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Talk), 기도(Pray) 그리고 투표(Vote)_가정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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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Talk), 기도(Pray) 그리고 투표(Vote)

< 가정호 목사, 세대로교회 목사, 부산 기윤실 사무처장 >

 

민주주의는 성숙한 채로 다가오지 않으며 부단한 노력 필요해

 

4.13 총선을 앞두고 있다. 이와 더불어 파커 J. 팔머가 쓴 “비통한 자들의 정치학”은 요즘같이 혼란스러운 시대를 헤쳐 나가는데 나침반 역할을 하기에 적절하다. 

인류의 역사가 야만의 역사라면 이를 넘어서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리며 겨우 겨우 건져 올린 것이 민주주의이다. 루이스 벌콥은 종교의 좌소를 “마음”이라고 하는데 팔머는 민주주의를 형성하는 인프라를 “마음”이라고 지정한다.

민주주의는 차이를 차별로 끌고 가지 않으며 다름을 틀림으로 정죄하지 않는다. 수많은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현장은 정치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이지만 그 안에서 발생한 갈등들이 폭력과 저주로 흐르지 않고 화해와 평화의 에너지로 발산되는 곳에서 민주주의는 자라난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의 꽃이 핀 시간들과 공간들은 언제나 관점과 사고의 차이로 일어나는 갈등과 긴장을 벗어나기 위해 폭력을 동원했던 순간들이 아니라, 그 긴장들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가며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내기위한 창조적 에너지로 바꿔냈던 시간들이다. 감정과 사색보다 진한 자비와 용서, 기다림과 절제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이루어내지 못한다.

프랑스인으로 미국을 방문한 후에 미국의 초기 민주주의를 평가했던 A. D. 토크 빌(1805-1859)은 미국 건국 당시 초기에 형성된 민주주의의 분위기를 정의하는데, 그 정의를 간단하게 올바른 “마음의 습관”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평하였다.

이와 같이 팔머가 말하는 올바른 민주주의는 “마음의 습관”으로 부터 자라난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한 나라에 정착하려면 세대에서 세대를 이어 전달되는 “마음의 습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팔머는 학교와 교회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하여 몇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거기에서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몸으로 체득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민주주의를 제대로 배운 일이 없는 이들이 민주주의를 얼마나 빚어 낼 수 있을까? 본 게 없는데, 붙잡은 게 없는데, 만져본 게 없는데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가?

혼란은 당연한 것이다. 태어나 보니 시민인데 어떻게 시민권을 구현해 낼지를 배운 일이 없다. 눈치로 모범시민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저 나의 쾌락함을 빼앗는 놈은 모두 독재자처럼 보일 뿐이다.

민주주의는 성숙한 채로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아름답게 성숙한 공동체를 어느 날 갑자기 선물로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을 또 낼름 받아먹는다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긴 세월 미국의 권력자들 역시 시민들로 하여금 증오심을 부추기고 폭력을 조장했다. 이로 인하여 미국 민주주의가 급속하게 와해 되어버렸다. 날마다 악한 시민의 총질로 죽어나가는 선량한 시민이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과격 이슬람으로부터 공격당한 9.11 이후에 정치권력과 거대자본이 정보를 통제하고 조작하고 긴장을 관리하기보다는 전쟁으로 출구전략을 삼았다.

미국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우리는 어떤가? 지도자가 겸허함을 팽개쳐 버리고 뻔뻔함을 정치기술로 삼을 때 백성들은 민주주의 동력을 잃어버린다. 슬픔과 비탄에 잠기는 백성들이 날로 늘어간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들이 살아가는 마당에서 민주주의 동력이 신속하게 사라져 가고 있다. 존중, 너그러움, 귀 기울임, 진지하게 바라봄, 신뢰, 긴장을 다루는 화해 등등. 이런 것들을 구경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4.13 총선에서는 제대로 투표해야 한다. 기도하면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 차선이 못되면 차악, 최악은 피해야 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전능하시지만 자신의 권위를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철저하게 성육신적이고 섬기는 지도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공동체에서 기독교 기관에서 조금씩 따라해 보면 반드시 선한 열매가 있다.

몇 명이 모여서 찻잔을 기울이며 무릎과 머리를 마주대고 민주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백만 개의 소그룹이 있다면 이 땅의 민주주의의 회복력은 그렇게 오래지 않아 되돌려 질 것이다. 

대화하자, 기도하자, 그리고 투표하자. “Talk, Pray, V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