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논단| 한국교회 선교의 흐름과 전망 _ 이재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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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선교의 흐름과 전망<II>

 

<이재화 선교사 _ GMP 대표>

 

각 교단은 선교교육과 활동에 더 열심을 내고
선교부나 선교단체들은
교회의 선교 활성화를 위해 도와야 한다

GMP는 하나님 나라, 사람 존중, 개척 정신의
세 가지 핵심 가치로 47개국에서
370여 명의 장기선교사들이 활동한다

가능하면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사역하라
혼자 일하면 영광도 혼자 받고
고난도 혼자 받는다

 

<지난 호>

  1. 한국교회 선교의 흐름
  2. 한국교회 선교의 진단과 전망

 

  1. 현재까지의 한국 선교의 가장 큰 결실

먼저 해방 이후 한국교회의 역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1950-53년까지의 6.25 전쟁으로 한국은 세계 최빈국이 되었고, 사회의 인프라와 자본, 그 기능은 거의 파괴되어 버렸다. 그러나 북한교회 인구의 남한 유입으로 인한 기독교 인구의 증가와 조선 말기와 일제 강점기를 통과한 북한교회들의 해외선교 열정과 경험이 남한 교회에도 전도와 기도의 열정의 불씨가 되었다. 그 결과 한국사회와 교회 재건의 시대적 요청에 대한 교회들의 헌신과 기여는 매우 컸다.

경제 회복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남한 곳곳에 기도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기도에 대한 열정과 헌신은 남북으로 대치된 채 무너진 한국사회의 재건에 대한 열심으로 이어졌다. 실향민들의 통일을 향한 간절한 바램으로 인한 북한선교운동이 일어나고, 기도원들을 중심으로 한 기도의 열심은 전국적인 전도운동으로 일어나고, 여의도 엑스포 집회 등 대형 전도 집회와 구국기도회 확산으로 교회 성장이 일어나고, 88년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 개방으로 인해 한국사회의 세계 인식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기도와 전도의 열정이 해외선교로 확산되면서 청년선교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젊은 선교인력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해외선교 경험과 노하우가 거의 전무한 이 시기에 하나님께서는 한국인 선교사들이 들어갈 수 있는 선교의 문들을 열어주셨다. 1990년대는 한국교회의 선교를 위한 기도에 응답해 주신 선교부흥기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서구교회들이 선교사들을 파송할 수 없었던 지역들이 개방되었기 때문이다. 이곳으로 한국선교사들이 대거 들어갈 수 있었다.

예컨대, 90년대에 접어들자마자 세계사를 뒤흔든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하였다. 몽골혁명(90), 예멘통일(90), 독일통일(90), 알바니아 공산당 몰락(90.12.11),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91), 소련 붕괴(91.12.26), 한중수교(92.08) 등이 그것이다. 그 동안 여러 해외 선교지들로 가기 위해 한국인 청년 선교사들은 국제단체들에 들어갔으나, 이렇게 개방된 신생 선교지들에서는 국제단체들 역시 사역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인 선교사들과 한국 단체들은 집중적으로 교회개척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역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는 때로는 국제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때로는 독자적인 선교사역을 통해서 선교 노하우를 축적하게 되었다.

위의 지역들 중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CIS 국가들, 몽골, 알바니아, 중국 등에서 보인 한국선교계의 결실은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 소통하는 가운데 로잔운동에의 참여 등을 통해 이슬람 선교에 대한 가능성에 눈을 떴고, 랄프 윈터를 중심으로 한 미전도종족운동과 성경번역운동 등을 통해 아직도 복음이 미치지 못한 종교권과 종족들에 대해 새로운 부담을 가지면서 이 선교영역들로 헌신자들이 늘어났다.

특히 오랜 이슬람 선교의 역사를 지닌 서구교회의 선교에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그 열매들을 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런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지역들에서 한국 선교사들은 서구선교사들과 함께, 때로는 독자적으로 무슬림들을 향해 복음을 들고 가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전방개척선교가 필요한 창의적 접근지역들, 특히 무슬림 지역을 향한 한국교회의 선교적 기여는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그 열매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1. 현단계 한국 선교활동의 난점들

이 질문이 던져진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의 선교활동이 성장해 왔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선교의 장애물들과 부딪히거나 직면할 필요가 없다. 이런 점에서 한국 선교활동이 난점에 직면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자 축복이다.

현재 한국 선교계가 직면하고 있는 난점은 크게 세 가지 환경에서 발생한다. 첫째는 선교현장에서 직면하는 난점이고, 둘째는 세계선교계가 급성장한 한국 선교계에 대한 요청에서 발생하는 난점이고, 셋째는 한국 선교계 자체에서 발생하는 난점이다.

첫째 난점은 선교와 문화라는 측면에서 발생한다. 자문화중심성이 강한 한국인 선교사들이 현장에서 여전히 직면하는 것이 현지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은 편이다. 모든 한국인 선교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사회가 단일문화적 성향이 강했던 시절에 선교지로 나간 선교사들이나, 이런 세대에 속한 시니어 또는 실버 선교사들은 다문화적 한국사회 환경 속에서 성장한 젊은 선교사들에 비해 현지 문화에 대한 유연하고 성숙한 대처가 난제일 수 있다.

둘째 난점은 글로벌 선교에 요청되는 리더십과 협업에 대한 제한에서 발생한다. 글로벌 선교운동과 그 경향들에 대한 무관심 내지 참여의식 부족은 한국 선교계와 세계 선교계 간의 소통과 협업 결여를 초래한다. 이로 인해 고립된 선교전략이나 선교 환경의 변화에 대한 불통적인 선교 정책을 초래하기 쉽다. 여기에는 여전한 글로벌 언어 능력, 글로벌 문화와 자세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도사리고 있다. 한국인 선교사들은 비교적 선교현장에 대한 적응 능력이 뛰어나고, 선교사역의 돌파에 강한 능력을 보인다. 즉 현장성이 매우 탁월한 편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현장성이 좀 더 성숙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이상의 난점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

셋째 난점은 한국교회의 선교 이해가 더 개발되어야 한다는 데 있다. 이전에 비해 교회들의 선교 인식과 참여가 늘어가고 있음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경인, 광역도시들 외의 지역교회들은 선교 참여에 소외되어 있는 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교단들의 선교 교육이나 홍보, 기도운동 등이 더 집중되어야 한다. 동시에 교단선교부들과 초교파선교단체들은 교회들이 선교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섬기고 또 도와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선교는 여전히 특정인들이나 특정 기관들만 하는 이원적 범주에 머물게 된다. 선교 없는 교회 없고, 교회 없는 선교 없다.

 

  1. 현재 한국교회 선교의 맥락에서의 GMP의 역할

필자가 섬기는 GMP(Global Missions Pioneers)는 한국해외선교회 개척선교부이나 줄여서 “GMP 개척선교회”로 불린다. 1987년 한국교회가 해외선교를 위해 그동안 받아온 세계교회의 도움에 더 이상의 토착적인 선교회를 설립하여 세계 선교에 기여하자는 취지 아래 이태웅, 이동원, 홍정길, 고 옥한흠, 고 하용조 목사가 뜻을 같이 하여 초교파 선교 사단법인 한국해외선교회(GMF)를 설립하였다. 이듬해인 1988년 해외선교 개척의 일환으로 개척선교회(GMP)를 창립되었다.

GMP(한국해외선교회)는 그 당시 정부의 해외여행 규제, 외환송금 통제 정책 등을 해결하기 위해 OMF, GBT, GMP, HOPE, KRIM, GMTC 등 산하 단체들을 대표하는 법인으로서 외교부에 등록하였다. 2019년 현재 파송단체(3), 훈련기관(2), 연구기관(1), MK 지원단체(1), 선교사 재교육지원단체(1)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GMF는 한국의 대표적인 초교파 선교기구이다.

GMP 개척선교회는 2019년 현재 회원선교사 370여 명, 선교사 파송 47개 국가로 구성된 초교파 파송단체이다. 지난 30여 년간 GMP는 개척선교회라는 이름에 맞게 개척 정신을 가지고 교회개척 사역에 집중하면서, 그에 필요한 다양한 선교 사역들을 병행해 오고 있다. 향후 GMP는 이 시대 복음을 들을 필요가 있는 새로운 미개척지들과 미전도국가, 그리고 복음을 통한 변화가 필요한 영역들을 계속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예를 들어, 작년부터 기도해 온 미얀마와 라오스의 개척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고, 북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들과 중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에 올해와 내년에 선교사들을 발굴하여 보내려고 한다. 동시에 이미 회원선교사들이 개척한 국가들의 현지교회들이 선교사들을 파송하는 교회들로 전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전략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

 

  1. GMP의 비전과 전망

GMP는 “우리는 복음이 필요한 지역, 영역, 종족 가운데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를 개척하고, 섬기고, 온전케 하여 총체적으로 하나님의 나라 확장에 참여함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비전과 함께 하나님 나라, 사람 존중, 개척 정신의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사역하고 있다. 현재 47개 국가에서 사역하거나 파송 대기 상태에 있는 370여 명의 장기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선교지의 분포는 열린 지역과 창의적 접근지역에서 사역하는데, 전체 선교지의 약 60퍼센트 국가에서 우리 선교사들이 이슬람 선교를 하고 있다.

GMP는 초기부터 개척정신을 가지고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이 있는 지역,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 할 사람이 있는 지역이면 어디든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각오로 일해 왔다. 그 결과 추수지역에서의 교회 개척들이 활발히 진행되었고, 이제는 이런 선교지 교회들이 중심이 되어 주변 미개척국가들로 복음전도와 교회개척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지난 30년간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닫힌 지역의 개척을 위한 도전이 계속된 결과 GMP 전체 선교지역의 약 60퍼센트로 늘어났다.

따라서 향후 GMP의 선교 전망은 크게 해외와 국내로 나누어진다.

먼저, GMP의 국내 선교 전망은 아래와 같다.

첫째, 통일 한국을 준비하기 위한 북한인 선교를 하려고 한다. 더 이상 통일 한국을 위한 선교를 동족선교의 연장선상에서 보아서는 진전이 없다. 그보다는 미전도종족 범주에 속한 선교 대상으로 보고 접근할 때 그 길이 더 열리리라 본다. 현재 우리 GMP만 하더라도 중국 동북 탈북민 사역자들, 러시아 연해주 북한노동자 사역자들, 북미 난민 사역자들, 국내 새터민 사역자들 간에는 접근방식이 각각 다르다. 그 외 비한국단체들의 방식 역시 다르다. 한 대상 집단에 대한 다각적 노력은 일치된 다양성을 향한 소통과 협업의 진전이 있을 때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서로의 사역 방식을 인정하되 협력과 네트워크 활성화에 더 노력할 전망이다.

둘째,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유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한 외국인 선교를 하려고 한다. 현재 진행되는 외국인 사역의 경우, 한국교회 내 중국어 예배, 몽골어 예배 등의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 상황을 넘어서 독립된 형태의 외국인교회들이 개척되거나 다민족교회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GMP의 외국인 선교는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들이 국내에서도 선교현장의 동일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선교현지에서 비자발적으로 철수하기 전부터 본부와 필드 선교사들이 함께 출구전략을 마련할 전망이다.

셋째, 국내의 다음세대 선교를 지역교회들과의 협업을 통해 진전시키려고 한다. 한국의 고령사회와는 달리 대다수 선교지들은 30대 이하 인구가 절반을 넘는 단지형 인구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러다보니 현지의 청년세대들에 대한 사역 경험이 많은 편이다. 이런 사역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 다음세대 선교의 활성화에 접목할 전망이다.

네째, 국내 외국인 무슬림들과 한국인 무슬림 개종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슬람 선교를 하려고 한다. 해외의 무슬림 다수 사회와 한국내 무슬림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은 달다. 따라서 이를 위해 한국적 환경에 적합한 상황화된 선교 전략을 개발하여 국내 거주 무슬림들과 다문화 가정 사역을 할 전망이다.

 

  1. 한국선교의 발전을 위한 대안

지금까지 선교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재정과 기도, 헌신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지역교회들과 목회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선교는 선교단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라”(마 16:18)고 말씀하신 후 예루살렘 교회가 시작하는 선교(사도행전 1-28장)가 등장하는 것이 신약에 나오는 교회 역사의 시작이다. 선교단체의 시작은 영국교회가 선교하지 않자 윌리엄 캐리를 통해 세워지면서부터였다. 그러나 교회가 선교의 본질을 회복하고 선교의 주체적 참여자가 될 때 선교단체는 교회가 그 선교적 역할을 더 잘 감당하도록 섬기고 협력하고 함께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니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교회관이 약한 선교사나 선교단체가 되어서 안 되고, 선교관이 약한 교회가 되어서도 안 된다.

 

  1. 맺는 말- 선교 지원자를 위한 조언

국내에서 전도현장이 없는 사람은 선교현장도 없다. 국내에서 전도하지 않는 사람이 선교사가 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선교현지에서 복음전도자로 살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어디에 있던지, 어떤 상황에 있던지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온 세계와 뭇 사람들의 지친 영혼의 소리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구령의 열정과 깨어 기도할 때 가능하다. 가장 단순하나,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여기에 있다. 그러니 먼저 복음 전도자가 되길 권한다.

이와 함께 영성과 지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겸비한 마음과 지적 노력에 늘 정진하기를 권한다. 목회자이자 선교사로서의 삶을 평생 지속한 칼빈은 두 기둥, 즉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인간을 아는 지식을 강조하였다. 하나님만을 아는 것은 하나님을 모르는 것이다. 인간만을 아는 것은 인간을 모르는 것이다. 하나님을 아는 사람은 인간을 알고, 인간을 아는 사람은 하나님을 안다. 다시 말해 창조질서와 구원의 은혜를 깨닫기 위해 선교사는 부단히 정진하는 성령의 사람이어야 한다.

끝으로 가능하면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사역하라고 권하고 싶다.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사역하신 것은 팀 사역이라고 본다. 사역 초기부터 함께 일할 동역자들을 부르셨다. 예수와 제자들의 관계는 언뜻 수직적 관계로 보이나, 자세히 살피면 그 관계는 수직성과 수평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이 감지된다. 크고 첫째 되는 계명과 둘째 계명은 서로 맞물려 있기에 분리해서 이해하면 안 된다. 이 정신은 제자들을 “친구”라 칭하신 예수의 가르침(요 5:13-15)에서 잘 드러난다. 바울도 초기 몇 년은 단독사역을 했다. 그러나 사역의 열매는 흩어져 버렸다. 그 후 자신을 동역자로 초청한 바나바와의 동역을 통해 그의 선교사로서의 삶은 풍성해지기 시작했고, 바울은 누가, 실라, 디모데 등과 끝까지 팀사역을 하였다. 그는 자기 팀 식구들을 향해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고전 3:9)라고 불렀다. 당신이 선교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 말을 기억하라. 혼자 일하면 영광도 혼자 받고 고난도 혼자 받는다. <끝>

 

* 이재화 선교사 _ 합신 졸업 후 T국에서 사모 안마리아 선교사와 더불어 오래 무슬림 사역하다가 2017년 GMP 총회에서 전체 회원들의 직접 투표에 의해 제5대 대표로서 선출되어 2018년부터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