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인간의 재앙
< 조석민 목사,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
“미래 세대 위해 고난 감내하는 지혜로운 삶 절실해”
최근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특히 쓰나미로 인하여 지진 피해지역 인근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가 피해를 입고, 결국 심각한 방사능 오염이 보도되면서 사람들을 두려움 가운데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오염과 관련하여 인간이 만들어내는 재앙이 자연재해보다 몇 배나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실제적으로 잘 가르쳐주고 있다. 실제로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보다 인간이 만들어낸 재해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피해를 통해서 실물 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 동안 한국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과 무관한 것처럼 발표했지만 결국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기상청은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4월 7일경에 봄철 기류 변화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직접 우리나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방사능 오염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자연재해보다 무서운 것이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는 얼마나 안전한지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최근에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점검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에서 문제된 원자력 발전소와 비교하여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정말 이것을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마을에서 출생한 어린아이 가운데 기형아 출생율에 대한 보고와 기형 가축, 예를 들면 기형소나 돼지의 출생 경우가 사실대로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형아 출생율 및 기형 가축의 출생에 대하여 조사는 되었을 지라도 보도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발표에 대하여 무엇을 근거로 믿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일본의 대지진과 관련하여 종말론적 경고로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이유는 지진과 관련된 성경의 말씀이 종말론적 경고와 더불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마태복음 24:3-8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제자들이 예수께 “주께서 다시 오시는 때와 세상 끝 날에는 어떤 징조가 있겠습니까?”(3절)라고 질문한다. 예수의 대답은 여러 가지를 말씀하시면서 “여기저기서 기근과 지진이 있을 것이다”(7절)라고 말씀하신 후에 “그러나 이런 모든 일은 진통의 시작”(8절)이라고 하셨다.
이것은 지진이 종말에 대한 경고가 될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해야 하지만 그 자체가 종말의 신호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관련하여 성경의 내용을 지나치게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인류의 심판을 알리는 경고라고 이해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지진은 오늘날보다 예전에 훨씬 더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며, 과거 지진에 대한 기록이 미비하고 정확한 자료가 많지 않을 뿐 실제로는 화산 활동과 관련하여 오늘날보다도 더 많은 지진 활동이 있었음을 성경의 기록과 일반 역사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지진과 관련하여 우리의 상황을 이해할 때 재앙은 자연이 주는 피해보다도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피해가 더욱 극심하다는 사실이다. 이럼 점에서 우리는 원자력 발전소를 현재처럼 계속 늘려나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욕심과 무한 소비적 삶의 형태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욕심의 그릇을 키울 것이 아니라 더욱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쾌락과 편리함 그리고 안락함을 누리기 위하여 원자력을 의지하여 발전소를 계속 늘려나갈 때, 그 결과 초래되는 비극적 종말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들의 욕심 그릇을 작게 만들고 비울 때 우리는 평안을 누리며 오히려 안락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욕심 그릇이 작을수록 자유롭다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무한정의 소비 지향적인 삶을 버리며 소박한 삶을 시작할 때 아닌가 생각한다. 인간이 때때로 자연 재해를 맞이하여 황폐한 삶의 정황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폐해는 자연재해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각 개인의 삶에서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고 소모적인 삶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삶은 피곤해지고 답답하며 힘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인류가 함께 공존하는 길이며 상생하는 길이라면 기꺼이 우리는 이런 삶을 택할 수밖에 없다. 원자력 발전소를 늘려나가고 개발하는 일보다 안전을 추구하며 인간이 스스로 멸망의 길을 자초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원자력 발전소를 지양하고 대체 에너지를 개발해야 할 때가 됐다. 모든 개인은 자원 낭비를 줄이며 에너지를 귀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재앙보다 무서운 것이 인간이 창출한 재앙임을 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에너지를 절약하여 사용하며 필요 이상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누리기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연 재해보다 무서운 것이 인간이 만들어내는 재앙임을 기억하여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을 직시하며 이런 위험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편리함과 안락함을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미래 세대를 위하여 고난과 불편함을 감내하는 지혜로운 삶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