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플루엔자’에 감염되었는가?”
권한국 목사_연청교회
아침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를 통해 ‘어플루엔자’에 대해 말하
며 우리나라의 장래가 걱정이 된다는 말을 듣고 즉시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
다.
신생어 ‘어플루엔자’유행해
인간의 탐욕이 만든 전염병 ‘어플루엔자’가 역사상 최대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이 시대, 우리 사회는 탐욕에 감염되고 있다. 인간은 더 많은, 더 좋
은 그리고 특히 새로운 것들을 살 수 있는 가능성에 모든 넋을 빼앗기고 말
았다. 그 속에서 인간마저 소비되고 있다.
어플루엔자는 최악의 전염병이다. 존더 그라프저 박웅희역 ‘어플루엔자’
에 나오는 말이다. 물론 어플루엔자란 병이 공인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병은 실재한다고 주장하며 이 용어가 일상어로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
하고 있다.
어플루엔자는 ‘풍요로운’의 뜻인 어플루엔트(Affluent)와 ‘유행성 독감’
인 인플루엔자(Influenza)의 합성어로 저자
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어플루
엔자(Affluenza) : 고통스럽고 전염성이 있으며 사회적으로 전파되는 병으
로,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태도에서 비롯하는 과중한 업무, 빚,
근심, 낭비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하나님께서는 신명기 31장에서 ‘이스라엘이 배부름으로 인하여 다른 신들
을 섬기며 나를 멸시하며 내 언약을 어길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오늘 우
리 교회들과 우리 노회들은 1982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이다. 우리 총회
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자신도 모르게 어플루엔자에 전염되어 있는지도 모르
겠다.
묵묵히 주님의 말씀에 따라 믿고 순종하고 작지만 꾸준히 일해 나가는 그런
우직한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 때는 굶어도 좋고 낡은 옷을 입어도 존
귀하게 보였는데 이제는 수십만 원짜리 양복을 맞추어 입어도 무언가 초라
해 보이는 것은 나만이 느끼는 우려가 아니다.
매년 개혁신보에 바로하자고 글을 올려보지만 이미 거대한 물결이 되어 흘러
가는 총회나 노회에 별로 자극이 되지 못하는 것을 느끼며 어쩌면 마지막 글
이 될지도 모르는 글을 부탁받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방송을 듣게 된 것
이다.
우리 합신교단은 벌써부터 어풀루엔자에 감염되어 강한 것을 추구하고 더 나
은 것을 추구하고 또한 거대한 것을 추구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으로 말하면 그만하면 충분한데 더 커지고 더 풍요롭게 되고픈 욕심에
더욱 근심하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병을 앓고 머리가 다 빠진 것 같은 흉
한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나름대로 잘해 보려고, 대한민국 사회에 빛이 나는 그런 교단으로 도약시키
고자, 또한 여타 모든 교단들보다 우뚝 솟은 그런 교단으로 만들고자 노력하
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지양하는 바른 신학은 없고
바른 교회는 없고 바른생활이 없다면 그 무슨 도약이며 그 무슨 큰 교단이
란 말인가?
노회 안에서 회원들끼리 반목하고 서로 총회장이 되려고 벌써부터 선거운동
을 하고 다음에는 누구, 그 다음에는 누구 하면서 다 짜집기를 하고 있는데
무슨 개혁이며 무슨 좋은 전통이란 말인가?
겨우 800교회를 가지고 큰 교단입네 하고 한 두 교회쯤 자른들 어떠며 나간
들 어떤가 하는 그러한 태도가 바로 ‘어풀루엔자’에 감염된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개혁의 초심
모두 되새겨야
이제는 너무나 큰 물결처럼 흐르고 있어 아무리 소리쳐도 그저 파묻혀 버리
는 물결에 불과할 뿐이다. 다만 주님과 그 은혜의 말씀께 부탁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