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상식_김기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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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김기홍 목사(남산교회)

 

지금은 총체적으로 상식이라는 화두를 깊이 생각해야 할 중차대한 시대

‘상식’은 참 쉽게 사용하는 말이다. 상식이 있어야 한다, 상식적이다, 몰상식하다 등이 그런 예이다. 우리 시대의 뜨거운 화두 중의 하나가 이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쉽고 편한 것이 때론 얼마나 어려운지를 살아가며 많이 깨우친다. 제대로 된 상식을 얻거나 상식적으로 살기가 힘든 시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상식(常識)의 상(常)은 항상 상으로 보통, 또는 일반성을 뜻한다. 상식은 사전적으로는 일반적인 사람이 다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어야 할 지식이나 판단력이다. 영어로는 common sence로서 다수가 동일하게 반응한다는 감각적 의미를 겸한다.

상식의 범위는 인간사의 모든 부분이다. 시공간, 문화, 전통, 관습에 따라 서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 가치는 존재하는데 상식이 그 기준이나 잣대가 되고 정상적인 사회와 공동체 유지의 기초가 되곤 한다.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 특히 인류의 종말을 염두에 두는 시대를 산다. 자연파괴, 수많은 재해, 인간성과 윤리의 타락, 예기치 못한 다양한 바이러스 출현,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적 욕심, 그리고 팽배한 무신론, 정신적 허무, 성경의 진리가 상대주의로 변질돼 가는 절대 가치의 혼돈 등, 종말을 향한 폭주기관차의 시간들이다.

이런 상황에 상식의 자리는 어디이며, 이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함께 풀 숙제는 무엇이고, 상식을 실천할 행동양식이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21세기 상식의 자리는 전 인류의 공동체 인식이다. 지금은 with-networking 시대이다. 상대방을 서로 다른 인격체이지만 함께 짐을 나누어 져야 하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한다는 전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 세계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이 계속되면 될수록 모두가 깊은 수렁 속으로 빨려 들 것이다. 이 세상에서 전쟁의 영원한 승자는 없다. 이는 역사가 모든 인류에게 경종을 울린 바이다. 눈이 멀고 귀가 닫힌 탐욕의 인간은 패망이 코앞에 다가올 때까지 인식하지 못 한다. 따라서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 공생공존할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모든 인류가 삶 속에서 실천 할 몇 가지를 생각해보자.

첫째, 인간은 누구도 완전, 완벽하지 않다. 이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전제이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공존한다. 성경에 따르면 장점은 자신을 증명하거나 자랑하는 수단이 아니라 타인을 유익케 하는 도구이다. 단점은 비교 열등감, 실패가 두려워 미리 포기하는 좌절감, 자신에 갇혀 가상세계로만 몰입하는 우를 범하는 통로가 아니다. 오히려 단점을 인정하고 보완할 때 상식이라는 인생의 배에 승선할 수 있다.

둘째, 타인의 말을 겸허히 경청하며 자기 입장을 서로 솔직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성경에서도 듣는 것은 속히 하고 말하기는 천천히 하라고 했다. 소통은 영어로 communication이다. 서로 배우고 이해하고 용납하고 세워간다는 뜻이다. 이는 함께 노력하며 부단히 연습하며 시행착오로 습득되는 것이지 단 기간에 자연히 형성되지 않는다.

셋째 서로의 실수는 과감히 인정하고 잘한 일은 대범히 칭찬하는 것이다. 누구나 실수와 과오를 범하는 게 인생이다. 실수는 성공을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하면 된다. 물론 공적 실수는 정직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며 회복의 과정과 시간을 필요케 한다. 또 정상적인 칭찬은 선한 목적지를 향한 동기부여이다. 그러나 입에 발린 칭찬은 서로에게 허황된 생각과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는 나쁜 도구가 되기도 한다.

지금은 총체적으로 상식이라는 화두를 깊이 생각해야 할 중차대한 시대이다. 상식이 상식답게 회복되지 않고 무시된 기초에 세워진 것들은 모래 위의 집과 같다. 우리 시대의 많은 문제들 중에는 상식을 무시하고 가벼이 여김으로 초래된 것들이 상당하다. 우리는 성경적 절대 진리와 함께 하나님이 세상에 일반 원리로 심어 놓으신 상식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