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현재가 선물이다_이재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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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선물이다(Present is the present)

이재헌 목사(새과천교회, HIS 이사장)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드시고 친히 창조하신 모든 피조 세계를 다스리게 하셨다. 영(Spirit)이신 하나님께서 인간들에게 이 땅을 다스리게 하시면서 주신 최고의 선물 중 하나는 시간(time)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주셨다는 것은 영원(永遠)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구분할 수 있는 시간의 단위를 정하여 그 안에 담아서 하나하나의 매듭을 지어주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을 선물로 받은 덕분에 우리는 분(分), 시(時), 일(日), 년(年)으로 단위를 세면서 회상하기도 하고, 새로운 계획과 준비를 하면서 소망을 갖기도 하는 것이다.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 모든 단위의 최절정은 바로 현재(現在)라는 시간일 것이다.

2024년 새해를 시작했다. 한 영화에서 나온 명대사를 떠올려 본다.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but today is a gift. That is why it is called the present.”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테리, 오늘은 선물이다. 그래서 현재를 선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금년이라는 시간이 모두에게 선물과 같은 축복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2024년이 한국 교회에 선물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길고 힘겨운 팬데믹의 터널을 통과한 이후 한국 교회는 생각보다 훨씬 큰 타격을 입었고, 아직도 이전의 회복이 묘연한 현실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모니터 신자들의 급증으로 예배 현장에서 성도 간의 좌석 공간 간격이 자연스럽게 멀어지면서, 땀 냄새를 맡으며 감당하던 봉사의 자리가 사라지고, 전도의 열정도 사라져 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2024년 현재의 시간 속에서 그 회복을 꿈꾸며 새로운 전환적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 함께 모여 목소리 높여 찬양하며, 지축을 흔드는 기도 소리에 맞추어 함께 호흡하며 헌신하던 지난 시간의 그리운 모습들을 다시금 보게 되는 선물이 넘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주신 2024년이 한국 정치에 선물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양극화로 갈라진 정치, 경제, 세대의 벽들이 조금씩 허물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미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총선 회오리바람을 타고 자신의 힘과 세력을 자랑하며 다툼으로 치닫는 모습을 벗어 던지고, 진정으로 애국 애민의 모습으로 나라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정치적 본질 회복의 선물을 기대해 본다. 지금의 때가 지나가면 점점 더 벌어져가는 양극화를 메꾸어 가는 것이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보편적 예견을 뛰어넘을 수 있는 멋진 선물을 기대하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 되지 않길 소망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2024년이 성도들에게 선물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나님 자녀의 빛된 본성을 점점 상실해 가는 현실 속에서 진정한 성도의 영적 정체성을 확립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말씀이 오래전 어느 시대에 외쳤던 음성 같긴 한데, 지금의 상황에서 그 의미가 무엇인지조차 가늠조차 하지 못하는 현세의 젊은 믿음의 지체들이 쏟아지는 인본주의 물결을 거슬러 자신감 충만한 진리의 소리를 내면서 진정한 성도의 정체성을 드러내어 향락과 자기 중심주의에 빼앗긴 삶의 중심추를 새롭게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훗날에 지금의 시대를 돌아보며 진정한 용기의 사람들이 넘쳤던 선물 같은 시대였다는 고백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주신 2024년이 선교의 지평이 넓어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대 사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상황에 묶여 근시안적으로 눈앞의 현실만 핑계하는 소극적 신앙 자세를 벗어나길 원한다. 진정으로 솔직한 믿음의 고백을 담아 스스로 감당해야 할 사명을 보았으면 한다.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명령을 분명히 받았음을 인정하면서도 애써 그 땅끝을 내 주변으로 오므려 들이려는 이기심을 더 이상 가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손을 움츠리는 자에게 주어지는 축복은 없다. 더 넓게 더 크게 손을 펼치는 자만이 더 풍성하게 부어 주시는 은혜의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을 것이다.

오늘 현재는 내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가장 힘 있는 때, 가장 젊은 때, 가장 아름다운 선물의 순간이다. 지금 하나님께서 주신 2024년이 바로 그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