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수 없는 인간과 특별한 수를 가지고 계신 하나님
< 허태성 목사, 강변교회 >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행복을 주거나 인류를 구원하지도 못해”
지난 3월 9일부터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바둑 대국에서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기계장치인 알파고(AlphaGo)에게 다섯 번의 대국 중에 초반에 세 번이나 잇따라 패배를 당했다.
5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수(數)가 무궁무진하다는 반상을 지배해온 한국의 천재가 기계 앞에서 무참하게 무너졌다. 1, 2차전의 패인을 분석하기 위하여 밤새도록 최고 수준의 동료 사범들과 복기를 해가며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수를 모색해 보았지만 결국 허사로 돌아갔다.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지능 장착 기계를 이김으로써 역시 인간이 기계보다 낫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별수가 없는 인간’임을 실토하게 되고 말았다.
이 일로 인해 사람들이 큰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인류의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테크노피아를 꿈꿔온 인류는 이제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기계의 지시와 감시에 복종하며 살아야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연구소는 향후 10-20년 안에 미국에서 702개의 직업 가운데 절반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고,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30년이면 최소한 300만명 이상이 인공지능 상사 밑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스라엘 히브리대 사학과 교수 유발 하라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2100년 이전에 현생 인류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차 이 세상은 어찌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번 바둑 대국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면서 힘들어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내 마음이 편한 것은 왜일까? 내가 바둑에 문외한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성격이 느긋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이미 성경이 사실로 말하고 있던 것을 인간이 인정하기가 싫어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을 뿐이었다는 것을 제대로 확인하면서 오히려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마치 별 수가 있는 것처럼 자만해 있었다. 정말 그랬다. 그런 인간들을 알파고가 영적인 무지몽매에서 깨어나게 해 주었다. 그래서 알파고에 참패한 이 일이 오히려 고맙기까지 하다. 우리의 교만과 무지와 한계와 무기력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정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인공지능 기계에게 지는 것이 아니다. 알파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완전하신 하나님을 이기려 드는 것이다. 인간의 진정한 소망은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지는 것이다. 하나님께 항복하는 것만이 인간이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따라서 주 앞에 무릎을 꿇는 신자에겐 진정한 소망이 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겐 없는 특별한 한 수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인간의 수는 알파고에게 다 드러났지만 하나님의 수는 어떤 인공지능도 알지 못한다. 그 옛적에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하나님은 이미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못하였다”고 말이다(고전 2:9).
하나님에게는 당신만이 가지고 계시는 특별한 수가 있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달하여 인공지능을 넘어서 초지능으로 간다고 해도 하나님의 계획을 무너뜨릴 수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에 인류의 행복이 달려있는 것이 아니고 더더구나 인공지능이 인류를 구원하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 이제 할 일은 자신이 별수 없는 인간임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으로 회개하며 돌아오는 것이다. 하나님의 ‘특별한 수’이시며 복음의 비밀이 되신, 십자가와 부활의 주 예수님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어쩌면 기계가 인간을 다스림으로써 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2100년이 오기 전에 하나님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다시 보내실 것만 같다.
이제 알파고에 패했다는 부정적인 생각은 그만 내려놓고 우리를 위하여 이 땅에 오사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무덤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