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리스도의 부활과 현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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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부활과 현대교회

부활의 신앙은 성도와 교회가 믿고 누릴 복음의 핵심이다. 벌코프(Louis Berkhof)는 부활의 의미에 대해 “영육이 생명 있는 유기체로 재결합하면서 인성이 영육 면에서 공히 그 원초적인 능력과 완전성을 회복했고, 심지어 더욱 높이 승화되었다는 점에 있다”고 정의했다. 부활은 하나님이 만드신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상태이다. 온전함을 향해 전투하는 교회의 성도, 본향을 향한 나그네로서의 성도의 신앙에 있어 최고의 소망이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부활은 지금, 여기를 사는 삶의 실재에 그다지 영향을 못 끼치는 신앙의 진술로만 전락한 건 아닌지 염려된다. 신앙의 동력과 위로가 돼야 할 신앙의 덕목들이 정작 그리스도인들의 현재적 삶에 아무 영향력을 못 끼친다면 그 이유들이 추정된다. 부활 신앙만이 아니라 수많은 교회의 진리와 덕목들이 “시대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들해져 감을 부인할 수 없다.

시대성이라 함은 계몽주의부터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반기독교적 사상들과 그 독소가 신학과 실천에 미친 영향들을 의미한다. 이런 시대성이 끼친 결과는 고백하고 실천할 진리와 덕목들을 부정, 왜곡, 무관심하는 것이다. 비록 부활 자체를 부정하진 않아도 시대성으로 세속화된 교회는 부활의 의미를 몹시 축소시키고 빈곤하고 나약한 관념으로만 회자되게 하였다. 그 이유는 교회들이 하나님께서 공교회에 주신 부활에 대한 역사적 해석과 신앙고백들을 성실히 가르치고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꽤 많은 이들이 부활을 단순히 죽었다 다시 사는 복으로만 어렴풋이 믿고 고백한다. 부활의 첫 열매로서 그리스도의 부활이 성도의 부활과 갖는 깊은 관계를 잘 알지 못한다. 불완전한 지상에서의 삶 속에서 약속된 부활이 어떤 형태의 씨앗으로 실재하는지, 그리스도의 역사적 부활에 근거해 우리에게도 일어날 미래 역사의 사건임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자신 안에 정립하지 못한다.

부활은 이미 자유주의 신학과 그 양상들에 난도질당하고 그 본연의 영광과 위엄을 부정당했다. 진리가 넘어진 것이 아니라 진리를 바라보는 인생들의 시야가 병들었다. 말씀은 영원하고 변함없다. 그러나 시대성에 물든 현대 기독교가 역사적 성경 해석과 신앙고백을 가르치지 않거나 그것에 게을러 부활의 참된 의미가 잊혀지고 부정당하고 있다. 그 풍성한 의미를 인식 못해 적잖은 성도들이 부활을 말로 고백하나 삶 속에서 부활을 진정으로 소망하지 않는다. 부활을 이야기 하나 부활을 살거나 부활로부터 위로를 얻지 못한다. 급기야 현실을 사는 힘과 소망과 위로는 부활이 아닌 세상이 되곤 한다.

사도의 역사적 가르침을 존중하던 고대 교회와 종교개혁자들에게 부활은 선명하게 교회의 신앙의 핵심이었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강림하시고 대속을 성취하신 후, 신약의 교회는 예표인 구약의 모든 절기를 폐하고, 성취된 안식으로 주일을 성수하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교제했다. 이들에게 주일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선포하고 바라보며 누리고 부활의 주님을 찬송하는 날이었다. 부활은 주일의 핵심이요 요체였다. 부활의 신앙이 다시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 되고 요체가 되어야 한다. 다시 성도들이 매주 주일성수를 통해 부활을 선포하고 누리고 살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몇 가지 실천을 결연히 도모해야 한다. 첫째, 부활의 진리를 공교회의 역사적 해석과 역사적 신앙고백 속에서 풍성히 가르치고 알려야 한다. 부활의 풍성하고 깊은 의미들을 교회는 성도들에게 잘 인식, 정립시켜야 한다. 둘째, 부활의 진리를 질식시키려던 세상성을 분별하여 그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계몽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은 부활의 역사적 확실성을 뒤 흔든다. 성도들은 부활의 첫 열매이며 근원인 그리스도의 부활의 역사성을 오직 성경과 성령의 조명 아래 확신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역사 속에서 살리셨고, 그 역사를 기록된 성경으로 보존하시고, 성령의 내적 조명 아래서 그 사건과 의미를 확신케 하셨다.

따라서 성경과 성령의 은혜를 배제한 채, 과학과 고고학 따위에서 부활의 확신을 얻거나 그 의미를 발견하려는 시도들은 부활의 확신으로부터 우리를 멀리 떠나게 하고 그 풍성한 의미들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많은 신학자들과 목사들이 그리고 공교회의 성도들이 성경과 성령의 조명 안에서 부활의 역사성을 확신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현대교회가 진정한 부활 신앙을 회복하는 길은 시대성을 넘어 성경과 성령을 대하는 우리의 신앙과 신학적 태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