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코로나 시대 다음 세대 신앙 교육의 위기_이동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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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다음 세대 신앙 교육의 위기

이동열 교수(합신, 기독교교육학)

 

자아를 형성하는 일은 단지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일이 아니다. 세상에 대한, 세상의 처음과 마지막에 대한, 그 속에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선과 악, 옳음과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에 대한 큰 질문들에 답하고자 씨름하는 가운데 참으로 내가 누구인지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이는 각자 자신이 앞으로 품고 헌신하여 평생을 살아갈 세계관을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에릭 에릭슨을 이어 자아 정체성 형성 과정을 연구한 제임스 마르시아가 말하듯, 어렸을 때에 뚜렷한 관점이 없이 흐릿하고 주위의 인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였던 단계에서 벗어나 철학적인 큰 질문들과 씨름하는 모라토리엄 단계를 지나 분명히 인식하고 또 삶으로 헌신하여 살아내는 세계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왜 오늘날 많은 청소년들이 숱한 내적인 외적인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는가? 그들의 미성숙함, 불안함, 반항적이고 거친 언행으로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부를 수밖에 없도록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대부분 역사 속에서 10대 초반에서 중후반 내에 끝났던 불안정한 시기가 지속적으로 유예하여 오늘날 30대 초중반까지 연장된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이해하고 살아낼 세계관을 형성하여 자신이 누구이며 이 세상에서 어떤 의미와 목적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 발견하는 과정인 자아 형성이 지속적으로 유예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무비판적으로 입력되는 정보들, 진리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린 시대정신,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토록 하는 영상 매체, 어른 세대와 철저히 단절된 사회 구조, 선택할 사항과 선택 가능한 대안들을 끝도 없이 늘려 놓는 상업과 경제 시스템 등 사회 전반적인 변화들로 인해 간극 없이 혹은 단시간 내에 형성되어야 했을 자아가 끝도 없이 유예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오늘날 기독 가정과 교회는 다음 세대에 분명하고 바른 성경적 세계관을 전해 주어 그들로 하나님 안에 바른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돕고 있는가? 자녀에 대한 모든 신앙적 교육적 책임을 전문 기관에 이양하고 두 손을 털어 버린 부모로부터 다음 세대로 신앙의 대가 이어질 수 없다. 교회 공동체 안에 다른 세대와 분리되어 특정 세대의 발달 특성과 눈높이에 사역의 초점을 맞춘다는 명목 하에 재미와 흥미 위주의 부서 사역으로 다음 세대에 바른 성경적 세계관을 심어 줄 수 없다. 한 주에 한 두 시간, “예수님은 가장 좋은 친구,” “네가 필요할 때마다 도와주시는 분,” “너의 상처를 아시고 치료해주시는 분”이라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고백과 가르침으로 가득한 예배가 종교는 공적 영역에는 하등 관계없는 사적인 선택 사항이라며 철저히 이분법적인 사고와 삶을 가르치는 세상의 요구로부터 다음 세대를 지켜낼 수 없다.

결국 가정과 교회 안에서 대부분 우리 아이들은 자신이 붙잡고 이 세상의 모든 영역에 적용하고 헌신하여 살아갈 세계관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 세상에 대해 세상 속의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자신의 인생과 오늘의 삶이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 충분한 답을 배우지 못한 자녀들은 결국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또래 친구들로부터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가장 크게는 대부분의 시간 노출되어 있는 미디어로부터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해 간다. 하지만 세상은 분명하고 일관된 세계관을 가르치지 않을 뿐더러 가르칠 수도 없다. 결국 우리 다음 세대는 세상에 대한 일관된 이해, 삶의 궁극적 의미와 목적,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조차도 상실한 채 절망선 아래에서 신음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2년이 넘도록 대부분 교회들이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지금까지의 사역을 불가피하게 모두 멈추고 중단하고 변경해야 하는 위기의 때를 보내왔다. 하지만 전도서 7장 14절 말씀처럼 위기에 때에 더 깊이 고민하고 기도하게 되었다. 모두가 다음 세대를 위해 걱정하고 고민하며 마음과 힘과 뜻을 모아가는 모습을 본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새롭게 맞이할 시대에는 다음 세대들이 신앙의 뿌리를 깊이 내릴 수 있는 건강한 교회 공동체가 곳곳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동일한 믿음을 고백하며 같은 소망을 품고 사랑으로 하나 된 공동체로 인해 우리 다음 세대들이 진정으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자신의 삶의 의미와 목적이 무엇인지, 자신이 평생 바라며 소망해야 할 바가 어디에 있는지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세대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영광이 온 땅 가득 충만히 드러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