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폭설이 내린 날 잠깐 보일러실을 들여다보았다. 가래 끓는 기침을 자주하며 한 번 들러 달라고 보채는 듯했다.
간혹 난방이 신통치 않을 때 외에는 보일러실을 살펴보는 일이 드물다. 따로 구석에 틀어박힌 보일러. 외지고 열악한 곳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특히 추운 겨울엔 더 그렇다.
그래도 그는 제 몫에 최선을 다하다 늙어가고 삭아간다. 그가 있어, 그들이 있어 내가 따뜻했던 것을…….
새해에는 그들을 자주 들여다보는 날들이면 좋겠다. 나와 사회에 온기를 준 모든 이들을 기억하고 싶다. 그렇게 모두가 따뜻해지는 날들이기를 기도한다.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