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해서 ‘재림 예수’라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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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해서 재림 예수라 할 수 있는가?

그리스도에 관해서는 잘 아는 바와 같이 그의 삼중직인 선지자, 왕, 제사장의 이미지를 통해 구약에서부터 예표된 바 있다. 특히 멜기세덱은 ‘왕’이자 ‘제사장’이되 족보가 없다는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탁월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바울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장 되심으로 인하여 율법 또한 변혁되었다고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변혁으로 말미암아 기존의 모든 유대교의 종교·문화·사회적 체계까지도 송두리째 변혁되어 무위(無位)로 돌려지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의 오심은 가장 급진적인 종교개혁의 한 양상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유대교는 히브리 사회에서 여전히 중심적이고도 유력한 종교였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이후로부터 모든 유대교의 기반들은 근본적으로 폐지되었다. 왜냐하면 이제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 외에 참된 제사장이 없기 때문이다.

유대 사회에서 제사장이란 중보(仲保)적인 존재로서, 사람들이 하나님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보적 기능을 수행하는 제사장을 통해야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예수께서만 유일한 중보자가 되셨기 때문에 유대인들뿐 아니라 모든 이방인들조차도 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하여 하나님께 나아가야만 하나님과 화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내용은 사제들이 중보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처럼 변질되어서 중세 암흑시대에 퇴락의 길을 걷다가 마침내 종교개혁시기를 통해 ‘만인제사장설’로 다시 회복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종교개혁 시기를 거치면서 로마 천주교에 속한 사제의 중보적 직분론과 기능이 폐지되었고, 이제 모든 신자들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유일한 중보 곧 제사장으로 하여 하나님께 나아가 화목할 수 있다는 믿음이 비로소 온전하게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교회 내의 모든 직분자들은 그 어떤 형태로든 자신이 중보적인 역할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중보 기도’라는 말도 합당한 용어가 될 수 없다. 하물며 어느 누구든 ‘교주’나 ‘재림 예수’로 주장하는 일은 결단코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눈으로 보게 될 날은 마지막 심판의 날이며, 그런 심판은 완만하게 오랜 시간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도적과 같이 또는 홍수 때와 같이 돌연히 온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