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회 총회 참관기| 성숙한 총회의 운영을 위하여_윤석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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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총회의 운영을 위하여

< 윤석희 목사, 천성교회 >

우리 교단이 한국교회를 짊어지고 나가는 실력 쌓은 계기 되기를

제100회 총회가 2015년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경주에 있는 코모드 호텔에서 열렸다. 

모든 총회가 다 하나님 앞에 모인 총대들의 모임이지만 이번 총회는 ‘100회’라는 의미에서 뜻깊은 총회였다. 열린 장소 또한 경관이 수려하고 건물도 현대식이었다. 제100회 총회에서는 좋은 결정도 많이 했다. 수고하신 임원들과 총대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 지적해 본다.

첫째, 성숙한 총회 운영을 위하여 회장을 비롯하여 모든 임원들이 좀 더 헌법 수호와 회의법을 숙지하여야 한다. 상비부의 보고나 회원의 발언 도중에 ‘잠깐만요, 잠깐만요’하면서 간식 광고를 하거나, 바쁜 사람이 있으니 보고를 하자는 것, 회의 도중에 임원이 나서서 발언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회의 운영 방법이 아닐 것이다.

서기부나 임원이 발언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회중이 헌법이나 회의법에서 벗어나거나, 올바른 헌법 정신이나 회의법을 가르쳐 주기 위하여 발언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의 역대 임원들은 금식 기도하면서, 하나님 앞에서의 거룩하고 의로운 결정을 위하여 기도와 말씀에 수종들려고 노력했었다.

의장이나 임원들은 원만한 회의 진행을 돕기 위해 있는 것이지 그 자리에서 어느 특정한 사안에 자기 의견을 피력하거나 관철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모든 총대는 회의 이전에 웬만한 헌의안을 숙지하고 연구하여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회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막상 안건이 상정되고 동의와 재청이 있고 난 후에 장황하게 자기 의견을 말하고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냥 내 의견입니다’라는 식의 발언은 회의 진행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의장이 동의안과 관련해 묻지도 않았는데 그 동의안에 관련하여 총대들을 가르치려드는 자세의 발언 등은 다른 총대들에게 결코 기쁨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회의 진행을 방해할 따름이다.

회의에서는 ‘동의합니다, 재청합니다, 개의 있습니다, 재개의 있습니다’ 등의 발언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회의 참석자들은 원활한 회의의 진행을 위한 발언을 하는 것이 옳다.

셋째, 좋은 목적은 좋은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회의를 한다면 좋은 일을 위하여 좋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정상적일 것이다.

회의 절차를 무시하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과격한 말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총회의 분위기를 어둡게 하고, 나중에는 후유증도 따르게 만든다. 훗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전례가 있다’는 미명 아래 똑같은 방법을 쓰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 좋은 일을 위하여, 더 좋은 목적을 위하여 성령을 의지하고 법과 원칙을 지켜서 결정하는 것이 성숙한 총회 발전은 물론이고 모든 총대와 교회의 기쁨이 된다.

넷째, 3일 동안 심혈을 기울여 상대방의 의견을 청취하려고 하는 총대들, 발언 한마디 하지 않고 끝까지 참석하는 모든 총대들을 생각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총회는 몇 사람의 의견을 모으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발언을 많이 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소수 사람들의 발언대처럼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다. 다수가 말은 하지 않지만 다 생각이 있고 경험이 있으며, 연륜과 경륜이 있는 총대들이다.

다섯째, 우리 총회에서는 철저하게 무기명 비밀 투표를 통해 일꾼들을 선출하는 선거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기명 비밀 투표란 현장에서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총회를 앞두고 혹은 선거를 앞두고 미리 누구를 지목하거나, 누가 되어야 한다거나 하는 등 사전 선거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무기명 비밀 투표라 해놓고 사전에 누구는 어디에 적합하다는 식의 사전 선거 운동을 한다면 그것은 결코 올바른 선거 방식이 아니다. 우리 총회 총대들은 누구나 선거권을 가짐과 동시에 피선거권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사전 선거 운동과 같은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특별히 특정한 집단에서 논의나 혹은 협의 등을 통해 사전에 어느 특정한 인물을 선정한다는 식으로 무기명 비밀 투표의 본의를 헤치는 일들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어느 특정 직무나 기관에 특정한 사람을 지목해서 밀어붙이는 것은 무기명 비밀 투표를 무색하게 하는 일로 이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누구든 현장에서 무기명 비밀 투표나 혹은 추대 방식으로 일꾼에 선출되거나 선임되는 것이 우리 총회의 오랜 전통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능하다면 교단을 향한 공헌이나 충성도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례교인분담금을 비롯해 여러 행사 때마다 적극 참여하고, 각 상비부원이나 임원 등으로 헌신하고 봉사해 온 분들의 수고를 결코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상의 내용들을 숙지함으로써 우리 교단이 더욱 성숙해지고 한국교회를 짊어지고 나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