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합신신임총장 정창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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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균 총장

 

<인터뷰> 합신신임총장 정창균 목사 | 대담_ 박부민 편집국장

 신학의 현장화, 신학교의 대중화,

합신 저력의 동력화, 경건의 체질화

 

 

◈… 합신은 위기 속에서 대전환의 기회를 맞은 한국 교회에 공적인 책임감으로 제 역할을 수행해야

◈… 신학교는 학생들을 불러서 가르쳐 내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교회 현장으로 파고들어 가서 

     그들 가운데 있기를 모색해야

  

 

▣ 박부민 국장(이하 박국장) : 안녕하십니까? 10대 총장님의 취임을 축하 드립니다. 먼저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 정창균 총장(이하 정총장) : , 고맙습니다. 전임 총장님들의 귀한 사역을 통해 발전해 온 합신의 중책을 새로이 맡게 되어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합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며 겸허히 받들고자 합니다.

 

▣ 박 국장 : 여러모로 어렵다고들 하는 한국 교회의 현황에 대해 취임사에서 하나님이 기회를 주시는 거라고 진단하셨습니다. 긍정적인 소망이 있다는 말씀이지요?

⊙ 정 총장 : 그렇습니다. 신자나 불신자, 교인들이나 교회 지도자들을 막론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한국 교회는 끝나 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왕성하던 부흥과 그 넘쳐나던 재정력과 교세와 이 사회의 중추 세력으로 온갖 곳에 지원하고 후원했던 것이 끝났으니 이제 망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사의 진행에 있어서 그 화려했던 시절을 통과하고 이제 우리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통과 모욕과 소외와 배제와 가난을 감내하면서 오히려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신자가 신자다워지는 획기적인 기회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 박 국장 : 그렇다면 이 시대에 합신의 존재 의미와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정 총장 : 왕후가 된 에스더의 인생 의미에 대한 모르드개의 해석은 오늘 우리 합신의 존재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일 수도 있습니다.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4:14). 사실 합신은 그 역사나 규모나 교세에 비해 과분한 신뢰와 기대를 이 나라 교계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합신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지난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작은 무리일 뿐인 우리를 이 나라 변두리에서 말없이 키우셔서 여기까지 이루게 하셨는가?”

위기에 처했다고 하는 한국 교회의 한복판에서 이 작은 무리가 정통 개혁주의 신학의 선봉에 선 그룹으로,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에 분투하는 사람들이라는 신뢰와 기대를 받으며 부각되는 의미. 그것은 이제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이 시대의 교회에 공적인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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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국장 : 신뢰와 기대에 부응하는 시대적 책임을 합신이 잘 감당해야 한다는 말씀이 크게 울림을 줍니다. 총장님으로서 합신이 어떤 목표와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하십니까?

⊙ 정 총장 : 먼저 생각할 것이 신학의 현장화입니다. 신학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탁월한 신학적 지식의 습득에 그치지 않습니다. 가장 뛰어나고 성경적인 전통을 물려받은 개혁파 신학은 오늘 여기에서 요동치는 교회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가를 생각하는 신학적 사고력을 발동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이 현장을 해석하고 이 현장이 제기하는 문제에 답해야 합니다.

 

▣ 박 국장 : 결국 신학이 오늘의 삶과 교회적 현실에 능동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 정 총장 : 그렇지요. 신학적 사고는 우리가 오늘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되는가?라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신학적 지식의 습득과 신학적 사고력, 그래서 이루어지는 신학 실천을 통합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신학함의 내용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성취하는 신학 교육을 위해 우리는 교육원리와 방법과 자세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다른 신학을 만들어 내려는 작금의 모든 노력들은 잘못된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위대한 개혁신학이 현장에서 작동하는 신학이 되게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빚지고 살았던 세계 유수의 정통 개혁주의 신학교들과 신학자들과 연대하여 이 일을 우리는 이루어 가야 할 것입니다.

 

▣ 박 국장 : 그런 맥락에서 취임사를 통해 신학교의 대중화를 언급하신 듯합니다. 조병수 전임 총장님의 신학의 대중화(팝 데올로지)’ 캠페인과도 연장성이 있어 더욱 기대가 됩니다.

⊙ 정 총장 : 신학교의 역할과 있어야 될 자리가 무엇일까요? 신학교는 열심히 도를 전수하여 어느 시점에 현장에 가서 책임 있게 살도록 제자들을 하산시키는 산 위의 외딴 성과 같아서는 안 됩니다. 신학교는 교회 지도자를 가르쳐야 하지만, 동시에 교회를 가르쳐야 됩니다. 신학교는 학생들을 불러서 가르치고 내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교회 현장으로 파고들어 가서 그들 가운데 있기를 모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지 목사후보생들만이 아니라 신자들이 자유롭게 신학교를 드나들며 신앙 인격을 연마하는 현장이 돼야 합니다. 또한 일반인들에게 신학을 쉽게 접하도록 하는 기왕의 대중화 사역도 지속돼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합신이 더욱 친숙한 배움과 교류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 박 국장 : 합신 교단과 신학교의 일체감도 더욱 깊어져야 하겠습니다.

⊙ 정 총장 : 합신이 가진 저력은 동문들입니다. 자기가 나온 학교를 그렇게 사랑하고 애정을 갖고 헌신하는 동문은 아마도 합신 밖에는 드물 겁니다. 이제 이 자랑스러운 동문들과 학교가 일체감을 갖고 결집력을 성취하여 놀라운 상승효과를 발휘하면서 이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합신의 또 하나의 저력은 합신의 배경이요 근거인 교단입니다. 한국에 있는 어느 신학교도 그 신학교의 생존을 위해 교단이 만들어진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합신 교단은 처음부터 학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에 전적으로 헌신해 왔습니다. 모든 학사와 교무 행정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학교에 맡겨서 후원하는 그런 교단을 가진 학교는 드뭅니다. 이제 학교와 교단이 일체감을 갖고 결집하여, 교단의 목회자를 양성하고 목회 현장을 세워 가는 일에 협력한다면 놀라운 영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 박 국장 : 최근에 출간하신 기도하는 바보가 되라는 책을 통해 기도를 강조하셨는데 합신을 향한 외침으로도 들립니다.

⊙ 정 총장 : 우리 학교 안에서의 기도의 회복을 통한 경건의 풍토를 만들고 경건을 체질화해야 합니다. 1981년에 합신을 세우고 몇 달 후에 있었던 박윤선 목사님의 인터뷰를 기억합니다. 기자가 합동신학교를 어떤 신학교로 만들려고 하십니까?” 라고 묻자 기도를 정밀하게 하는 학교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즉각 단호하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기를 학문이 귀하고 학문을 부지런히 탐구해야 하지만 학문 일변도의 신학은 자유주의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합신 초창기에 유행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합신이 하는 일에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이율배반적인 말이었습니다. 박윤선 목사님도 강단에서 이 말씀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되는 일이 없는 현실. 그러나 안 되는 일도 없는 결과. 이 사이에 기도가 있었습니다. 박윤선 목사님의 표현대로 하면 죽기내기로 하는 기도”, “자기를 던져 넣는 투신의 기도”, “생사 결단의 기도가 그 사이에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합신이 힘쓸 일은 기도를 정밀하게 하면서 경건을 체질화하는 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합신의 신학 운동은 학문 운동과 동시에 기도 운동이 될 것입니다.

 

▣ 박 국장 : 끝으로 합신뿐 아니라 한국의 신학교들이 갈수록 학생 수급의 난항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부탁의 말씀이 있으신지요?

⊙ 정 총장 : 이 거룩한 시대적 부르심 앞에서 합신의 모든 동문들과 재학생, 그리고 어린 자녀를 두고 계신 여러분. 교회 중고등부와 대학 청년부를 운영하고 계신 목회자 여러분. 교회에서 그들이 목회자의 길을 가도록 어려서부터 격려해 주시고 도전해 주십시오. 오다가다 소양이 있어 보이는 인재가 있거든 합동신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목회자가 되도록 권해 주십시오. 많은 이들이 교회와 목회 현장이 어려워지니까 목회자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제대로 하는 사람이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빛을 발하게 됩니다.

▣ 박 국장 : 취임하시고 바쁘신 중에도 바로 대담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총장님의 기도와 소망대로 합신이 더욱 든든하고 빛나는 학교가 되기를 빕니다.

⊙ 정 총장 : 감사합니다. 이 일에 기독교개혁신보도 지금처럼 좋은 역할을 계속 해 주시고 많은 도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