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취임사
섬기는 교회, 섬기는 총회
김성규 목사(경북노회 동남교회)
먼저, 합신 교단의 총회장으로 섬길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아울러 부족한 사람에게 귀한 일을 맡겨 주신 합신총회와 총대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며 맡기신 자리에서 겸손히 섬기겠습니다.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생활’을 표지로 오늘까지 한국교회의 한 교단으로 섬겨온 합신이 주님 오실 때까지 이 사명을 잘 감당해 나가는 교단이 되길 원합니다.
우리 교단에서 총회장의 자리는 고 박윤선 목사님이 ‘총회의장’이라고 부르라고 하셨던 것처럼, 권위를 부리는 자리가 아니라 일하는 자리요 섬기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런 정신을 받들어 지금까지 기꺼이 힘과 시간과 물질을 바쳐 섬겼던 선임 총회장들이 계셔서 오늘 이곳까지 오게 된 줄 압니다. 우리 교단에서 총회장이 되는 기준도 큰 대형교회를 섬기는 분만이 아니라, 작은 교회를 목회하는 분도 총회를 섬기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세워서 섬기게 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바른 신학을 추구해 나가는 우리 합신은 한국교회에서 존재감이 있는 교단입니다. 바른 신학은 “나와 우리는 바른데 다른 사람은 다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개혁주의 신학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른 신학에 근거한 바른 교회의 모습을 가지고 그 안에 있는 성도인 목사와 장로와 교인들이 바른 신앙의 생활 모습을 가지고 섬기는 삶을 실천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땅의 노회와 총회를 포함한 모든 교회는 주님의 몸입니다. 우리 주님은 섬김의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낮은 자리에서 섬기셨고 또 자신의 생명까지 다 내어주시기까지 섬기셨습니다. 마태복음 20:28에서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처럼 섬겨야 합니다. 섬김은 먼저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고 나눔과 봉사의 실천으로만 가능합니다. 주님께서는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라”(눅 6:38)고 하셨습니다. 우리와 합신 교회들은 다른 것을 헤아리는 삶을 살기보다 더 베풀고 섬기는 삶을 살아가길 원합니다.
우리는 신학이 있는 믿음, 신학이 나타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바른 신학을 외치며 그에 따르는 행위와 삶이 따르지 않는다면 공허합니다.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우리 교단이 더욱 든든히 서갈 수 있도록 총회에 속한 모든 교회들의 아낌없는 후원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한국교회를 섬기는 타 교단 중에도 우리보다 노회와 총회를 더 잘 섬기는 교단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른 교회를 외치는 우리 교단이 타 교단만큼도 총회를 섬기는 모습이 없다면 우리의 외치는 교단의 3대 슬로건인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생활’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게 됩니다.
저는 110회 회기 동안 다음 세대를 튼튼히 세우는 일과 총회 안의 연약한 미자립교회와 개척교회, 농어촌 교회들을 아울러 돕고 섬기는 일에 힘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이 일은 총회 산하 모든 교회가 일심으로 협력해 주시고 섬겨주셔야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섬기러 오신 예수님처럼 낮은 자리에서 섬기길 원합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성도들을 서로 섬기며, 주의 몸 된 교회를 섬기며, 노회와 총회를 섬기며, 더 나아가 한국교회와 이 나라와 민족과 열방을 섬기는 말 그대로 “섬기는 교회, 섬기는 총회”가 되길 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