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내러티브 본문의 강해 설교를 위한 설교학적 이동: 삼손 내러티브를 중심으로」-김병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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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오 목사 Th. D., 설교학 전공

이 기고문은 김병오 목사의 2024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신학박사학위 논문 「성경 내러티브 본문의 강해 설교를 위한 설교학적 이동: 삼손 내러티브를 중심으로」를 소개한 글이다.
삼손 내러티브에 등장하는 삼손은 과연 명예의 전당 (히브리서 11장)에 이름을 올릴 만큼 믿음의 영웅인가?
삼손 내러티브(사사기 13-16장)는 그가 믿음의 영웅은커녕 19세기 영국의 소설가 메리 셸리가 쓴 소설의 주인공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수처럼 하나님도 컨트 롤하지 못한 불량 사사로 등장한다. 도대체 하나님께서는 이런 삼손을 통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으신 것일까?
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주해, 원리화, 설교’ 라는 3단계 설교학적 이동을 통해서 삼손 내러티브를 연구했다. 첫 번째, 주해 단계에서는 성경 본문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하여 내러티브 문학비평의 방법을 동원한다. 예를 들면, 삼손은 나귀의 새 턱뼈로 블레셋 사람 일천 명을 죽인 후에 갑자기 찾아온 목마름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갈증을 호소하면서 “주께서 종의 손을 통 하여 이 큰 구원을 베푸셨사오나”라고 말했다(삿 15:18).
삼손의 이 표현은 삼손이 하나님을 높이는 찬양으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 호소 바로 직전에는 나귀 턱뼈 하나로 블레셋 사람 일 천명을 죽이고 승리의 찬가를 부르면서 그곳 이름을 라맛 레히라고 불렀던 사건이 나오기 때문이다(삿 15:15-17). 그러므로 이 표현은 삼손이 하나님께서 승리를 주셨음에도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고 자신의 공로를 자랑한 것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 다.
두 번째, 원리화 단계는 이미 확보된 주해적 의미로부터 영적 교훈을 도출하는 과정으로 이 단계에서는 모범화, 도덕화 등 인간 중심적인 접근을 피하고 “전체 성경”(Tota Scriptura)의 시각과 구속사적인 해석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엔학고레의 기적 사건(삿 15:18-19)에서 “신자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고통에 처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의 호소에 응답해 주시는데, 그이유는 그가 창세 전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선택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이며 그 은혜에 합당한 열매를 맺도록 회개의 기회를 주시기 위함이다”라는 원리화 메시지를 도출할 수 있다.
세 번째, 설교의 단계는 영적 교훈으로 도출된 원리화 메시지를 재상황화를 통해 오늘날 청중에게 적용지향적인 메시지로 전달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하나님께서 죽을 위기에 처한 삼손의 갈증을 해결해 주신 에피소드 (삿 15:18-20)의 설교 메시지는 “하나님께서는 좌절과 절망 속에 있는 신자를 인본주의적 인과율로는 설명할수 없는 은혜와 사랑으로 소생시켜주신다. 그리고 신자가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를 공동체를 위해서 사용할 수있도록 생명을 유지해 주신다”로 제시할 수 있다. 이처럼 필자는 삼손 내러티브를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나누고각 에피소드마다 ‘주해, 원리화. 설교’라는 3단계 설교학적 이동으로 접근했다.
삼손 내러티브를 설교해야 할 이유는 각각의 에피소드 들이 오늘날 신자들에게 끊임없는 격려와 채찍 그리고 목표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신자들은 하나님의 부르심과 거듭나게 하심으로 최고의 신분과 영광의 목표를 허락받았다. 그런데도 신자의 신앙 현실은 죄악 된 세상을 따라서 사는 모순된 행동 속에 살고 있다. 설교자는 삼손 내러티브를 통하여 신자이면서도 불신앙적으로 살아 가는 신자들의 모순적인 행동과 이를 덮고 있는 하나님의 더 크신 모순적 은혜를 선포해야 한다. 그래서 삼손과 같이 실패를 반복하는 청중을 향하여 불순종의 길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확보된 구속의 승리로 돌이키도록 설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