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장로교 총회 결산
예장합동총회 : 목회자 이중직 금지 조항 신설, 총신대 사유화 차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는 지난 9월 10일 대구 반야월교회에서 ‘교회가 희망으로, 민족의 희망으로 변화하라’를 주제로 제103회 총회를 개최했다. 예장합동은 당초 14일까지 예정됐던 4박 5일 회의 기간을 이틀 앞당겨 지난 12일 저녁까지 회무를 마치고 파회했다.
첫날 총회는 1413명의 대의원 출석으로 개회됐으며 부총회장 이승희 목사(반야월교회)를 신임 총회장으로 추대했다. 경선으로 치러진 목사부총회장 선거에서는 김종준 목사(꽃동산교회)가 부총회장에 당선됐다. 장로부총회장은 강의창 장로(가장축복교회), 서기는 김종혁 목사(명성교회), 부서기는 정창수 목사(산돌교회), 회록서기는 진용훈 목사(성림교회), 부회록서기는 박재신 목사(양정교회), 회계는 이대봉 장로(가창교회), 부회계는 이영구 장로(서현교회)가 선출됐다.
예장합동은 이번 총회에서 교단 내 제도 개혁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소위 정치꾼들이 교단 내 기구들을 전전하며 활개 치는 이른 바 회전문(回轉門) 인사를 막기 위한 규정들을 새로 제정했다.
총회 규칙 제 3장 제9조 2의 ‘정치, 고시, 재판 등 7개부에서 나온 후 2년 위에는 7개부서 중 어느 부서에도 들어갈 수 없다’는 내용의 청원을 수용해, 기존 규칙내용을 더 명확하게 했다. 특히 총신 운영이사장, 기독신문사 이사장과 사장,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사장 등 총회 산하 기관장을 지낸 경우 임기 후 3년 혹은 5년 이내에 부총회장 및 기관장에 입후보 하지 말도록 결의했다.
개정된 규칙 중에는 목회자 이중직을 금지하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총대들은 제30조(목사의 이중직 금지) ‘목사의 이중직을 금하며 지교회의 담임목사직을 겸하여 다른 직업(공무원, 사업체대표, 전임교원, 정규직 사원 등)을 가질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총신대와 관련된 결의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 총신대 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교단의 통제를 벗어나 사유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총신대학교 재단(법인)이사는 총회 총대여야 하며, 법인이사는 교단 목회자들이 주축인 운영이사에서 선임하고 법인정관 및 법인이사의 변경도 총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정치부는 총신과 관련된 다양한 헌의 내용을 종합한 것을 바탕으로 관련자 처벌과 변경된 정관을 원상복구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15인 위원을 선정하도록 보고했고, 총대들은 이를 허락했다. 15인 위원은 임원회에서 선정하도록 위임됐다.
총신대 총장입후보자는 전임교수이거나 총회 총대 10회 이상 무흠목사가 하도록 하는 내용의 총신 운영이사회 개정안도 받아들여졌다.
합동은 또 동성애자와 이단을 대상으로 하는 집례를 거부하거나 이들을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또 김풍일(노아)의 집회에 참석 및 교류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정동수 목사에 대해서도 참여 금지하고 경계하기로 했다.
한편 신학부는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주지 않는 것과 관계없이 타문화권 사역자로 헌신하는 여성 선교사들에게 성례권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해석했다. 또 지난해 총회 위임을 받은 로마 가톨릭을 이교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하고, WCC를 옹호하는 WEA와 교류 단절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했다.
예장통합총회 : 명성교회 세습 문제 원점에서 다시 재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는 지난 9월 10일-13일 이리신광교회에서 ‘영적 부흥으로 민족의 동반자 되게 하소서’란 주제로 제103회 총회를 개최했다.
올해 총회 최대 이슈였던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원점에서 다시 재론될 전망이다. 명성교회 세습을 허용한 헌법위원회의 해석은 격렬한 토론 끝에 벌어진 무기명 비밀투표에서 찬성 849 대 반대 511로 부결됐다. 총대들은 ‘세습금지법’(헌법 제28조 6항)이 기본권을 침해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헌법위원회의 보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장통합은 목회지 세습 관련 헌법위원회 해석 채택을 부결한데 이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전임 목사의 직계비속를 위임(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개정안도 폐기시켰다. 헌법위원회는 헌법 정치 제28조 6항 3호를 신설한 헌법개정안을 상정했지만 총회 총대들이 가부를 통해 삭제했다.
예장통합은 또 총회 재판국 조직 보고를 받지 않고, 이번 공천에서 공천을 받은 3년조까지 포함해서 전원 교체하기로 결의했다. 제102회기 총회 재판국이 우려를 낳는 재판을 했다며 재판국에 대한 불신을 제기하면서 이와 같은 결과를 낳았다.
임원선거에서는 부총회장 림형석 목사(평촌교회)가 신임 총회장으로 추대됐으며 김태영 목사(부산 백양로교회)와 차주욱 장로(제천 명락교회)가 찬반을 묻는 투표를 거쳐 각각 부총회장으로 선출됐다. 이어 서기 김의식 목사(치유하는교회), 부서기 조의환 목사(김해교회), 회록서기 윤마태 목사(천안서부교회), 부회록서기 최상민 목사(영송교회), 회계 조중현 장로(영주교회), 부회계 김미순 장로(제주영락교회)가 선임됐다.
예장통합은 또 이번 총회에서 본부기구 개편을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총회 규칙부가 총회 본부기구를 5개 처로 개편하기 위해 상정한 총회 규칙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다. 규칙 개정과 함께 5개 처의 명칭은 더 연구하기로 했다. 또 이번 총회에서는 선교사의 정년을 ‘65세의 12월 말’에서 ‘70세의 12월 말’로 수정한 세계선교부 운영 규정과 본부선교사 근무규정 개정안도 결의했다.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 정관에 “동성애자 및 동성애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자는 법인 임원, 본교 교수 직원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도 개정했다.
이와 함께 총회 특별위원회를 15개(단 103회기 18개, 104회기 16개, 105회기 15개로 축소)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개정안과 “총회 기간은 4일 이내로 하고 마지막 날 오전 중으로 폐회한다”는 총회 규칙 개정안도 받았다.
예장통합은 또 총회 신학교육부가 청원한 ‘교단의 목회자상에 어긋나는 동성애 행위자 등에 대한 목사고시 응시 제한’건을 가결하고, 이와 관련해 고시 조례 개정을 추진하도록 고시위원회에 이첩했다. 통합은 또 총대를 기존 1500명에서 1000명으로 축소하고, 노회별 기본수를 목사 장로 각 2인으로 변경하되 2020년(제105회기 총회) 총대부터 적용 시행키로 했다.
예장통합은 이 밖에도 총회 순교자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만장일치의 찬성’을 ‘재적 만장일치의 찬성’으로 결정하는 총회 순교자 추서 규정 개정안도 결의했다. 총회장 1년 상근직 제도는 1년간 더 연구하기로 했으며, 총회연금재단 연금규정 제27조 연금의 산정 개정안도 공방을 벌인 끝에 1년간 더 연구하기로 했다.
예장고신총회 : 스마트폰 임원 선거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는 지난 9월 11일-14일 천안 고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제68회 총회를 열고 신임 총회장에 김성복 목사(연산중앙교회)를 선출했다.
총회 개회 예배 후 치러진 임원선거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 보트가 눈길을 끌었다. 각 후보들의 정견 발표 후 오후 5시 10분 쯤 투표에 돌입해 20여 분 만에 당선자를 발표했다. 총회장 선거에서는 부총회장 김성복 목사가 단독 후보로 나서 유효 투표자수 507표 가운데 485표를 얻어 신임 총회장으로 선출됐다. 김성복 신임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이유는 거룩함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고신 교단이 거룩함을 간직한 채 화평함을 이루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단독후로 진행된 목사부총회장 선거에서는 신수인 목사(양산교회)가 과반수이상 득표로 당선됐다. 장로부총회장은 서일권 장로(제5영도교회)가 당선됐다.
4파전으로 치러진 교단 사무총장 선거에서는 총회본부에서 15년 동안 행정 경험을 쌓은 이영한 목사가 선출됐다. 이영한 목사는 전체 투표자수 521표 가운데 271표를 얻어 나머지 세 후보를 제치고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이영한 사무총장은 총회 행정 경험을 살려 교단 내실을 기하고, 타 교단과의 연합 운동에도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신총회는 또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의 연구보고에 따라 ‘여성안수 허용, 교리 변질’ 등의 이유로 화란개혁교회로 하여금 여성안수를 재고하도록 권면했다. 또 ‘국제개혁교회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2021년 제10차 회의 때까지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고신총회는 또 한마음교회 김성로 목사가 인도하는 집회 참여 자제를 결의했다. 이단대책위원회는 “김성로 목사가 부활신앙, 특별히 부활의 역사성에 대해 강조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나 지나친 강조로 종종 비성경적 오류를 가르쳤고 본인도 그것을 시인했다.”며 “성도들로 하여금 성경에 대해 균형을 잃은 신앙을 갖게 할 위험성을 안고 있어 건강한 개혁주의 신앙을 세워 가는 데 적절치 않다.”고 보고했다.
고신총회는 또 이단연구가 이인규 권사(대림감리교회)에 대해서도 ‘참여 자제’를 결정했다. 이대위는 “한국교회 안에서 이단을 연구하면서 나름 기여한 바가 있지만 그가 다룬 신사도운동이나 김성로 목사의 주장 옹호 등은 성경에 기초해 신학적으로 면밀히 다룰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인터넷신문 글로리아 타임즈를 운영하는 구요한 목사에 대해서는 ‘참여 금지’를 결정했다.
고신총회는 또 ‘성도들의 성경적 결혼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은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에 맡기고 1년간 조사·연구해 내년 총회 때 보고하기로 했다.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구체적인 세례 방법과 내용을 담은 지침서 제작도 신대원 교수회에 맡겨 1년간 조사 연구해 내년 총회 때 보고하기로 했다.
예장대신총회 : 백석과 결별한 589개 교회 합류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는 지난 9월 10일-12일 용인 골드훼미리콘도 컨퍼런스룸에서 ‘제53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백석과의 통합에 합류했다가 법원의 ‘통합 무효’ 판결에 따라 결별을 선언하고 복귀한 589개 교회를 대표하는 총대들이 합류한 가운데 진행됐다.
첫날 회무에서는 각종 보고를 받은 뒤 임원선거를 진행해 신임 총회장에 안태준 목사(등대교회)를 선출했다.
이날 임원선거는 모든 후보가 단독 입후보해 총대들의 만장일치 속에 전원 무투표 당선이 공포됐다. 부총회장은 황형식 목사(장항성일교회)와 이장일 장로(정동교회), 서기는 정정인 목사(한빛장로교회), 부서기는 전영천 목사(풍암교회), 회의록서기는 유점식 목사(한길교회), 부회의록서기는 함인주 목사(송탄성도교회), 회계는 최승호 장로(정원교회), 부회계는 김병철 장로(생명샘교회)가 각각 선출됐다.
안태준 신임 총회장은 “교단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복음에 대한 열정과 개척 정신을 기본으로 희망 대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겠다”고 인사했다.
안 총회장은 또 “영혼 구령을 위해 성숙한 공동체로 만들어가겠다”면서 “성경적인 교회로 세워가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예장백석대신총회 : 교단명칭 변경, 여성목사 총대권 부여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총회는 9월 10일-13일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교단 명칭을 ‘예장대신’에서 ‘예장백석대신’으로 변경했다. 교단 명칭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구 백석과 구 대신측이 총회 직전 증경총회장들의 중재와 합의에 따라 통합정신을 지키는 것이 명칭보다 우선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총회 회기는 구 백석의 역사에 따라 제41회기를 사용하게 됐다.
둘째 날 치러진 임원선거에서는 부총회장 이주훈 목사(동탄사랑의교회)가 총대들의 기립박수로 총회장에 추대됐다. 목사부총회장은 박경배 목사(송촌장로교회), 제2부총회장은 류춘배 목사(정남중앙교회), 장로부총회장은 김우환 장로(심곡제일교회)가 선출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회장단 이외의 임원을 선거로 선출했다. 지난해 총회에서 서기를 비롯해 모든 임원을 직접선거로 선출한다는 규칙 개정 이후 첫 선거였다. 하지만 등록후보들이 많아 선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서기 선거에는 현 회의록서기였던 김병덕 목사(동은교회)와 이진해 목사(신영통제일교회)가 경합을 벌인 끝에 김병덕 목사가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어 서기에 당선됐다.
관심을 모은 사무총장 선거에서 신임 사무총장에 김종명 목사(제주평안교회)가 선출됐다. 4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인 사무총장 선거는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종명 목사가 총 투표수 665표 중 436표를 얻어 227표를 얻은 이경욱 목사를 누르고 신임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예장백석대신은 이번 총회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보고를 받고 임보라 목사(기장, 섬돌향린교회)와 신옥주 씨(과천 은혜로교회)를 이단으로 결의했다. 이대위는 보고서에서 “임 목사가 성경적 유일신을 부정하며 하나님이 인간에게 다양한 성정체성을 심어주셨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돔과 고모라가 심판을 받은 것은 동성애가 원인이 아니며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것은 이성애 중심의 사회적 산물이라는 주장도 했다.”면서 일부다처제, 근친상간 옹호, 다원주의적 구원론 주장 등을 근거로 이단이라 규정했다.
신 씨에 대해선 “기독론 삼위일체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등의 기본적 신학에서 정통신학과 심각한 차이가 있다”면서 “교회가 더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단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예장백석대신은 또 최근 인천 퀴어 행사에 참석했다가 수갑이 채워진 채 목회자가 연행된 사태에 대한 교단 차원의 항의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동성애를 옹호하는 이론적 기반인 ‘퀴어신학’과 중국의 사이비종교인 ‘전능신교’를 이단으로 지정했다.
연금재단 이사회는 재정 건전성과 이사들의 책임감 강화를 위해 ‘이사는 5000만 원 이상 출연한 자로 한다.’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구 대신세계선교회와 구 백석세계선교위원회의 통합 건은 평행선을 걷다가 추후 재 논의키로 했다.
한편 이번 백석대신총회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목사에게 총대권이 주어졌다. 여성 총대는 약 30여 명 정도였고 그 가운데 3명은 성찬위원으로 참여해 분병과 분잔을 맡아 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