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취임사
“하나님 앞에 함께 기도합시다”
총회장 박삼열 목사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총회와 노회와 흩어져 있는 모든 지 교회 위에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흑암에 행하던 우리 민족 위에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신 지 어언 130여 년, 그동안의 내려 주신 한량없는 은혜와 복, 그리고 우리 교단을 세우시고 귀하게 사용해 주시는 섭리와 경륜을 생각할 때 하나님 앞에 지극한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존경하며 훌륭하신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102회 총회장으로 섬기게 된 부족한 종은 송구한 마음입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제목을 함께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 우리 유산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넓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교단에는 세 가지 귀한 이념이 있습니다. 그 이념이 태어난 1980년대 당시로 돌아가 보면 이것은 실로 한국교회의 갈 길을 밝히는 이정표였고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이념이란 늘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런 만큼 아주 돋보이고 빛나는 우리 교단만의 자리매김이 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사상의 물길이 만들어지는 전환기에 선 우리는, “바른신학(God-honoring theology), 바른교회(Christ-centered church), 바른생활(Sprit-filled life)”의 최소한의 수구적 의미를 넘어 적극적인 함의를 더 많이 생각하기를 제안합니다. 겨울엔 나무가 가장 기본적인 뼈대와 기능만 유지하지만 온 땅에 새 봄이 올 때엔 모든 기능이 활발해져서 온 산을 물들이듯, 이념이 말하려고 하는 영광스러우면서 풍성한 뜻이 더욱 다뤄지고 나눠진다면, 하나님의 놀라운 생명의 역사가 우리가 수종드는 사역의 모든 현장에 놀랍게 일어날 줄로 믿습니다.
- 합신인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내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우리 교단의 모든 동역자들은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얼어붙은 벌판에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지어온 이들입니다. 그 때 우리 모두는 하나님을 크게 알았고 높였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 보면 모두에게 눈물이 있습니다. 그런 후 뜻밖의 수많은 땅 끝에 합신이 있다는 말들이 생겼습니다. 선교에 교육에 그 밖의 사회에.
이제 우리는 세기의 파고를 맞고 있습니다. 다 동의할 것입니다만, 지킬 것은 반드시 지켜 내야 하겠고, 또 그 이상일 것입니다. 역사 속의 개혁교회는 아주 변혁적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기도와 삶을 바꾸었던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합신인들 만큼 자신에게까지 그렇게 혁명적이었던 이들도 많지 않습니다. 우리 서로 가까이 봅시다.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서로 좀 더 많이 칭찬하십시다. 그리고는 다시 힘을 내어 새로운 전선에서 함께 기를 세우십시다. 만왕의 왕이신 주님의 역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수많은 땅 끝엔 새 역사의 먼동이 트게 될 것입니다.
- 우리 모두 총회를 더 사랑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장로회 의회 정치는 인류 유산 가운데 가장 고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와 노회의 파송을 받아 모인 총대들이 그리스도의 일을 위해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논의한 후 믿음으로 결의하는 총회야말로 정말 귀한 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총회를 더 사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안자는 경외함으로, 토론자는 기도하면서, 충분한 논의를 나눈 후, 결의되는 사항엔 우리 자신을 드리십시다. 그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총회엔 더 많이 오고 싶어 하십시다. 국내외 모든 교회 앞에 맑고 선한 물을 계속 흘러 내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말씀을 정리합니다. 제가 사는 인천 항구엔 종종 작은 예인선들이 움직입니다. 항구에 이르렀지만 정확히 닿을 곳을 찾지 못하는 큰 배의 전후좌우에 작은 예인선들이 달라붙어 그 배를 인도하면 배는 원하던 항구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 교단은 하나님께서 띄우신 예인선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함께 기도하십시다. 우리의 행동은 훗날 후배들에게 긍지와 헌신과 복이 될 것이며, 하나님께 영광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함께 기도하십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