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넌, 누구?
<김영배 목사 _ 샘터교회>
넌,
어느 누구의 볼을 스치고 왔기에
이다지도 뜨거워
온 대지를 달궈 놓아
청명한 가을 하늘 그리워하게 하느냐?
넌,
어느 시내 푸른 초장에 거닐다 왔기에
아침저녁 이는 바람
마음까지 시원해
콧노래하게 하느냐?
넌,
어느 별에서 노닐다 왔기에
어두운 밤길에도 빛을 발하며
거절할 수 없는 눈빛으로
함께 가자며 날 유혹하느냐?
넌,
누구의 품에 머물다 왔기에
닳고도 메마른 내 가슴에
사랑의 불 질러 두고
생명이면 가시밭길이라도 함께 가자며
자꾸만 우기느냐?
* 김영배 시인 _ <한울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