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더 큰 진실을 향하여 세워지는 교회_김인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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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더 큰 진실을 향하여 세워지는 교회

– 교회 설립을 바라보며

<김인석 목사_칼빈장로교회>

 

교회는 사람보다 하나님 앞에서 더 큰 진실을 찾는 여정을 걸어야

  지상에 세워지는 가시적 교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전체로서 하나의 보편교회 안에서 세워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 신앙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지상에 세워진 주님의 몸 된 교회 역시 단기간에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세우신 것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사도들의 언명처럼 이스라엘은 이미 구약교회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시작은 아니었습니다. 교회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첫 사람을 창조하셨던 때부터 있었습니다. 그것은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배 받으실 하나님이 계시고 어떻게 경배할지를 명하신 말씀이 있으며 그 말씀대로 순종하여 예배하는 자가 있을 때 교회의 본질은 충족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땅에 하나의 지상교회가 세워진다는 것은 하나님의 거룩한 섭리 가운데 이와 같이 장구한 은혜의 역사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는 놀라운 역사적 현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신자 한 개인의 부르심이 단독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몸의 지체로의 부르심과 만나고 이것은 또다시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이어지는 하나님의 전 교회에 편입되는 역사라는 면에 동일한 것입니다.

  그러나 죄가 세상에 들어온 후 교회는 한 번도 쉽게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타락한 세상에 하나의 교회가 세워지기 위해서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피 값으로 치러지지 않고는 결코 세워질 수 없었습니다. 아벨이 교회라면 그를 대신하여 셋이 없었다면 교회는 더 이상 존속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 후로도 어떤 때는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였고 온 세상에 한 가족만 남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비록 이스라엘이란 국가교회가 있었지만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내내 교회는 위기와 핍박 속에서 세상 모퉁이로 내 몰렸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타락과 핍박의 격랑 속에서도 주님의 교회는 한 번도 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교회로 모인 사람들이 가진 권세나 힘이나 재력이나 의리 때문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 정하신 바 길이고 진리이며 생명이신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워진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저 유명한 초대교부 터툴리안은 ‘순교자의 피가 교회의 씨앗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 세워진 교회치고 눈물과 탄식과 고통 없이 세워진 교회는 없을 것입니다. 교회는 딱딱하고 차디찬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거룩한 백성들이 살아 숨 쉬는 몸입니다. 그래서 아파하고 슬퍼하며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통과 슬픔도 겪지 않을 교회를 세우셨다면 동시에 그들은 즐거움이나 기쁨이나 환희나 영광스러움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진실 때문에 겪는 슬픔과 고통은 결코 불행하거나 심판의 표지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지상의 교회가 칼과 재물과 권세를 손에 쥐었던 중세 천 년의 기간 동안 진실은 깊은 지하 골방에 갇혀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개혁이 시작되었습니다. 종교개혁이라 불리는 그 운동들은 지금까지 진행 중이며 그것은 진실을 찾아 걸어온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위한 싸움은 언제나 쉬운 싸움이 아닙니다. 교회는 사람 앞에서 진실을 찾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더 큰 진실을 찾는 여정을 걸어가야만 합니다. 이 진실을 위한 여행은 이제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오래 걸리며 그 길에서는 더 많은 슬픔과 더 큰 고통과 더 큰 즐거움과 더 큰 기쁨을 경험해야 될 것입니다. 때로는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하는데 이 싸움의 대상은 다른 누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과 진리와의 싸움입니다. 성경은 이 싸움을 선한 싸움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싸움에는 패배자가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친 후에 의의 면류관이 자기에게만 예비 된 것이 아니라 주를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 예비 되었다고 말씀하였습니다.

  우리는 매주일 하나님의 법정 앞에 소환당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감히 혼자만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가장 큰 진실인 하나님의 진리 앞에 서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일을 감당하게 하기 위하여 부르심을 따라 교회에 각 직분을 세워주셨습니다. 각각의 직분자들은 교회의 질서를 존중하며 의로움에 관해서는 하나님보다 더 의로운 것처럼 엄격하지 말아야 하고, 자비에 관해서도 하나님보다 더 도량이 넓은 것처럼 관대하지 말고 오직 진리의 보폭을 따라가야만 합니다.

  이제 막 새싹 같은 교회들이 세워지는 것을 봅니다. 교회가 영원과 잇대어 있다고 한 것처럼 교회는 한 해 살이 풀꽃이 아니라 세대에서 세대를 잇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아픔도 고통도 슬픔도 함께 겪어 온 것처럼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할 때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살피시기를 바랍니다. 작은 진실을 좇아 온 걸음에 찬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 큰 진실을 향하는 걸음마다 주의 은혜가 이제와 같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