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은교회 웨민 1기 수강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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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은교회 웨민 1기 수강을 마치며

홍길선 집사 서서울노회, 시은교회

나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믿는다. 내가 성경을 통해 묵상하며 내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은 모든 것을 자신의 작정 안에서 주권 적으로 행사하신, 오직 한 분의 유일하 시고 살아계시며 참되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걸 아시고 모든 걸하신다. 하나님의 사역은 절대 주권적이 다. 하나님 사전에 우연이나 무질서는 없다. 인간에게 우연처럼 보이는 것도 하나님께는 필연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러한 하나님의 절대성에 대한 인식이 인간 사이에서 점차 흐릿해지고 있다. 작금의 시대는 하나님을 너무 말랑말랑한 신으로 인식한다.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장로교회 안에서도 하나님 절대주권주의는 지루하고 식상한 것이 되었다. 하나님의 주권보다 보편적 사랑과 은혜가 더 우선되고 더 많이 강조되 는 시대다.

이런 배경에서 시은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후 ‘웨민’이라 칭함) 성경공 부를 개강했다. 나는 1기 수강생으로 참여해 작년 말까지 ‘웨민 시즌Ⅰ’을 모두 수강 완료했다. 18개월의 대장정이었다. 3
년 전 교회에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님께서 직접 성경공부를 가르치셨다. 청빙 받을 때부터 본인의 목회 계획서에 성경과 교리 공부의 비전을 여무지게 밝힌 바 있는데 그것을 일부 시작하신 것이다. 과거 41년 동안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도 들을 지도한 종전의 원로목사님 목회 방향과 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담임목 사님은 목요일 오전 오후 두 반, 토요일 오전 한 반, 이렇게 매주 총 세 반을 직접 강의하셨다. 설교 준비와 심방으로 바쁘실 텐데 교리 공부가 중요하다는 목회적 판단하에 뚝심 있게 완강을 마무리한 담 임목사님의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 웨민 성경공부를 통해 얻은 몇가지 유익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신학적 언어의 기본기를 전에 비해 보다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했더라도 디테일을 외부로 언어화하여 아웃풋 해내지 못하면 절반은 죽은 지식이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소통하기 때문이다. 가령 삼위일체 교리를 보자. 하나님은 본질(essence)에 있어서는 하나이고 실재(subsistence)에 있어서는 셋이다.

여기서 실재와 유사한 존재 개념인 ‘실 존‘(existence)이라는 용어를 웨민 학자 들은 거부했다. 하나님만 순수한 존재를 갖고 계시고 피조물들은 “우리가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는”(행17:28) 하나님의 능력에 의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순수 본질’(pure essence)을 갖는다. 따라서 신격의 위격적 구별은 구별된 세 실존들로 이해해서는 안 되고 세 실재들로 이해해야 한다.

‘하나님의 영감’이란 말이 있다. 하나님의 영감은 디모데후서 3:16에서 표현된 ‘ 하나님의 감동’의 신학적 번역이다. 구약의 선지자와 신약의 사도는 모두 하나 님의 감동으로(영감으로) 성경을 기록했 다. 하나님의 영감의 역사는 성경 완성 이후 종결되었다. 신약시대의 목사와 성도는 성령의 ‘조명’(照明, illumination) 을 받는다. 성령의 조명이란 “인간의 두뇌와 마음에 역사하셔서 인간으로 하여금 이미 계시된 하나님의 진리를 이해할수 있도록 하는 성령의 역사”이다. 즉 성령의 영감은 성경을 기록하게 하는 하나 님의 역사이고 성령의 조명은 성경을 바르게 읽고 연구하게 하는 하나님의 역사 이다. 이 둘을 혼동하면 무오영감한 성경의 권위를 무너뜨리거나, 교회의 말씀 사역자들을 과거 사도와 선지자와 같은 존재로 호도할 수 있다. 웨민은 교회에 서의 이러한 엄밀한 용어 사용을 잘 지도하고 안내한다.

두 번째 유익은 사랑에 대한 갈망이 다. 사랑이 교리와 직접적으로 무슨 연관이 있느냐 질문할 사람이 있겠지만 웨민을 깊고 풍성하게 이해하고 나면 ‘하 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는 기독교 본연의 비전을 가슴에 품게 된다. 웨민 전체를 포괄하는 하나님의 영원한 신적 작정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의 주권임을 깨닫고 고개 숙이게 하는 동시에, 하나 님이 다 하시기에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열심히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전도할 수밖에 없음을 자각시킨다. 특히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의무가 사랑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믿음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뿐이고 인간은 사랑의 대상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게 된다. 이 숭고한 사랑의 갈망이 웨민을 끝낸 후 지금까지 내 가슴을 적시고 있다.

세 번째 유익은 담임목사님의 목회 철학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기회가 되었 다는 점이다. 수강을 앞두고 담임목사 님의 심정을 내재적으로 헤아려 보았다.
등록 교인 600여 명의 중형교회에 부임한 젊은 목사로서 얼마나 비상한 목회적 꿈과 비전이 있겠는가. 더욱이 80년대 교회를 개척해 41년간 무탈하게 담임 목회를 이끌어오신 전임 목사님의 거룩한 시간 위에 올라선 부담감이 얼마나 무겁 겠는가. 리더십 교체기에는 한 세대가 지고 다음 세대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불가 피한 격랑이란 게 있다. 크고 작은 변화 가운데 담임목사님의 목회 마인드와 비전을 매주 조금씩 포착할 수 있게 된 건교회 성도로서 얻은 큰 유익이다.

반가운 소식은 담임목사님께서 웨민 성경공부를 또다시 시작한다고 공표한 것이다. 많은 성도가 ‘웨민 시즌Ⅱ’에 동참하기를 권면하면서, 특히 모든 중직자 (장로, 권사, 집사), 교사, 성가대는 웨민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개혁주 의는 ‘오직 성경’(sola scriptura)과 ‘전 체 성경’(tota scriptura)의 연합을 지지 한다. 성경에 대한 전체 성경적 관점을 고양하는데 웨민만큼 좋은 교리서는 없다. 웨민은 성경에 기댄 권위로 신자의 전체 성경적 안목을 지도하고 안내한다.

웨민 1장 6항은 “교회의 모든 일은 항상 순종해야 할 말씀의 일반 법칙에 따라 본성의 빛과 그리스도인의 신중한 사려 분별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교훈 한다. 성경을 모르고서 어떻게 교회 일을 할 수 있는가. 어떻게 성도를 권면하 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무대 위에서 찬양을 부를 수 있는가. 이런 당위에서 웨민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 담임목사님의 권면은 목회적으로 매우 유의미하다.
R.C. 스프로울 박사의 말대로 “기독교 역사에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보다더 꼼꼼하고, 더 정확하고, 더 철저하고 그리고 더 포괄적인 신앙고백서는 없다.”

곧 시작될 시은교회 ‘웨민 시즌Ⅱ’에 부디 많은 성도들이 도전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이 지배하는 진리의 기둥과 터로 계속해서 세워지기를 소망한다. 더 나아가 합신 교단의 많은 지교회들이 웨민을 더 많이 가르치고 배움으로써 ‘바른신학, 바른교 회, 바른생활’을 지켜내는 모멘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