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논단] 성도를 구원으로 이끌고 견고하게 하는 부르심_류성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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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를 구원으로 이끌고 견고하게 하는 부르심

류성민 목사(성가교회, 합신 조직신학 강사)

 

구원은 하나님의 사역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의 구원을 영원 전 작정과 예정에서 정하셨고, 그들의 구원을 우리의 삶 가운데 적용하시고 실행하신다. 하나님의 사역은 사람의 이해와 인지를 뛰어넘기 때문에 구원의 적용과 실행도 기본적으로 사람이 다 파악하고 이해할 수 없다. 다만 하나님은 선택받은 사람에게 구원을 적용하실 때, 그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경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허용하셨다. 또한 성경을 통해 개인이 겪는 구원의 공통된 경험을 어느 정도 정형화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하셨다. 비록 우리가 모든 사람의 구원 경험의 배경과 과정과 결과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더라도, 성경의 가르침과 실제 경험이 알려주는 구원 과정은 우리에게 열려 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과정을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설명을 통해 구원의 영적 유익을 나눌 수 있도록 하셨다.

이렇게 구원의 과정을 설명할 때, 우리의 관심은 사람의 이해를 뛰어넘는 가려진 부분보다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신 열린 부분에 있다. 그래서 구원의 순서의 설명은 항상 사람의 참여를 포함한다. 사람은 구원의 과정에서 항상 자발적이며 능동적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일하시는 방식은 항상 그렇다. 하나님과 사람은 존재와 사역에서 완전히 구분되기 때문에 사람의 이해와 인식의 한계가 존재하더라도 하나님의 일하심에는 어떤 모순도 없다.

우리가 경험하는 구원의 첫 과정은 부르심이다. 부르심은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 즉 성경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람은 타락했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의 의미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사람의 탐구는 정확하지 않은 오류투성이다. 더하여 구원에 대한 내용은 사람에게 전혀 열려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성경이라는 분명한 계시를 주셔서 하나님의 존재와 섬김에 대해 그리고 구원에 대해 알게 하셨다. 특히 구원에 대해서는 오직 성경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물론 성경은 역사적으로 기록된 책이다. 그러나 이는 성경에 오류와 모순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나님은 섭리 가운데 자신의 말씀이 온전히 기록되고 보존되어 교회로 하여금 받아들이도록 하셨다. 그렇게 성경 66권 전체는 하나님의 존재와 구원에 대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을 일관된 통일성을 가지고 알려주신 하나님의 계시이다.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은 동일하며, 구약의 구원과 신약의 구원은 다르지 않고, 구약과 신약의 성도의 삶과 이 시대의 성도의 삶은 본질상 같다. 부르심은 이런 성경의 모든 내용을 청중에게 잘 풀어 전달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부르심의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교회에 적절한 직책을 세우셨다. 성경에는 사도와 선지자와 같이 말씀과 직접 관계된 독특한 직책들이 있었고, 지금의 교회는 사도와 선지자를 통해 주어진 계시, 즉 성경을 통한 부르심의 사역을 목사로 하여금 감당하도록 하셨다. 복음 전파에서 목사가 가진 사역의 전문성은 여기에서 중요하다. 일관된 통일성을 가진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여, 모든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전파하는 것은 상당한 집중과 훈련이 필요하다. 비단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을 세우시고 복음을 전파하도록 하신 성경의 증거들뿐 아니라, 교회의 역사 가운데 수없이 반복되었던 잘못된 성경 해석의 결과들은 성경의 바른 해석의 전통과 계승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우리는 교회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을 키우고 발굴하여, 이 전통을 지키고 계승할 목사와 신학자로 교육하고 키워내야 한다.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교회의 존귀한 말씀 선포의 사역을 바르고 엄중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르심의 사역을 감당할 목사들이 부실하다면, 교회는 결코 바르게 설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예수님은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하셨다(막 16:15). 비록 구원은 선택받은 사람들만 받겠지만, 우리는 누가 선택받은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들에게만 전파해야 한다는 불가능한 일을 가정하는 비현실적 논리 싸움을 멀리해야 한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믿고 구원 얻기를 원하시며, 예수님은 복음을 만민에게 전파하라고 하셨다. 이는 모두 사실이다. 누가 참된 믿음을 가지고 구원에 이르는가는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다만 성경의 교훈대로 우리가 구원을 경험적으로 인지하고 원하게 된다는 것을 알 뿐이다. 하나님은 이 정도를 우리에게 허락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밀스러운 하나님의 사역을 과도한 호기심으로 짐작하지 말고, 경건하게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의 은혜를 구하며 찬양해야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제한된 인식과 경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 알게 하시는 구원의 비밀을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모든 시간과 장소에서 모든 사람에게 전파해야 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사람을 구원으로 이끄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은 말씀 자체의 능력이 아니라, 말씀과 함께하시는 성령님의 능력이며 사역이다. 하나님은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여 적절하게 전파하는 것을 원하시며, 그렇게 선포하라고 명령하신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른 말씀이 선포되었다고 해서 항상 그에 맞는 구원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말씀의 선포를 담당하는 목사는 최선을 다해 전파해야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전파 자체가 능력이 있어 사람을 감화시키고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성령의 사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목사를 목회의 규모나 영향력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구원은 말씀 자체의 능력이나, 전하는 목사의 능력이 아니라 선택받은 사람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능력 있는 사역이기 때문이다. 목사는 자신의 사역의 규모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정하신 사역에 얼마나 충성했는가로 평가받을 것이다. 그 평가도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다만 말씀의 선포를 감당하는 목사에게 중요한 것은 구원이라는 존귀한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영광을 누리는 것이다. 누구도 우리 주 예수님 앞에서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했다고 자랑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마 7:22).

하나님의 부르심은 성도를 견고하게 한다. 구원의 순서에서 첫 번째 순서에 해당하는 부르심을 단지 구원의 시작만으로 한정 지어 이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성경을 잘 풀어 전달하는 부르심의 내용은 성경이 성도의 삶의 전반적인 교훈을 주는 것과 같이, 복음의 전파를 통해 구원받을 사람을 부르는 것에 더하여, 구원받은 사람들의 삶과 목적과 완성을 모두 포괄한다. 비록 구원의 순서를 설명할 때, 이해하기 쉽도록 부르심을 순서에 따라 가장 먼저 두었지만, 사실 부르심은 구원받은 사람이 평생 필요한 내용들을 다 포함하고, 항상 들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구원의 순서에 해당하는 모든 주제들이 동일하다. 부르심, 중생, 회개, 믿음, 칭의, 성화, 영화의 모든 주제들은 성도가 구원을 얻는 시작을 가리키는 좁은 의미에 더하여, 성도의 삶에서 항상 경험하게 되는 넓은 의미의 경험을 포괄한다. 부르심에서 선포되어야 하는 내용도 이런 다양한 주제들을 포괄해야 한다. 그러므로 전파 대상에 따라 성경의 적절한 내용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더하여 성경이 가르치는 풍성한 모든 내용을 전하는 것이 성도들에게 매우 큰 유익을 준다는 사실도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 부르심은 성경이 가르치는 모든 교훈을 각 성도들이 이해할 수 있고, 수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파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성도들은 구원을 얻고 신앙이 견고해지며 거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