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회 총회에 다녀와서_김명호 목사

0
4

제110회 총회에 다녀와서

 

김명호 목사 경기북노회 대림교회

강원도 산속 깊은 곳,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한 총회 장소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기에 충분했 습니다. 그리고 이번 총회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 주신 인천노회와 동부교회의 헌신적인 섬김 덕분에 총대들은 회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 습니다.

편안한 환경 속에서 열린 제110회 총회는 서로 생각과 의견이 달랐음에도큰 소리 없이, 서로를 배려하며 토론하는 성숙한 분위기 가운데 진행되었습니 다. 이전 회기보다 한층 성숙해진 총회의 모습을 보며, 우리 공동체의 성숙함에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 및 대·소요리 문답』 번역본을 헌법에 게재하기 위한 헌법 개정 청원을 헌법개정위원회로 보내기로 하였습니 다. 이는 단순히 번역으로 끝내지 않고, 절차에 따라 책임 있게 후속 조치를 이어가려는 바람직한 자세라 여겨집니다.

헌법에 수록된 이후 수정이 최소화되 도록 보다 꼼꼼한 검토가 필요할 것입 니다.
총대 수에 비해 상비부 수가 부족하 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총대로 파송 되었음에도 상비부나 위원회에 배정되지 못한다면 이는 총대권 행사에 구조적 결함이 생기는 것입니다. 총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상비부 정원을 15명 에서 18명으로 늘리고, 구조 조정을 연구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헌법이 규정 하는 총회의 일시성과 상비부의 연속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선거 방식에서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단은 그동안 금권선거를 철저히 배제해 온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무추천 선거 방식의 한계도 분명했 습니다. 이에 총회는 임원 피선거권자에 대한 노회의 사전 추천 제도를 도입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추천권이 조직적 선거운동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감시와 자정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할 것입니다.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으 므로, 이를 운용하는 이들이 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중요한 결정 가운데 하나는 장로 피택을 위한 세례교인 수 기준을 25 명에서 15명으로 완화한 헌법 개정이 었습니다. 이는 인원 제한으로 인해 당회를 조직하지 못했던 교회들을 배려한 조치입니다. 장로교회의 본질은 장로를 세워 당회를 구성하고 교회의 치리를 바르게 세우는 데 있으므로, 이번 개정이 교회가 더욱 장로교회답게 운영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총회에서 주목할 만한 결정 중하나는 이단성 조사 및 연구에 관한 안건을 1년 더 유예한 것입니다. 이는 우리 교단이 바른 신학을 지키는 전통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 준 결정 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단 판정이라는 무게 있는 사안을 얼마나 신중하게 다루어야 하는지 총대들이 함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정죄 보다 신중함”이라는 교단의 태도가 돋보였습니다.

재정부의 어려움도 총회의 중요한 고민이었습니다. 세례교인 헌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재정부는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다음 회기 예산을 50% 삭감하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비록 안건은 기각되었으나, 총회가 직면한 현실적인 재정의 어려움을 드러내는 대목이었습니다. 총회의 사역과 정책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세례교인 헌금이 기초가 되어야 함을 다시금 확인 하면서, 총대들부터 본이 되어 동참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 사역자 지원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여성 성도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현실 속에서, 다양한 사역을 담당하는 여성 사역자들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부족 하다는 점은 분명한 과제입니다. 총회는 이를 연구 과제로 채택하고, 상임위 원회를 임시특별위원회로 지정하여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였습 니다. 이제는 격려와 지원이 병행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 제110회 총회는 이전보다 더욱 성숙하고 진지한 토론의 장이었으며, 우리 교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다시 확인하는 귀한 자리였습니다. 총회의 결정들이 각 교회 현장에서 실천되 어, 바른 신학 위에 바른 교회가 세워지 고, 바른 삶의 열매가 맺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