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상도 목사님의 소천에 즈음하여_박병식 목사

0
53

고 김상도 목사님의 소천에 즈음하여

박병식 목사/ 송파제일교회, 증경총회장

큰 스승이요, 훌륭한 선배요, 신앙의 동지였던 김상도 목사님이 주님의 나라
로 가셨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세상의 삶에 연연하지 아니하고 이 땅에서 
나그네임을, 외국인임을 증거하던 그가 이제는 주님이 예비해 놓으신 크고 중
한 영광의 성에서 주님의 품안에 안기셨습니다. 

그는 참 목회자였습니다! 
그가 강단에 설 때마다 십자가와 부활을, 하나님의 주권과 주님의 구속 은총
을, 회개와 순종을 그리고 재림과 천국의 영광을 전하였습니다. 그가 전하는 
말씀 속에는 수사적인 화려함이 없었습니다. 사람의 인정을 구하는 인위적인 
모습도 없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며 주님이 이루신 구속사를 전
하며 주님이 원하시는 영혼 구원에 자신의 온 열정을 쏟았습니다. 그의 마음
에는 주님을 향한 사랑과 영혼을 향한 열정이 언제나 가득하였습니다. 그러므
로 그에게는 뜨거움이 있었고, 늘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이런 간증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부산에 평화교회가 설립된 직후 어느 새
벽이었습니다. 아직 교인이 몇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날 새벽에는 예배에 참
석한 교인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강단에 올라가 찬송하고 
기도하고 열심히 말씀을 증거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예배당에 
들어와 보니 아무도 없는데도 목사님이 열심히 말씀을 전하는 모습을 보고 크
게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는 그날 아침만 아니라 평생의 그의 모습이었
습니다. 
크고 작은 모임이 있을 때마다 그는 반드시 말씀을 준비하셨습니다. 최근에
는 시력이 쇠하였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성경 본문을 읽게 한 후 그는 큰 글자
로 쓰신 원고를 놓고 최선을 다하여 말씀을 전하곤 하였습니다.

그에게는 언제나 따뜻한 사랑이 있었습니다! 
언제 만나도 친절하고, 자상하였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관심을 나타내면서 
위로하기도 하시고 격려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어린이에서부터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에게까지 가까이 하였습니다. 

그는 큰 지도자였습니다!
이 땅의 모든 일들은 늘 얽히고 매이곤 
합니다. 이런 일들을 그는 무리 없이 
풀어내었습니다. 그의 모습은 언제나 밝았습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건설적
이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대안이 그에게는 늘 있었습니다. 오늘까지 우
리 교단은 주님이 놓아 가시는 기적의 길을 밟고 걸어왔습니다. 기적의 길을 
놓아 가시면서 주님은 귀하고 좋은 지도자들을 사용하셨습니다. 김 목사님이 
바로 그 한 분이었습니다. 

그는 개혁의 선구자였습니다! 
그는 가시적으로 보이는 성과만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교회됨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들을 염려하였고, 한국 교회를 염려하였습
니다. 개혁된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함을 늘 안타까워
하였습니다. 

그는 학자였습니다! 
그는 어떤 면에서도 자신의 학력을 과시하거나 이를 나타내려고 하지 않았습
니다. 그러나 그의 일에는 언제나 학적인 탐구와 정확함이 있었습니다. 헌법
수정위원회의 책임을 맡으신 후 그는 방대한 헌법의 내용에 대한 수정안의 초
안을 언제나 먼저 내놓으셨습니다. 여러 의견들이 개진되고 의논되는 동안 그
가 보이는 열정은 대단하였습니다. 
많은 도서들
을 참고하고, 많은 역사적인 자료들을 수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의 설명에는 모든 내용들을 전체와 부분에서 이해하고 종합하는 능력이 있었
습니다. 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한 문장에 대한 표현까지 쉽게 지나
가는 일이 결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수정안이 수용되지 않고 보류되
는 것을 보고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아무 말씀 없이 모든 것을 주님의 뜻에 맡
기고 조용히 물러나 앉으신 것이 그가 보이신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진실하였습니다! 
그가 거짓으로 말한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과 행동을 
달리하는 외식이 그에게는 없었습니다. 모른 것을 안다고 하거나 분명하지 않
은 것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평생 진실하게 소박하게 단순하게 사셨습니다. 
그는 주님의 모습을 닮으며 살다가 부르심을 받고 주님께로 가셨습니다. 

그 분에 대하여 말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를 본 삼는 일은 쉽지 않습니
다. 그는 가셨지만 우리 모두가 그의 모습을 본 삼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