 사회를 기독교가 주도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이선웅 목사는 포
부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이상하게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면서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 대표적인
집단이 교회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신학적 근거와 어원이 분명치 않은
용어들이 신앙적, 목회적 용어로 정착되어 있는 곳이 바로 교회이기 때문이
다. 그 결과 신앙 의식의 혼란이 가중되거나 개념의 착오를 야기하는 것이
가장 큰 폐해로 나타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바른 용어를 사용함에 있어
기존의 성향으로 말미암아 거부 또는 반론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에 먼저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인식이 쉬운 용어부터 바로 잡아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거부감이 있고 반론이 예상되는 용어들은 시간을 갖고 서서
히 바로 잡아 가는 방법을 취하려고 합니다.”
언어 생활은 곧 문화 생활로 연결된다. ‘건전한 교회의 언어 문화를 창달하
고 갱신하여 오는 세대의 신앙 후예들에게 바른 교회 용어를 물려줘야 할 책
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지적은 그래서 설득력을 가진다. 그 가운데서도 일본
어투식 용어, 영어어투식 용어, 한자어투식 용어 또는 불교나 무속의 영향
을 받은 용어들을 바로 세워나가야 하는 것도 중요 과제이다.
바른 용어 사용은 성경의 용어 개념과 이해를 분명히 하고 신학적 개념을 확
고하게 세우게 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총회신학위원회에서도 이 점을 높이 평가해 이미 40여
개 항목의 용어들을 채택하기로 할 정도로 이들의 노고가 빛이 나고 있다.
앞으로 이 운동이 우리 교단을 위시해 범교단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우
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용어들의 혼란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
다. 그 결과 기독교가 우리 사회와 문화를 선도하고 후진들에게 바른 신앙
의 개념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