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섬기며] 강원노회 북한교회재건위원회_최용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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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노회 북한교회재건위원회

최용철 목사(유천교회, 강원노회장, 강원노회 북한교회재건위원회 총무)

 

강원도는 경기도와 함께 실질적으로 분단의 현실을 경험하는 지역이다. 북한과 관련해 세분해 보면 북경기도, 북강원도가 있다. 강원노회에 소속되어 있는 목사로서 늘 북녘 강원도를 생각할 때 복음적 책임감을 느낄 때가 많다. 언젠가 북쪽 강원도가 열리면 합신 교단의 북강원노회가 세워져 그 곳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 교단을 통하여 하시려는 일들이 전개되고 실현되어야 할 텐데 하는 마음이 간절해 질 때가 있다.

한국교회 내에서 합신 교단의 위치와 책임은 참으로 중요하다고 늘 생각하여 왔다. 그리 규모가 큰 교단도 아니요, 대사회적 영향력이 큰 교단도 아니지만, 단순히 건전하고 깨끗하기에 좋은 교단이라는 이미지 외에도, 박윤선 목사님이라는 신앙의 선배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의 유산, 이천년 기독교 역사를 통해 형성되어 온 성경에 가장 근접해 있는 신학, 성경과 세상을 가장 바르게 해석할 수 있는 신앙을 정체성으로 하고 있는 교단이기에, 동일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교단의 노회가 북쪽에도 세워진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뛰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은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 강원노회에게 맡긴 사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동일한 지역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가 아니고 누가 이것을 한단 말인가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지우신 운명과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2017년 가을 노회 때 우리 노회 한 목사님이 북한교회재건위원회를 특별위원회를 두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을 때 귀가 번쩍 띄었다. 그래서 5명의 목사님이 의기투합으로 모인 것이 강원노회 북한교회 재건위원회의 출발이다.

그리고 5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 대단한 활동을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만나서 기도하고 교제하고 북한관련 자료들은 나누고, 신학 관련 독서 모임을 하고, 철원 지역을 탐방하고, 약간의 기금을 모으며 그리고 최근에는 원산출신 탈북 자매를 본향교회 유대열 목사님으로부터 소개 받아 재정적 후원을 조금하고 있다. 그리고 유대열 목사님은 우리 북재위의 자문위원 겸 초청회원이시기도 하다. 너무 많은 도움을 주신다. 유목사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견실하게 모임을 꾸려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강원노회 북재위의 소망은 크지 않지만 구체적이다. 북강원도 원산 지역에 강원노회 소속 교회를 하나 개척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정치적으로 북한의 문이 열릴 때 가능한 일이다. 그 일을 위하여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지금을 별 수가 없다. 다만 지금은 우리 안에 내실을 다져나가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

원산 지역에 한 교회가 개척되어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게 된다면 북강원도 주요지역에 교회를 개척해나가는 거점 교회가 될 것이다. 합신 교단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교회가 북녘 땅 강원도 지역에 하나 둘씩 세워진다면 그것은 분명히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원산 지역에 합신 교단의 교회가 세워져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휴전선이 열린다는 것은 남북민족적 통일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남한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북유럽, 남유럽을 단 한 번에 육로로 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세계지도를 놓고 아무리 눈 씻고 봐도 지금 남한 만큼 신학과 신앙을 겸비한 나라가 없다. 꼭 이때를 위해 남한의 자기 백성들을 130여 년간 키워 오신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하나님의 때에 철의 장막이 걷히는 순간 눌러 놓았던 스프링이 튕겨나가듯이 복음과 신학이 장력에 의해 튀어 나갈 것이다. 그때에 원산이라는 지역적 위치는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동해안에서 만주나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중요한 지역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원산항은 태평양 주요지역으로부터 오는 배가 모이는 항구이기도 하다.

그러면 가장 성경적이라고 하는 우리의 신학과 신앙이 이 흐름을 타고 만주 벌판으로 시베리아를 거처 중앙아시아로 동유럽으로 북유럽으로 남유럽으로 그리고 아프리카로 뻗어나간다고 생각하면, 통일은 단순히 우리의 민족적 과업의 차원을 넘어서 하나님 나라의 일과 직결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 강원노회는 이러한 사명을 주 사명으로 감당하게 된다면 마지막 때에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세워나가는 중요한 역사적 사명을 감당하는 영광스러운 은혜를 입는 것이다. 이 거대한 꿈을 꿔 보며 우리 미약한 강원노회 북한교회재건위원회는 오늘도 작은 날갯짓을 해 본다. 

사실 북한교회재건을 위해 주요교단의 준비를 보면 어떤 때는 기가 질릴 때가 있다. 자금력이나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참 치밀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준비하는 자금도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도 전무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부여된 신앙과 신학의 유산은 우리끼리 모여 즐거워하는 유희의 도구로 주신 것은 아닐 것이다. 교회를 세워나가는 튼튼한 주춧돌이 되라고, 그래서 나누고 섬기라고 주신 영적 유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그토록 성경적이라고 자랑하는 우리의 신학, 정통이라고 자부하는 그 지적 내용들, 그것이 교회를 세워나가는 실제적이고 영적인 자양분이 되도록 해야 한다. 말세에 세상은 사상적 혼돈 속에 있다. 이것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가치관의 부재를 넘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정신병적 증상을 겪으면 세상을 더욱 어둡게 한다.

그래서 참된 교회가 필요하고, 우리의 신학과 신앙은 더욱 절실하다. 통일한국 시대가 오면 북녘 땅에 수많은 교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길 것인데, 우리가 교회를 섬겨할 부분은 이 부분이 아닐까 그래서 택함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참으로 빛으로 소금으로 존재하며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에게 주신 은사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기독 신자들 중에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만났다는 것은 참으로 큰 은혜요 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복은 북녘 땅에 세워질 교회들에게도 나누어져야 한다. 원산에 세워질 미래의 북강원노회 교회가 그 사명을 감당해보기를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