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 총동문회에 거는 기대
심훈진 목사(동작중앙교회)
지난 6월 11-13일간 설악산에서 개최된 합신 총동문회 수련회는 앞으로 전개
될 동문회 활성화에 대한 몇 가지 생각할 점을 남겼다. 하나는 총동문회 성격
을 확실히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동문들의 참여도를 높여야 한
다는 것이다.
먼저 생각할 것은, 총동문회의 정체성이다(identity).
이번 총회에서는 회칙을 수정하면서 합신 각 과정 졸업생들을 총동문 회원으
로 영입하기로 하였다. 잘 알고 있듯이 합신이 설립될 당시에는 한 과정
(M.div)만이 있었지만 그동안 목회대학원, 여교역자 대학원 등 새로운 과정
이 확장되었다. 때문에 각 과정별로 총동문회가 조직되어 활동해 왔다. 그러
나 합신의 긍지를 세우고 향후 합신의 발전을 위하여 총력을 기울이기 위하
여 통합된 총동문회가 구성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금번에 각 과정 졸업생을 망라한 총동문회로 다시 출범한 것
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총
동문회의 회원은 대부분 우리 교단의 회원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왜냐하면 동문회의 성격은 어디까지나 친목을 그 기본으
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본 위에 서로 교류하며 동문 개개인의 발전
을 도모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평생 교육의 차원에서 동문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개발,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 교회의 미래를 생각해 합신의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체성이 분명하게 보여지게 될 때 비록 많은 사람들은 아닐지라도 총
동문회가 정치적 성격을 갖지 않을까 염려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우리 교
단은 건실한 장로교 정치를 자랑한다. 장로교 정치는 당회, 노회, 총회 등의
치리회를 통해 구현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총동문회는 장로교 정치를 존중
하고 교단의 발전에 늘 기여해야 할 것이다. 때문에 동문들이 노회나 총회에
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타의 모범을 보이는 것도 동문회를 위해 좋은 결과
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생각할 것은 동문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총동문회는 명분상의 조직이 되어선 안 된다.
이 말은 총동문회가 실질적으
로 활동하고 그 열매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총동문회가 주최하는 정암신
학강좌는 이런 점에서 더욱 발전, 계승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에
합신 각 과정 졸업생들까지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그 규모에 비해 활동이
저하될 여지도 없지 않다. 이런 때일수록 그 동안 별도 조직되어 있던 동문회
를 총괄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동문회간의 협조를 통해 명실상부
한 총동문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선배 위주의 동문회가 아닌 후배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 대부분 동문 후배들은 담임 목사인 선배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목회 수련을 받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선배 목사가 수련회나 총동문회 행사
에 참석할 경우 후배는 담임 목사의 공백 때문에 자연히 참여할 수 없는 경우
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 선배가 후배들을 먼저 수련회에 적극 참여
하도록 유도한다면 좀더 많은 동문들이 수련회나 동문회 행사에 참여할 수 있
을 것이다. 선배가 후배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동문회 활성화에 큰 역할
은 없다. 물론 담임 목사가
후배들과 더불어 참석한다면 이 보다 좋은 것은
없다.
그리고 임원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동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분석
하여 프로그램 진행에 참고한다면 유익한 수련회나 동문회 행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선, 후배들이 골고루 유익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선배들은 목회에 유익을
얻는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는 반면 후배들은 신학적 혹은 성경 이해를 위
한 프로그램에 좀더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또한 최근 들어 부부들의 참여
도가 80퍼센트를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에 볼 때 사모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도 좋은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수련회는 합신 총동문회가 재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많
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적인 연구위원회를 조직한 것도 참신
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총동문회가 우리 교단의 발전을 위해 그리
고 합신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