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라는 단어 속에 함의된 의미
<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
바울이 신약의 성도들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교회들’(롬 16:16)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구약에서 ‘주의 회중’ 즉 ‘여호와의 회중’과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함이 분명하다. 구약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여호와의 회중’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바울이 같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교회’라고 지칭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독교의 포용성을 한층 강화시키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교회’라는 용어는 유대, 갈라디아, 아시아, 마게도니아에 있는 성도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은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자들의 모임으로 ‘하나님의 회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구약의 ‘회중’ 대신에 사용되고 있는 ‘교회’는 유대인들과 이방인들로 구성된 ‘회중’이라는 광의적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회중’이라는 말 안에는 유대인들로 구성된 이스라엘 공동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말은 신약에 와서 ‘교회’로 발전되었고, 이 ‘교회’라는 말 안에는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한 형제로 구성된 언약 공동체라는 의미로 바울에 의해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바울이 이처럼 의도적으로 구약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지칭했던 ‘회중’을 대신하여 ‘교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로마서 9-11장에서 정의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이스라엘, 즉 하나님의 부르심과 택하심을 받은 성도들을 유대주의자들과 구별하기 위함이었다.
바울은 희생제사와 성전에서 드려지는 예배로 귀착되고 있는 유대주의자들과 성도들을 구별하되, 구약 시대의 역사적 이스라엘과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집단인 ‘새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회중’으로 개념화하기 위해 ‘교회’라고 불렀던 것이다.
바울이 이처럼 옛 언약 공동체의 특성을 상징하는 단어들을 사용하여 신자들에게 새로운 질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신자들 역시 구약의 희생제사적 예배에 의해 세속과 구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특히 ‘너희 몸’을 제물로 드리라(롬 12:1)고 요구한 것은 일상으로부터 구별되어 희생제사를 드렸던 옛 공동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바울은 이 복음을 섬기며 일상적인 의무를 행하는 삶이 바로 새로운 공동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것이 ‘교회’는 매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라는 문화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