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신경 400주년 기념논단(4)| 도르트 총회 문서의 목회적 활용 _ 정요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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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신경 400주년 기념 논단 <4>

도르트 총회 문서의 목회적 활용

 

<정요석 목사 _ 세움교회>

 

도르트 신경은 교리와 교회 질서가 모두 성경 전체를
잘 반영한 결과물임을 보여 준다

 

지금으로부터 4백 년 전 1618년 11월 13일에 네덜란드 도르트에서는 유럽 8개국의 신학자들과 목사들이 참여한 국제 종교회의가 열렸다. 바로 그 유명한 도르트 신경을 작성한 회의가 열린 것이다. 기독교개혁신보는 이를 기념하며 올 초부터 김병훈 교수의 “도르트 신경의 의미와 유익”, 박상봉 교수의 “도르트 총회의 역사적인 배경과 의미”, 박동근 목사의 “예정 교리의 목적과 그 참된 접근 태도”에 대한 글을 실었다. 필자는 도르트 신경의 목회적 활용이란 측면에서 글을 쓰도록 하겠다.

 

  1. 도르트 신경을 가르치는 몇 가지 예들

알미니안은 벨직 신앙고백의 일부를 거부하면서, 수정하고자 항의서를 발표하였다. 도르트 총회는 이 항의서가 잘못되었음을 어떻게 드러내었을까? 중재자의 위치에 선 네덜란드 의회는 도르트 총회가 기존 교리서가 아니라, 믿음의 분명하고 의심할 수 없는 성경에 따라 심의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모든 총대들은 이 지침을 따르겠다는 공식적 서약을 1618년 12월 7일 회의에서 했다. 따라서 도르트 신경은 기존의 신앙고백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직 성경에 의거해서 논리를 진술하였다.

이것은 도르트 신경을 성도들에게 성경에 의거하여 가르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도르트 신경만이 아니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가르칠 때에도 첨부된 근거구절을 이용하면 좋다. 성경 구절에 근거하지 않고, 논리적 서술로만 가르치면 교리를 머리로만 이해하기 쉽다. 교리는 인간의 고안물이 아니라, 성경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 것임을 성경에 근거하여 교리를 가르침으로 드러내야 한다.

도르트 신경은 칼빈주의 5대 교리로 알려진 다섯 가지 교리를 다룬다. 도르트 신경은 첫째 교리에서 성경의 많은 구절들을 인용한다. 총 18항으로 이루어진 첫째 교리를 다룰 때 각 항에 있는 성경구절에 근거하여 각 항을 설명하면 성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둘째 교리부터 다섯째 교리는 성경구절을 거의 인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다른 교리들은 성경과 상관없이 논리를 전개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경을 직접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성경의 전체 내용에 의거하여 논리를 전개했다는 의미이다. 캐나다 개혁 교회는 도르트 신경을 영어로 번역하며 관련된 성경구절들을 각 항에 많이 삽입하였으므로 이 번역본을 이용하면 성경에 의거하여 각 항을 가르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 영역본을 한글로 번역한 책은 『도르트 신경 해설』(클라렌스 바우만, 손정원 역, 솔로몬출판사)이고, 캐나다 개혁교회 홈페이지(canrc.org)를 방문하면 원문을 볼 수 있다.

도르트 신경은 각 교리를 설명한 후에, 항론파의 주장은 무엇이고, 어떤 면에서 틀렸는지를 기술한다. 이때 다섯 개의 교리 모두 성경구절들을 많이 인용하여 항론파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나타낸다. 이것은 항론파의 잘못이 성경의 특정 구절들을 통하여 쉽게 반박된다는 것이다. 수학에서 어떤 명제가 거짓임을 증명할 때에 틀린 예를 들어서 증명하는 법이 있는데, 도르트 신경도 성경에 나오는 반례(反例)의 성경구절로 항론파의 잘못을 드러내었다. 이렇게 반례의 성경구절을 이용하여 항론파와 반항론파의 교리를 비교하여 설명하면 성도들의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된다.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를 다루는 첫째 교리는 이에 대한 정의로 시작하지 않고, 사람의 죄와 저주로 시작한다. 이어서 그런 인류를 위해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통해 영생을 준비하셨고, 이 기쁜 소식을 전하도록 전파자를 보내셨고, 이 복음을 믿는 자에게 영생을 주신다고 4개의 항들에 걸쳐 말한다. 이러한 전개는 첫째 교리만 그러하지 않고, 다른 교리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교리가 사람이 죄를 인하여 타락하였다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그 죄의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과 이 복음이 전파자를 통해 전파되었음을 말한다. 그 후에 각 교리의 내용을 다룬다. 그 후에는 큰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해야 한다고 마무리 짓는다.

도르트 신경의 각 교리를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르쳐야지, 이런 문맥을 벗어나 몇 문장으로 각 교리를 가르치면 본 의미를 잃기 쉽다. 이래서 도르트 신경의 다섯 개의 교리는 각각 반복되는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독자들이 각 장을 읽을 때 전체적인 논리의 흐름을 잃지 않도록 목회적 차원에서 배려한 것이다. 따라서 교회에서 도르트 신경을 가르칠 때에 이 논리의 흐름 속에서 각 교리를 가르치면, 왜 이런 교리가 나왔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도르트 신경은 A4 3장 분량의 결론 부분을 갖고 있다. 반이 넘게 예정 교리에 대한 오해들이 무엇인지 7가지로 말한다. 400년 전에도 개혁 교회를 성가시게 한 예정 교리에 대한 그 오해를 지금도 다루는 것이 좋다. 예정 교리에 대한 오해를 현재의 성도들도 갖고 있으므로 그 오해를 불식시키고, 오해를 갖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려줘야 한다.

도르트 회의에 참여한 총대들은 도르트 신경을 학문적인 방식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평이하게 작성하려고 노력하였다. 이것은 일반 성도가 도르트 신경을 집중하여 읽으면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도르트 신경은 어쩔 수 없이 신학적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독자들이 몇 단어들과 쟁점에 익숙하여지면 기본적으로 쉽다. 처음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짜임새 있는 체계와 반복되는 내용을 인해 생각보다 평이하다. 따라서 도르트 신경 전문을 성도들과 같이 읽으며 가르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이때 목회자는 성경의 구절들과 삶의 풍성한 예들을 통하여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목회자가 교리를 제대로 깊게 이해할수록, 그 설명은 쉽고 재미있고, 삶을 통하여 풍성하게 이해시킬 수 있다.

 

  1. 도르트 신경과 함께 교회 질서의 활용

도르트 총회는 도르트 신경을 작성한 이후에 네덜란드 총대만으로 교회 질서(church order)를 다루었다. 1643-47년에 있은 웨스트민스터 총회도 먼저 예배모범(1645년)과 정치규범(1645년)을 만들었고 그 이후에 신앙고백서(1646년 12월), 성경구절 주석 첨부(1647년 4월), 소요리문답(1647년 11월), 대요리문답(1648년 4월)을 만들었다. 1563년에 작성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도 교회 질서와 함께 출간되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신앙고백을 만드는 종교회의는 예배모범, 정치규범, 권징조례 등을 교회에 필수적인 내용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에서 도르트 신경을 목회적으로 활용할 때에 교회 질서를 같이 다루는 것이 좋다. 성도들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도르트 신경과 같은 교리는 인간이 만든 논리적 인공물이고, 예배모범, 정치규범, 권징조례는 그 당시 사회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한 시대적 상황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교리와 교회질서가 모두 성경 전체의 내용에 따라 만들어져 성경을 매우 잘 반영한 결과물임을 강조하여야 한다.

도르트 신경은 성경에 근거하여 다섯 가지 교리를 다루었다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조직신학의 대부분의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도르트 신경의 상당한 부분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작성에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도르트 신경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연계하여 전자의 내용이 후자에 있음을 보여주면 좋다. 궁극적으로는 합신 교단이 받는 후자를 공부하는 데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교회정치와 권징조례와 예배모범도 성경에 따라 작성된 것임을 강조하면서, 합신 교단 헌법의 내용을 잘 가르칠 필요가 있다. 주일 예배의 각 순서가 의미 없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예배모범에 따른 것임을 알려줘야 하고, 절대로 사사로이 개인의 경험과 소견에 따라 함부로 예배순서가 첨삭될 수 없음을 강조해야 한다. 아울러 주일성수, 찬송, 기도, 세례, 주일학교, 혼인 등에 대해서도 예배모범에 잘 기술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할 때에 개인 소견이 아니라, 헌법의 예배모범을 참고하며 의사 결정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400년 전의 도르트 총회에서 작성된 신경과 교회질서를 아는 것이 성경을 더 넓고 깊게 아는 일이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더 지혜롭고 풍요롭게 하는 것임을 이해시킨다면 우리의 성도들은 계시의존사색을 인생의 모든 곳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지혜롭게 분별하여 구현해 내는 이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