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묵상] ​밤골의 밤_이정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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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골의 밤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신도시 소식에 들썩이던 철없는 지붕
폐타이어로 꽁꽁 묶어 바람을 빼고
흔들림 없이 살아온 석축길마다
노모의 허리처럼 거반 허물어지고 있었다

땅거미 진 하루 소박한 세숫물로 씻고
어스름 하늘에 달 하나 말갛게 그려 넣으면
찢어진 문풍지를 빠져나온 아이들의 눈동자가
밤하늘에 더욱 깜빡이던 마을이었다지

이제는 집집마다 재개발 딱지가 붙고
창문마다 하나둘 불꽃 사라지는데
차마 봇짐을 싸지 못한 가로등,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무는 당신의 눈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