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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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최재호 객원기자

많이 가졌으면, 많이 나누어 주어야 한다

가끔씩 우리 타락한 인간들은 나의 몇푼어치도 못되는 초라한 것을 가지고
도 근거 없는 우월함에 쉽게 교만해지곤 한다. 또 때로는 의도하지 않았다
고 하더라도 우리의 부주의함에서 비롯된 배려 없는 언행 때문에 이웃을, 형
제를 상처받게 할 때도 많다.

의외로 상처받는 형제 많아

나는 얼마 전 별생각없이 내뱉는 자신의 재산증식 이야기에 상처받는 형제
를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었다. 그 형제는 사업에 실패하여 낙담중에 있었는
데 또 다른 지체가 생각 없이 아파트 산 이야기를 끄집어 낸 것이다. 나는 
친구의 멋쩍은 웃음 뒤에 감춰진 그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렵잖게 읽어낼 수 
있었다. 
또 최근에는 삶의 지극히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야기하는 형제에 대해 몇몇 
부유한 지체들이 이해하지 못할 행동으로 외면했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었다
. 어렵게 끄집어 낸 이야기였건만 부유한 형제들은 그의 뼈아픈 고백
을 농담처럼 받아들였던 것이다. 
신뢰하는 믿음의 선배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가정에서 많이 배운 자식이 
못 배웠다고 부모형제를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공부시키기 위해 희생
한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는 것처럼 교회가 그러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 주 안에서 한 형제요 지체인 우리는 당연히 남보다 더 가진 것을, 
더 배운 것을, 더 잘난 것을 미안해해야 한다. 왜? 자신이 가졌기 때문에 그
가 갖지 못함 때문이며 그의 희생으로 내가 더 배웠고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조심하여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한다면 그래서 참으로 조심하
며 행동한다면 그는 참 교회의 지체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그것은 하나
님께서 자신을 통로(PIPE)로 하여 그분의 계획대로 사용하기 위해 맡기신 것
일 뿐임을 기억하면 늘 어떻게 사용하여야 할까 고민하게 될 것이다. 교회
는 모든 것에 평균케 함이 적용되는 하나님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그런 실존이 되기를 바란다. 또 우리 교회에도 내가 남보다 더 가
진 것 때
문에 미안해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가 많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
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사는 신자답게 이런 거룩한 열망이 가득한 존재
들이 되기를 바란다.

더 가진 것 자랑하지 말아야

세상에서는 자기의 부와 명예와 권력, 지식을 자랑하고 내세우며 뻐기지만 
하나님 나라는 그것이 내게 그대로 머물러 있음을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기 위해 항상 준비되어 있고 사용되는 그런 곳이다. 
많이 알고 있으면 많이 가르쳐 주어야 하고 많이 가졌으면 많이 나누어주어
야 한다.
과연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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