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도의원 신장기증 잔잔한 감동
전남도의회 김창남 장로, 이웃사랑 실천
현직 도의원이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해 잔잔한 감동을 주
고 있다.
전남도의회 의원 김창남 장로(52·광주제일교회)는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30대 남성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
를 기증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한정남)에 따르면 현직 정치인이 순수 신장
기증을 실천한 것은 김 장로가 첫 사례이다.
각막기증 같은 사후 장기기증은 정치인들도 많이 서약했을 만큼 대중적인 장
기기증이지만, 생존시 신장기증은 기증자가 수술의 고통과 위험을 모두 감수
해야 하기에 국내에서 수술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외국으로 장기매매 원정
을 떠날 만큼 어려운 기증이다.
전신마취 상태에서 갈비뼈를 들추고 복막을 열어 신장을 들어내야 하는 신장
기증을 결심한 김 장로의 기증 동기는 오직 하나 ‘이웃과 함께하는 상생과
나눔의 삶을 살고
싶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결심과 의지만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지만 김 장로는 평소 소신대
로 지난 2005년에 장기기증을 서약한 후 불과 1년도 안 돼 그 약속을 지켰
다. 9월부터는 의회 활동이 많아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어 일정을 앞당겨 8
월말로 수술을 잡았다는 김 장로는 “수술의 아픔과 고통보다는 내 생명과
건강을 나누어 줌으로써 서로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상생의 삶을 살 수 있
다는 기쁨이 더욱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3선 도의원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김 장로가 느닷없이 신장을 기증하겠다
고 선언했을 때 가족들도 처음에는 적잖이 놀랐지만 쉽게 장기기증을 동의
해 주었다. 부인 박명숙 권사는“남편이 오랫동안 기도로 준비했던 일이고,
모든 일정을 주님께서 주관하시어서 더욱 좋게 채워주실 것을 믿는다”고 남
편의 신장기증을 적극 지원해 주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오재철 상임이사는 “사후 기증의 경우도 서약 후
실천이 극히 적은 현실에서, 의정활동으로 바쁜 정치인께서 직접 신장기증
을 통해 이웃사랑에 동참한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다”며 김 장로
의 장기기증
은 “국민들에게 사회적 지탄과 불신을 받아온 정치인에 대한 인
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때 목회자를 꿈꿨다는 김 장로는 낮은 곳에서 헌신하는 평신도의 삶을 권
면한 어머니의 뜻을 순종해 지금은 광주제일교회에서 장로로 재직하고 있
다.
한편 김 장로는 98년 장흥군 도의원으로 임기를 시작하면서부터 한 달에 한
번 헌혈을 시작해 현재는 90회에 이르러 헌혈 유공장 금장 훈장을 받기도 했
다. 지금까지 나눈 채혈양만 해도 4만5000cc에 이를 정도. 광주헌혈봉사회
회원이기도 한 김 장로는 500시간 이상을 헌혈자원봉사에 헌신해, 2005년 11
월 적십자로부터 상을 받았을 만큼 헌혈을 비롯한 장기기증운동에 앞장서서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