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시대의 재물관
< 김덕선 목사, 예람교회 >
“단순한 재물의 차원이 아니라 구원의 차원과 연관되어 있어”
족장시대는 부족사회를 말하는 것으로 가장 작은 단위를 이루고 있는 ‘가족’, 그리고 가족들이 모인 ‘씨족’, 그보다 더 큰 단위인 ‘부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족장 시대에 재산은 개인에게 속한 사유 재산이 아니고 부족 혈연 공동체에 속한 공동소유 재산이었다. 이 시대는 부족이 사막에서 유목인을 하던 때이므로, 재산이란 소나 양떼 같은 가축뿐이고 목초지를 따라 이동하는 이동사회인고로 고정된 땅이나 주택은 없었다. 그래서 사막에서는 생존의 조건이 재산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혈연공동체의 결속에 있었다.
이 시대에는 사유재산이 없었으므로 최소한 부족 내에는 재산의 불균형이나 불평등이 없었다. 따라서 빈익빈이나 부익부라는 갈등 구조도 없었다. 혈연 공동 운명사회이므로 모두가 형제자매요, 한 조상의 후손들이었다. 따라서 족장 시대에 재산은 부족 모두의 공동소유 재산이므로 재산상의 갈등 문제는 있을 수가 없었다.
족장시대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 열 두 지파 등으로 이어지는 시대를 가리킨다. 이 시대의 특징으로 복과 언약의 개념이 대단히 중요하다.
창세기 12장 1-3절은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부르신 것을, 그리고 4-9절은 아브람의 순종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두 개의 명령을 포함하였으며 각 명령은 약속을 수반하고 있었다.
첫 번째의 명령은 떠나는 것(너의 본토…을 떠나…땅으로 가라, 1절)이었고, 두 번째의 명령은 문자적인 뜻은 ‘복이 되라’이다. NIV는 ‘너는 복이 될 것이라’고 번역하여 예언으로 이해했지만, 실은 많은 번역 성경에서 이를 부정확하게 번역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신 것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바, 그것은 그의 순종이 커다란 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이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세 가지 약속은 자신이 속한 땅을 떠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근거하고 있었다. 첫째는 큰 민족이요, 둘째는 아브람을 위한 복이요, 셋째는 창대한 이름이었다(2절). 이 약속들은 그를 ‘복이 되게’(2절의 두 번째 명령) 해줄 것이다.
이러한 순종에 입각해서 주어진 하나님의 세 가지 약속은 첫째로 그를 축복하는 자들에게 복을 주고, 둘째로 그를 멸시하는 자들을 저주하며, 셋째로 그를 통하여 땅의 모든 족속에게 복을 주는 것 등이었다(3절).
아브람을 축복하거나 저주하는 것은 곧 아브람의 하나님에게 복을 빌거나 저주를 하는 것이었다. 세 번째의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게 복이 되셨다는 사실(갈3:8,16; 롬9;5 참조)에서 완전한 성취를 보았다.
이처럼 족장 시대는 언약의 율법들을 지키는 자들에게 하나님에 의해서 성공이 보장된 것으로 나타난다. 아브라함은 신앙으로 복종함이 번영을 가져다준다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아브람은 천지의 창조자이시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소돔 왕이 아브람을 치부케 하였다고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소돔에게 속한 것은 아무 것도 가져가지 않겠다고 맹세하였다. 이 사건은 대승리를 거둔 아브람의 믿음을 시험하는 사건이었다.
당시 소돔 왕 베라는 대단히 호감이 가는 협상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아브람은 소돔에게 속한 전리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자신을 베라에게 예속시킬 것이라고 느꼈다. 그는 재물보다 더 지속적인 어떤 것, 곧 하나님의 기적적이고 항구적인 약속의 성취를 원했다. 신앙은 이 세상의 부를 넘어서서 하나님께서 예비하고 계신 보다 높은 차원을 바라본다.
이와 같이 우리가 족장시대의 재물관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이 있다. 아브라함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을 얻는 것에 관심을 두지거나 사람에게 예속되지 아니하고 오직 소망을 하나님께 두었으며, 하나님의 방법으로 재물을 얻으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하는 기회로 삼기를 원했다.
또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으로 이어지는 족장들은 단순한 재물의 복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동일한 약속의 유업(히11:9)을 사모하였다. 약속의 땅 가나안은 또한 하나님의 경영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 더 나은 본향, 곧 천국을 예표한다.
이처럼 족장시대의 복의 개념은 언약에 대한 순종을 통해서 주어지는 것이며 단순한 재물의 차원이 아니라 구원의 차원과 연관되어 있었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