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데쉬 קֹדֶשׁ
하나님이 계신 곳, 거룩한 땅
미디안 땅에서 장인의 양떼를 치며 살던 모세는 어느 날 호렙에서 불이 붙었는데도 타지 않는 떨기나무를 목격했습니다. 신기한 광경을 놓칠 수 없어 모세가 그곳으로 가까이 갔더니 이러한 음성이 들렸다.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애굽기 3:5) 그때부터 모세는 그의 조상들의 하나님이신 여호와와 독대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거룩”의 의미인 “코데쉬”(קֹדֶשׁ)는 어원상으로 볼 때, “분리, 구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범접할 수 없다는 이미지와 특별하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인간과 구별되신 존재로서의 하나님이 계시하시기 위해 나타나셨을 때 그 나타남 자체가 바로 “거룩”이다.
“거룩”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성막 디자인을 지시하시는 부분(출애굽기 26-40장)과 성막 제사 및 정결 규례가 소개되는 부분(레위기)이다. 그외에도 인상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사야 선지자가 부름을 받을 때 보았던 보좌 환상이다. 여호와의 보좌 곁에 섰던 스랍들(천사)은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이사야 6:3)라고 찬양한다.
“거룩”의 개념은 하나님의 임재하심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성막이 거룩하게 여겨지는 이유, 성막의 제사가 거룩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친히 임하시는 자리이기 때문이었다. 죄 가운데 있는 인간이 여호와께서 명하신 특별한 절차 없이 거룩한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나아오게 되면, 즉시로 죽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구약성경에서 보여주는 거룩의 이미지다. 그러나 이제는 훼파된 예루살렘의 성전 대신,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성소의 제사를 완성하시고 성전이 되어 주시기에, 우리가 더 이상 두려움 없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계신 보좌 가운데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