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S(선교사 자녀), 그들만의 특별한 만찬
우정과 나눔, 그 이상의 의미 새겨
한겨울 추위가 매서움을 거두기 전인 지난 1월 22일 합신세계선교회 선교사자
녀(이하 PMK)들이 함께 모였다.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일상일 친구들을 위해 따뜻한 밥 한 끼, 사랑
한 대접 나누고자 만든 자리로 바쁜 일상 가운데도 다섯 명의 형제가 참석했
다.
분당에 소재한 MK 담당 간사 집에 모인 이들 가운데는 동두천이나 원주에서 2
시간여 차를 타고 온 친구도 있었다.
밥 한 끼 먹자고 모인 자리가 먼 거리 마다하지 않고 온 이들에게는 그 이상
의 의미가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젊은 친구들만 모여 그런지 먹는 기쁨으로 모임은 화기애애함 그 자체. 특별
히 2월 입대를 앞두고 있는 형제를 위해 약속이라도 한 듯, 군복무를 마쳤거
나 현재 군복무 중인 친구들이 함께 자리를 해 조언과 격려를 나누는 시간이
됐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현역 입대해 군복무를 마친 C군은 한국말이 서툴
러 입대 초반 어려움이 많았지만 주변 동료와 상관들의 도움으로 군대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경험을 나누면서 문화적인 어려움을 혼자 고민하지 말라
고 조언을 하기도 했고, 현재 카투사(KATUSA) 복무 중인 S군은 요즘의 군 생
활여건이 많이 개선되어 있다며 안심하라는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이제 고3 입시를 앞두고 있는 Y군은 형들이 이미 겪은 대학입시와 군
생활에 대한 경험담을 주위 깊게 듣고 질문도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 보는 듯 했다.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며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처음 만났거나 오랜
만에 보는 친구들끼리 인터넷 홈피 주소 교환도 하면서 연락처를 주고받았
다. 작은 식사의 자리가 비슷한 경험을 가진 MK친구들에게 좋은 교류의 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값진 건 이들 마음 안에 있는 선교현장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엿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각자의 선교지에 대해 나누면서 그곳에서의 기억을
그리워하며 추억하고 있었다.
현재 한국에서 대학 재학 중이거나 직장 일을 하고 있는 PMK가 약 30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대부분은 부모님과 떨어져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들의 부모가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섬기는 사람들과 그 나라를 자녀들 또
한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잠깐만 이들과 교제해 본 사람이라면 금 새 알
아차릴 수 있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을지라도 인생의 한 자락을 부모님과 함께 만들어 갔
던 선교현장은 그들 마음속에 고향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마음을 소중하게 키워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달란트를
잘 계발할 수 있도록 밀어주면서 MK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의 길을 걸어가
도록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넓은 의미에
서 선교이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또 하나의 길일 것이다.
이 날의 식사는 용서와 화해의 기적을 이루었던 ‘바베트의 만찬’ 못 지 않
은, 다섯 형제들의 우정과 나눔이 풍성한 저녁 만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