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경기북노회 다음 세대 여름 연합 수련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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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노회 다음 세대 여름 연합 수련회를 마치고

교사 강습회 스케치

합신 총회는 룻기서를 통하여 ‘돌아오게 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주제를 정하였다.

유초등부는 강의가 아닌 보이는 말씀으로 룻기서 중심되는 장면을 네 번으로 나누어 세 번은 교사 선생님들의 연극으로, 한 번은 유두환 목사님의 말씀으로 구성하였다. 그리고 연극이 끝나면 각 섹션마다 미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베들레헴에서 모압으로 가는 여정, 모압에서 다시 베들레헴으로 가는 여정 속에서 교만과 유혹들이 가득한 활동들을 준비하였다. 또 커다란 백지에 예측되지 않고 원치 않는 우연적인 각종 재료들로 룻기서의 한 장면을 팀별로 만들어 보는 시간도 기획하였다. 한 번의 설교 후, 각 팀원들이 의논하여 맡겨진 대본에 따라 아이들이 직접 연극을 짜고 연기를 하는 시간도 만들었다. 모든 프로그램으로 우리가 의도했던 것은, 교사 선생님들의 연극을 먼저 보면서, 교회 안에서 앞서 가신 신앙의 선배들의 모습들을 보고 따라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과 원하지 않는 상황으로 진행되기 마련인 우연한 삶을 통하여 하나님의 섭리를 믿음으로 긍정하며 풀어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중고등부는 일단 가능한 한 멀리 가는 것을 최우선 방향으로 잡았다. 비용이 걱정되기도 하였지만, 우리는 그냥 갔다 오는 한이 있더라도 통영으로 3박 4일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결단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장소에서 묵상하며 사고하고, 서로 협력하여 과제들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룻기서를 묵상하며 핵심 키워드로 길, 공간, 용기 이 세 가지를 개념어로 잡았다.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특별 계시로서의 말씀이 놓여 있다. 통영, 한산도라는 역사적, 지역적 특징과 자연, 그리고 길과 공간과 용기라는 주제를 다룬 일반 교양 서적에서 발췌한 두 부류의 일반 계시가 놓여 있다. 길, 공간, 용기에 사용된 교양 서적들은 각각 ‘예술의 주름들, 나희덕’, ‘공간의 미래, 유현준’,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랄스 드빌레르’로 선정했다. 통영의 미륵산을 등반하며 배를 타고 들어가 한산도를 걸으며 이순신 장군을 마주하고 통영 시장을 체험하면서 자신의 글들을 작성해내야 하는 것이다.

 

연합 수련회 스케치

‘룻(LOOK)! 돌아오게 하시는 하나님을 보아라!’라는 주제로 그야말로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유초등부 연합 성경학교가 진행되었다. 4학년 아이의 발표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우리 팀은 나오미가 룻과 함께 베들레헴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표현했는데요. 우선 풍년으로 웃고 있는 베들레헴 사람들이 있어요. 한편, 남편과 아들 둘을 잃고 슬퍼하면서 저를 ‘마라’라고 불러 달라는 나오미의 모습이 있어요. 그리고 여기는 십자가 아래, 하나님의 사랑 안에 행복해하고 있는 베들레헴 마을의 모습이에요.”

일주일 후, ‘힐링여행을 통한 룻기 묵상’이라는 주제로 중고등부 연합 수련회가 진행되었다. 집과 멀리 떨어진 낯선 장소에서 서로 잘 알지 못하는 학생들끼리 한 팀으로 배정되어 세 가지의 텍스트들을 묵상하며 글로 표현해내야 하고 식사도 스스로 준비하여야 한다. 노회 소속 박성희 목사님(생명강가교회)께서 인도하시는 개회 예배로 시작되었다.

정요셉 전도사님(현산교회)의 인도와 함께 늦은 밤 11시 30분까지 학생들은 각자 깊은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 현실이라는 우연한 시간적 삶을 살아가는 성도가 언제나 주어져 있는 선택의 길에서, 그렇게 우연적으로 던져진 공간에서 성도로서 의연하며 담대한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까닭이 바로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연합 사역 때문이라는 것을 셋째 날 묵상할 차례다. 그러나 아쉽게도 둘째 날 밤, 태풍 카눈이 통영을 지나간다는 예보와 함께 우리는 안전을 위하여 남아있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귀경하였다. 무척이나 아쉬웠지만 이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우연, 곧 필연이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내년을 기약하였다. 한 학생의 글을 소개한다.

“룻기 1장에 모압과 베들레헴이라는 장소가 나온다. 모압은 저주를 받은 땅이었기 때문에 모압 지역에 가는 것은 하나님을 저버리는 행동이었다. 엘리멜렉과 나오미는 살던 지역이 흉년이 들면서 잠시 동안 모압으로 간다. 모압이 하나님께서 저주를 내리고 가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서 선악과랑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선악과를 아담과 하와가 따먹고 결국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면서 죄가 생긴 것처럼, 나오미도 모압 지역으로 가서 남편과 두 아들을 잃는 벌을 받는다. 이것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선악과와 하나님이 가지 말라고 말하신 모압 둘 다 거의 비슷한 개념 같은데, 서로 받는 형벌의 무게가 선악과는 인간 전체에게 죄가 적용되고, 모압은 나오미 남편과 두 아들의 죽음에서 끝나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이들은 늘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보여준다. 귀한 사역을 맡겨주신 교회와 노회 앞에 감사를 드린다.

합신 교단 아래 많은 노회가 있고 또 교회가 있다. 또 우리 목사에게 맡겨진 작은 영혼들, 다음 세대들이 있다. 우리가 서로 연합하여 힘을 모아 이들을 위하여 열심으로 씨를 뿌린다면, 또 다른 차원에서 한국 교회 앞에 우리 합신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사역에 열정을 쏟는다면 하나님께서 분명 이 작은 영혼들을 그의 거룩한 백성으로 자라나게 하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