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닮은 선한 목회자(요 10:7-15)
김영길 목사
(삼일교회, 북서울노회 노회장)
어느 철학교수가 강의실 칠판에 사람 인(人)자를 네 개 써놓고 학생들에게 해석해 보라고 했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나왔습니다. 학생들의 말을 다 듣고 나서 이 철학 교수는 사람 인(人)자 네 개를 해석했습니다. “사람이면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이 말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가 오늘 저는 목사라는 글자 네 개를 써놓고 “목사면 목사냐? 목사다워야 목사지”라고 해석해 봅니다. 그럼 과연 어떤 목사가 목사다운 목사일까요? 우리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독생자를 보내신 성부 하나님과, 그 뜻을 받들어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 지신 성자 예수님의 성품을 닮은 목회자가 진정한 목사일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하나님은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십니다(출 34:6). 죄에 빠진 인간에게는 스스로 하나님과 화목을 누릴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죄인 대신 희생제물을 드려 죄를 속하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성막까지 희생제물이 될 짐승을 끌고 와서 제사장이 보는 앞에서 제물로 바칠 짐승에게 안수합니다. 희생될 짐승에게 자신의 죄를 전가하는 의식입니다. 그리고 그 짐승을 잡아 제사장이 그 피를 가져다 성소에 뿌리고 살과 내장은 번제로 태워 드립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향기로운 냄새로 받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짐승을 드린 사람은 거룩함을 인정받고 하나님과 한시적으로 화목을 누리게 됩니다.
그럼 언제까지 이런 제사가 행해졌습니까?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인간의 몸을 입고 성육신하셔서 33년의 삶을 사시고 자신의 몸을 산제물로 드려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으심으로 속죄를 이루실 때까지였습니다. 예수님도 자신이 어떤 분이신지 계시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0장은 죄인을 위해 이 세상에 오신 구원자 되심을 분명하게 밝히신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사랑이 넘치고, 희생하시고, 헌신하시는 분으로 계시하셨습니다.
첫째, 나는 양의 문이라(I am the gate for the sheep. 요 10:7)
예수님은 자신을 양의 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양의 생명을 지키는 양의 문이라는 것입니다. 팔레스틴 지역에는 들판에 돌로 된 양들의 우리가 있습니다. 그 양우리에는 문이 별도로 달려있지 않습니다. 문의 역할을 목동들이 했습니다. 삯꾼 목자는 그저 삯만 받으면 그만이지만 진정한 목자는 양을 사랑하여 양 한 마리라도 잃어버리거나 사나운 짐승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잠을 설치며 양들을 지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속성을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며 영원히 우리의 출입을 지켜 주십니다(시 121:4-8). 예수님이 우리에게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요 10:10).
둘째, 나는 선한 목자라(I am the good shepherd. 요 10:11, 14)
예수님은 자신이 선한 목자라고 하셨습니다. 선한 목자는 양들을 잘 아시고, 그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다고 하셨습니다. ‘선하다’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토브’인데,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씀에도 사용되었습니다(창 1장).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가장 위대한 선한 일은 죄인 된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오직 죄인인 인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로만 죄사함을 받고 하나님과 화목해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 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나는 어떤 목사가 되어야 하는가?”에 답을 얻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예수님도 어떤 구원자이신지를 분명하게 계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피로 값주고 사신 교회를 목회하도록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목사가 되어 교회를 돌보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예수님께서 ‘양의 문’이요 ‘선한 목자’로서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도 이 시대에 부름받은 주의 종으로서 예수님을 더욱 닮아 자신을 희생하고 내어 주는 선한 목회자다운 목사로 쓰임 받기를 축원합니다.
-4월 15일 북서울노회 제76회 정기노회 개회예배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