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훈사>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성주진 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지난 2년 또는 3년 동안, M.Div 또는 Th.M과 박사과정, 목회대학원 또는 여신원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학위를 받거나 수료하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기쁨으로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은 개인적인 성취가 아니라, 오직 각 사람을 부르시고 준비시키시는 하나님의 은혜인 줄 알고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여러분은 정든 학교를 떠나 이 시대의 현장으로 보냄을 받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우리에게 닥친 도전은 만만치 않습니다. 밖으로는 주관주의, 상대주의, 종교다원주의의 시대사조와 반기독교적인 정서가 팽배해 있습니다. 안으로는 도덕적 실패와 자정 능력의 상실에 따른 무력감이 퍼져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신앙인뿐만 아니라 불신자마저도 교회다운 교회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목사다운 목사,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목사, 이런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1. 먼저 제자가 되십시오.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본받는 제자가 되십시오.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그 발자취를 좇는 제자가 되십시오. 제자의 경건을 양보하지 마십시오. 경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시간 안배입니다. 경건을 훈련하십시오. 경건의 훈련이 없으면 쉽게 쓰러집니다. 경건의 실패는 삶의 실패로 이어지고, 삶의 실패는 사역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적지 않은 사역자가 넘어지는 것은 사역에서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건에서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를 변화시키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변화를 받아야 합니다. 진정한 변화의 출발점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나 자신부터 참된 제자가 됨으로써 한 영혼이 변화되고, 맡은 부서가 변화되고, 장차 교회가 변화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2. 다음으로 목자가 되십시오. 영혼을 사랑하는 목자가 되십시오.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로 양떼를 사랑하는 목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양떼를 위하여 기도하되 모세처럼 자기를 버리는 기도를 하십시오. 목회는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지금 맡고 있는 양떼를 살리십시오. 주님이 맡기신 주님의 양떼를 지성으로 돌보는 일에 헌신하십시오.
이를 위하여 목자의 품성을 배양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사역하시되 명예와 지위, 안락한 삶을 위하여 사역을 도구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소명감이 없이 단순한 직업으로 사역에 임하는 것은 죄인들을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 우리를 사역자로 부르신 주님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3. 그리고 설교자가 되십시오. 말씀의 연구와 실천, 그리고 전파에 힘을 다하는 설교자가 되십시오.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는 설교자가 되십시오. 마음은 아마추어같이 순수하게, 그러나 말씀에는 전문가가 되십시오. 주변적인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설교에 전념하십시오.
문제는 메시지입니다. 예레미야처럼 메시지를 받되, 확신을 가지고 전하십시오. 나아가서 설교하는 자신이 메시지가 되는 그러한 설교자가 되십시오. 말씀을 옳게 분별하여 부끄러움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받는 설교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말씀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신앙도, 설교도, 목회도, 신학도 말씀 위에 건축하는 사역자가 되고, 이론이 아닌 살아있는 말씀으로 사역하는 설교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우리에게는 승리의 확신이 있습니다. 우리의 싸움은 돈과 명예와 권력을 위해 외롭게 싸우는 싸움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구원의 진리와 영적 추수를 위해 주님과 함께 싸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서 위대한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신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풍성하게 이루시고(빌 1:6), 여러분 각자가 부르심을 받은 자리에서 크게 쓰임 받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