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송년의 길목] 송년 단상_김기호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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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단상

김기호 장로(포항성안교회)

 

 한 해를 보내며 두 가지로 자신을 돌아본다. 먼저는 ‘하나님 앞에서’이며 또 하나는 ‘하나님이 여기까지 인도하셨다’이다. 이 모두는 당연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서이다. 올 새해를 맞으면서 하나님 앞에서 가장 먼저 약속드린 것은 주일성수와 성경 일독이다. 주일을 기억하는 것은 당연한 신자의 의무이다. 하나님이 정하신 주일의 공동예배를 삶의 우선순위로 두었더니 주일 아침 8시면 어김없이 주님 몸 된 교회에 발걸음이 닿게 하신 은혜가 무척이나 감사하다.

예배를 사모함으로 주일예배가 성공하면 한 주의 첫 출발이 힘이 난다. 그러나 그 힘은 금방 소진되기 때문에 골방에서의 말씀읽기가 동반되어야 한다. 올 한해도 통독반 모두가 성경일독을 하기로 약속했으니 매일 하루에 3장, 주일에 5장을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 부족한 섬김이를 잘 따라 주는 통독반 11명의 성도들이 감사하고 작은 섬김이지만 송이꿀보다 단 말씀으로 날로 새로운 힘을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말씀읽기와 병행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매일성경 큐티 말씀으로 만나는 새벽시간이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기도회에 부어주시는 은혜의 말씀도 있다. 이렇듯 하루하루 주님의 시간표 안에서 새벽과 저녁으로 만나고 받은 말씀으로 나의 갈한 영혼을 채우고 난 후 요점을 정리해 ‘통독반 메시지’로 나누는 한결같은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두 번째, 저녁기도회 때에 한 시간 이상 기도하기이다. 우리 교회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기도회가 있다. 8시에 예배를 시작하니 7시부터 기도하는 습관을 들였다. 더운 여름날 엉덩이에 땀띠로 인해 물집이 생긴 적도 있다. 약을 바르기도 했고 온수찜질로 상처를 달래기도 했다. 하지만 쉬지 않고 ‘아버지, 저는 죄인입니다. 긍휼이 여겨주시옵소서’ 하면서 기도의 자리에 앉으면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기도의 오솔길을 성령님이 열어 가시고 한 시간을 금방 채워 주셨다. 신비한 하나님의 은혜이다.

세 번째, 말씀과 기도,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선한 독서이다. 올해도 하루 5장 이상 거르는 일이 없도록 실천하고 있는데 지금은 존 칼빈의 『기독교강요_상』을 다 읽고 ‘중’을 지나고 있다. 올 한해 읽은 책은 대표적으로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스즈키 히로키의 『전략의 교실』, 피터 드러커의 『Next society』, 오스카 쿨만의 『기도』, 포스코경영연구소의 『창조경제, 이스라엘에서 배운다』, 등이다. 영적인 성숙과 함께 지적인 진보를 위한 거룩한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다. 이 또한 채워야할 영혼의 양식으로 알게 하시니 하나님의 은혜이다. 새해에도 건전하고 바르게 읽을 책들을 지도자들과 경건한 이들을 통해 추천받으려 한다.

오늘은 복된 주일, 연말제직회까지 마치고 성도들이 앉았다간 자리를 정리하고 예배당 문을 잠그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겸손히 주를 섬길 때 괴로운 일이 많으나 구주여 내게 힘 주사 잘 감당하게 하소서!”라는 찬송이 올라와 입술을 열어 준다. 작은 전율이 멈추기도 전, 교회와 성도의 희로애락을 끌어안고 천국까지 가야하는 섬기는 종이라는 직분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나 맡은 본분은 구주를 높이고 뭇 영혼 구원 얻도록 잘 인도함이라”는 찬송이 이어지며 스스로의 영혼을 다독인다.

기도하듯 찬송을 올려드리자 ‘너희의 인내로 너희의 영혼을 얻으리니 내가 심어 준 교회공동체에서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목사님과 성도들을 돕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더욱 힘쓰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온몸을 감싼다. 여전히 예배자로 부르시어 말씀의 갈급함과 은혜의 간절함으로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시니 감사하다. 한 해를 돌아보니 개인적으로나 교회공동체적으로나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은혜뿐이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