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에 서서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장마 때가 되면 노상 부대끼는 샛강에 서서
초하(初夏)의 아침마다 일어난 분분한 의문들
강모래 수풀 새로 다독여 흘려보내며
하늘만 보던 아버지처럼, 나도 고개를 든다
의문은 산과 강과 사람의 아침을 가리고
내가 가야 할 하루 분량의 길도 가리고
깊이만큼 흐르는 계곡의 기도와
높이만큼 열리는 하늘만 남겨두려 한다
오늘 아침 안개 더욱 분분하고
살아온 만큼 다독일 것 한껏 흐르는데
샛강 우는 소리 더욱 크게 들리니
하늘만 보던 아버지처럼, 나도 고개를 든다
*샛강 : 큰 강의 줄기에서 갈려 나와 섬을 이루고, 다시 본래의 큰 강에 합쳐지는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