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한 교회의 책임의식
현재 일부 교회에서 드러난 폐단으로 인해 한국 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함께 교인 수의 감소에 이어 신학교 지원자 수의 감소와 선교사 지원자의 노령화 역시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우리는 그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에는 교회가 개인의 영혼 구원과 교회 성장에 치중하는 가운데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해 온 과오를 빼놓을 수 없다.
초기 한국 교회는 사회적 책임을 잘 감당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적 유산은 복음 전파와 교회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해 오면서 복음 전파의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이럴 때 목회자와 교인 모두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역할을 재고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그래서 복음 전파를 위해서는 교회가 교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이 전도와 교회 성장의 방법론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여기서 “하나님의 나라가 교회를 창조하며 교회를 통해서 세상 속에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한 조지 래드의 말은 음미할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교회의 역할이 이렇게 하나님의 나라에 의해서 규정되어질 때, 그것은 반드시 개인의 영혼 구원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서 여호와의 집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이웃들 사이에 공의를 행하며”(렘 7:5)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요구하신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일찍이 “근본주의 개신교가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점”을 지적했던 칼 헨리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로잔 언약 제5항이 담고 있는 이런 내용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기서 우리는 복음과 사회적 관심이 상호 관련 없는 것으로 여겼던 것을 회개한다. 비록 인간의 화해가 하나님과의 화해와 다르고, 사회 참여적 행동들과 복음화가 다르고, 정치적인 해방이 구원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는 복음과 사회-정치적 참여 두 가지 모두 우리 그리스도인의 의무 중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지금은 교회가 성경과 역사의 교훈에 귀를 기울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