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한 손길의 도우심_남웅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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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한 손길의 도우심

<남웅기 목사, 바로선교회>

 

거지 나사로 같은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들먹이는 것은, 주의 이름을 부르는 곳이라면 예외 없이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한 줄 믿기 때문입니다

 

수원 원천동에 합신 건물이 들어서면서 입학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때가 1985년이었으니 벌써 30년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우리교회는 하나도 변한 게 없습니다. 예나 제나 안타까움이요, 난처함이요, 애면글면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무 것도 못한 채 우두망찰하며 시간만 축낸 건 아닙니다. 우리는 비록 건물은 세우지 못했으나 그 엮어 온 역사를 자랑하며, 내세울 규모는 없으나 부르고 싶은 노래는 엄청 많습니다. 

거지 나사로 같은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들먹이는 것은, 주의 이름을 부르는 곳이라면 예외 없이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한 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이 어디 우리 교회만의 일이겠습니까? 모든 약한 교회에도 동일한 하나님의 영광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미처 못다 부를 노래의 주제는 에스라처럼 ‘하나님의 선한 손길의 도우심’입니다. 즐겨 듣는 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이 노래를 불러야만 합니다.

제가 여러 번 그 은혜를 경험하게 된 것은 이를 널리 증거하게하기 위한 그분의 뜻인 줄 믿기 때문입니다. 

먼저, 1995년도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에서의 선한 손길의 도우심을 들 수 있습니다.

사고시간은 그해 4월 28일 07:52입니다. 그 사고현장은 늘 엄청 많은 차로인해 장시간 정체되던 곳이었습니다. 당시 제 집은 사고현장에서 차로 불과 5-6분 거리입니다.

당시 저는 제 아이를 통학시키면서 매일 너덧 명의 동네학생들을 통학시켜주던 참이었습니다. 물론 무보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새 그들이 하나둘 줄어들더니만 사흘 전에는 급기야 제 중3 아들만 제 승합차에 달랑 남게 되었습니다.

제 아들뿐이라면 다른 길로 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간 굳이 상인동 그 사고현장을 지났던 것은 오로지 다른 학생들의 편의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내일은 다른 길로 가보자’ 아들과 약속까지 했지만 이틀 전에도 우리는 습관상 그곳을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심하고 다른 길로 접어든 바로 그날 그 시간 그 곳에서 사고가 나고 말았습니다. 흡사 롯과 그 가족이 소돔성을 벗어나던 것 같은 섬뜩한 경험입니다.

또한, KBS 우리말 겨루기 녹화장에서 하나님의 선한 손길의 도우심을 들 수 있습니다. 

2013년 7월 9일은 특별한 경험의 날입니다. 고유어를 익히는 기쁨으로 그 방송을 즐겨보다가 녹화에 참여하게 됐는데, 어쩌다가 달인까지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제게 대해 한글박사니 우리말 천재니 부르지만 실상은 헛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때 우승자를 가리는 문제에서 단번에 500점을 얻어 전세를 뒤집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나온 제시어가 <밑절미>였습니다.

‘<사물>의 <기초>를 이루는…’ 까지는 알겠는데 <본디>부터 있던 부분’에서 ‘본디’라는 말은 초침 돌아가는 순간에야 떠오른 영감이었습니다. 마지막 15문제 십자말풀이는 어쩜 저를 위해 출제한 것처럼 모두 아는 문제였습니다. 그땐 정말 소름 돋는 듯한 짜릿함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19년에 걸친 제 간경화에 그분의 선한 도우심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제가 간염으로 사경을 헤매던 때가 1998년 봄이었고, 2001년도엔 간경화 진단을 받았으며, 급기야 2004년 9월부턴 새벽기도를 중단해야만 했습니다. 근데 불과 며칠 전, 7월 11일의 기적이었습니다.

물론 최근 2-3년간 B형 간염 균의 수치를 헤아리는 DNA 수치가 100단위에서 안정되더니만 지난 4월초엔 마침내 0이 됐습니다만, 이처럼 굳어진 간이 회복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날, 모처럼 <파이브로 스캔>이란 검사를 했습니다. 통상 간 조직검사, 간 탄력도 검사라고도 합니다. 1부터 100까지 수치 중에 5미만은 정상인의 간, 10이상은 간경화라고 합니다. 2008년도 첫 번째 검사에선 16.3이 나왔는데 7월 12일 조사에선 4.4가 나왔습니다. 아직 항체가 생기지 않아 약은 계속 먹고 있지만 정말 하나님의 선한 손의 도우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성도들이 기뻐하고 노회원들이 축하하는 가운데, 비록 보이는 것으로 드러낼 게 없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선한 손의 도우심을 노래할 수 있게 된 게 모두 감사제목입니다. 

이제 미처 못다 부른 노래를 목청껏 부르며 진액을 쏟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