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목회 모임은 새 힘과 즐거움 제공” – 박종훈 목사(전북노회 궁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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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목회 모임은 새 힘과 즐거움을 제공

박종훈 목사(전북노회 궁산교회)

 

일 년에 4번의 모임을 가지는 합신 농목회지만 모일 때마다 설렘과 기대감을 가지곤 한다. 여기에는 장소도 한 몫을 한다. 전국을 돌아가는 중에 이번에는 중부권에 있는 증편 노암교회에서 제26차로 모였다. 어렵게 신축한 교회당이고 지체 장애를 가진 담임목사인 경무현 목사의 사역도 배우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시간에 맞게 도착하니 아담하면서도 깔끔한 비닐사이드로 마감한 건물은 일층에는 예배당과 식당이 있고 이층은 사택으로 실용적인 느낌을 주었다. 마당에는 잔디를 깔았고 한 쪽 모퉁이에 텃밭을 가꿔 여러 작물을 심은 모습은 어느 시골교회와 같은 모습이었다. 또 옆에는 곰 우리로 착각할 정도로 튼튼한 닭 집이 지어져 있었다.

반가운 동역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예배당에 들어서니 지천에 널려있는 개망초 꽃이 도자기 화병에 담겨져 손님들을 환영하는 것 같았다. 사모님의 솜씨로 평범한 야생화가 색다른 가치로 전해오며 그 삶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잔잔한 감동을 전해 주었다.

개회 예배로 충청노회장 김정균 목사의 말씀을 통하여 같은 농어촌교회의 현실과 안타까움을 느끼며 또한 위로를 받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 장년성도가 없는 마당에 경 목사의 모친과 부인 두 사람이 고생하며 정성으로 준비한 저녁식사는 삼계탕으로 풍성하게 대접받았다.

특강으로 신학자이며 물리학자인 김영규 목사의 강의는 다소 어렵지만 희망과 도전을 주는 말씀이었다. “농어촌 사회나 도시 사회나 사람이 적고 많다는 차이만이 있을 뿐이고 오히려 성경적 가르침의 배경은 농어촌 사회가 더 가깝다고 해야 하며, 여기에는 생산이 되는 깊은 자연에 대한 이해와 삶의 지혜 및 인간의 궁극적 목적에 대한 성찰이 여전히 적용되는 세계다”라는 말씀이 힘이 되었다. 강의하면서 들고 나온 물로 작동하는 시계는 신기와 호기심을 주었다.

이 후 담임목사인 경 목사의 사역과 과정을 들으며 외롭고 힘들고 또 한 때마다 은혜 베푸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공감했다. 총각의 몸으로 14년 전에 개척하여 빚 없이 건축을 목표로 부지 구입 후 8년 만에 완공을 이룬 것이다. 120가구인 마을을 위하여 복음전하며 특히 결손 아이들을 위한 사역을 주로 한다고 하였다.

어느덧 회원 30여 명의 인원이 모였고 잠자리는 마을 회관과 교회당에서 지냈다. 다음 날은 유명한 올갱이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괴산 산막이 옛길을 산책하며 운동과 교제와 온갖 식물들과 자연을 교감하며 삶의 여유를 맘껏 누렸다. 각자 사역지로 돌아가면 늘 바쁘게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농목회 모임은 새 힘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모임이요 성도의 귀한 교제의 장이다.

더 많은 합신 농목회원들이 참여하여 사명과 즐거움의 농어촌 목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산책을 마치고 하산하는 길에는 강을 따라 운행하는 여객선에 몸을 맡기며 우리가 걸어왔던 산막이 옛길을 멀리서 넓게 되돌아보며 지나갔다.

분명히 걸어갈 때는 오르막 내리막 또는 험한 길이었지만 멀리서 보니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만 보인다. 우리네 인생길도 그런 모습이길 기도하며 점심을 들고 아쉬운 헤어짐으로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