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잠자리의 무거운 이슬 짐
< 김창식 목사, 수정교회 >
잠자리의 계절입니다. 공원이나 산길, 논두렁을 걷다 보면 만나는 잠자리들.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우리는 많은 잠자리들을 봅니다. 그런데, 잠시만 생각해 보십시오. 여름날 이른 아침에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본 적이 있었는지를.
이른 아침에 잠자리들은 대부분 날지 않습니다. 아니, 날 수가 없습니다. 넓은 잎 밑에서 밤을 지낸 소수의 잠자리들만 아침에 납니다. 그마저도 낮처럼 경쾌한 날갯짓으로 날지는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밤새 잠자리의 날개와 온몸에 내려앉은 이슬 때문입니다. 이슬이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날아다닐 수가 없습니다. 매일 밤이면 내려앉는 이슬을 지고 그저 잠잠히 기다릴 뿐이지요. 하나님께서 오늘도 바람으로 이슬을 말려 주시기를……
여름날 이른 아침, 잠자리들조차도 무거운 짐이 있음을 사진을 통해 보며 생각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우리도 매일매일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을 기다려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