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계시’_손성은 목사

0
466

하나님의 뜻하나님의 계시

 

< 손성은 목사, 부산 삼일교회 >

 

기록되어 있는 말씀 속에 명백하게 드러나 있는 뜻에 주목해야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들에게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명령하신 모든 도를 행하라”(신 5:32-33절)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바로 십계명의 선포(신 5:5-21) 뒤에 주어졌기에, 이 구절의 “모든 도”는, 하나님의 뜻이 압축되어 계시된 십계명을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십계명의 각 규정들이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구체적인 행위와 태도를 요구하는가에 대해서 좌우로 치우치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에 여기에서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일반화시켜 논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에 행동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1.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에 대한 이해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의 대상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는 것이 성경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이런 신앙을 화란의 개혁신학자인 아브라함 카이퍼의 유명한 말이 대표합니다: “전 피조 세계의 어느 한 영역에 대해서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는 내 것이다’라고 외치지 않으신 곳은 없다.”

 

이것은 성경 전체에서 계시되고 있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대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구약의 대표적인 구절이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란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을 행하는 자니라 하였노라”(사 45:7)는 말씀입니다. 신약에서 이런 사상을 가장 명백하게 표명하고 있는 구절이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롬 11:36)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이라는 표현 속에 죄와 악도 포함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토론들이 전개됩니다. 전통적인 개혁신앙에서 하나님은 결코 죄의 조성자가 아니고, 어떤 피조물의 의지를 강제하시는 분도 아니심을 분명하게 선언해 왔습니다(웨신 제3장 1절).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의 절대주권자가 되시는 그 주권 아래에서 죄악을 범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될 때, 우리는 여기에서 ‘하나님의 뜻’에 대한 구분을 해야 할 필요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벌코프는 하나님의 뜻을 하나님의 작정의 범주에서 다루면서, 그 특징을 죄와 관계해서는 “허용적인 것”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조직신학 제1부 2장 1절 4항).

 

이 “하나님의 허용적인 뜻”과 구분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심으로 직접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시고 적극적으로 원하시는 뜻이 있습니다. 곧 십계명에서 계시된 명령과 같은 것이 이런 것들입니다.

 

이처럼 성경 안에는 명백하게 선한 것으로 이미 계시가 되어서 하나님께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기를 원하시는 뜻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모든 뜻이 궁극적인 의미에서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이겠지만, 두 가지 의미의 하나님의 뜻 곧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하나님의 허용적 뜻”으로 구분할 때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는 기준

 

이렇게 구분하는 것이 이와 관련된 모든 질문들에 답을 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과 관계된 많은 혼란들이나 오해들을 해소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이런 구분을 이해하게 되면, 명백하게 계시되어 있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인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하는 도덕적 명령을, 어떤 사람이 곡해하여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므로 자신이 그 뜻을 이루기 위해서 도둑질을 하노라고 변명할 수 없게 됩니다.

 

이 계시된 선하신 뜻에 반대해서 그 사람이 여전히 도둑질을 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선하신 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허용적인 뜻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책임은 하나님이 아니라 바로 그 죄를 짓게 되는 죄인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발견하며 또한 순종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개혁신앙의 핵심구절인 로마서 11장 마지막 구절을 영감으로 기록하여 모든 것이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으로 인하여 이뤄지는 것을 선포하고 있음에도, 12장에서 바울 사도는 성도들이 매일의 삶 속에서 영적 예배인 산제사를 몸으로 드릴 것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성도로서 분별해야 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로되, 우리가 분별해야 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어떻게 분별할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먼저 계시되어 기록되어 있는 말씀 속에 명백하게 드러나 있는 뜻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도덕적인 명령 같은 것에만 제한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좌우로 치우치지 말라”는 경고를 기억하면서 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좌우”란 하나님의 말씀에 치우치거나 모자라는 것에 관계가 되는 것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는 말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계시의 말씀을 허락하신 뒤에 우리들에게 내맡겨두시지 않으시고, 그 계시의 말씀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적용하여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악에게 지지 않고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을 공급하시는 원천으로 삼게 하십니다.

 

이것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국한시켜 말한다면, 기록된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지금도 살아계신 성령의 역사하심과 감동케 하심을 통해서 조명받는 것으로 하나님의 뜻을 명백히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더욱 더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일에 매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