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합신문학상’ 심사평_김윤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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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총회40주년기념  ‘합신문학상’ 심사평

김윤환 박사

 

 

진솔한 신앙과 삶, 창조 영성이 빛나는 문학이기를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교단 창립 40주년을 맞아 시행된 《합신문학상》 공모는 기독교와 문학의 밀접성, 진리와 삶을 이해하는 데 문학이 매우 유용한 통로가 됨을 보여주는 귀한 사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모에는 총 95명이 209편의 작품을 응모하였습니다. 근 일주일 동안 모든 작품을 정독하며 공감과 은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논픽션 소설 형식의 작품들을 비롯해 아름다운 음률과 깊이 있는 은유를 보여 준 시들과 아동, 청소년, 청년들의 순수하고 상상력 풍성하며 진지한 글들, 그리고 목회자 및 사모님들의 사역 에세이와 성도들의 신앙 여정을 담은 진솔한 수필들과 수준 있는 독후감, 문화 비평적 글들까지 대하며 기독교문학의 특별한 감동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즐겁고도 고민스러운 심사 끝에 한 돌 님(필명, HIS 선교사)의 논픽션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상봉과 이별」을 목회자부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북한선교 현장을 배경으로 사랑과 가치관의 충돌에서도 빛나는 숭고한 인간애를 리얼하게 표현하였습니다. 또 여러모로 어려운 시대에 궁극적으로 선교의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진중하고도 정제된 문체로 긴박감 있게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사모부에서는 임관숙 님(삼성교회)의 시(詩) 작품 「그 밤, 붉나무」를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시 장르의 특성인 이미지 전복과 은유 속에 담긴 메시지가 잘 형상화된 작품입니다. 앞으로 좋은 시인으로서 성장이 기대됩니다.

이번에 응모 부문에 아동부도 포함되어 더욱 관심 있게 살펴보았는데 김다은 님(함께하는교회)의 그림동화 「무지개꽃」을 아동부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남다른 상상력과 시적인 표현, 그 안에 담긴 아름다운 세상의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아주 잘 표현된 작품이었습니다. 아동의 눈으로 경쟁과 욕심으로 가득 찬 현실 세상과 다른 천국의 모형을 새롭게 표현하여 상투성을 벗어난 매우 놀라운 작품이었습니다. 청소년부에서는 서예람 님(시흥평안교회)의 시 「꽃」을 뽑았습니다. 시간과 창조세계의 섭리 속에 조용히 제 모양을 피워낸 꽃을 통해 우리의 영혼이 어떻게 참된 향기가 되어야 하는지 꽃의 새로운 이미지를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문장과 자극적 표현을 쓰지 않는 창작 자세도 높이 평가합니다.

청년부에서는 양수빈 님(수원선교교회)의 수필 「인생의 십일조」를 선정하였습니다. 이 수필은 20대 청년의 신앙 성숙과정과 소명에 대한 성찰이 잘 담겨진 고백록이자 서원의 편지였습니다. 자신의 인생의 십의 일을 온전히 주님께 바치리라는 다짐은 모든 기독교인의 서원이 되어야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글이었습니다. 장년부에서는 권중분 님(노원성도교회)의 단편소설 「호수구름 마을 사람들」을 선정했습니다. 어느 시골마을의 예배당을 배경으로 성도와 이웃들의 삶을 교조적인 문장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사실감 있게 잘 표현하였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간증소설에서 흔히 나타나는 감정적 표현이나 교리 강조는 많이 절제되고, 문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풍경 묘사, 심리 묘사 그리고 차분한 신앙심을 발견케 해 주는 특별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아울러 각 부 대상 외에 목회자부 황경철 님(부천CCC 대표)의 시 「맷돌」과 장년부 김기호 님(포항성안교회)의 시 「포도나무」와 「발소리」를 우수상으로 선정하였는데 이 분들의 작품은 평소 많은 노력과 습작의 흔적을 느끼게 하였고 문학의 정수에 근접함을 보여 주어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한 아동부 소윤서 님(예수비전교회)의 동시 「교회 가는 길」과 사모부의 정은혜 님(열린교회 강무학 강도사)의 수필 「82년생 예비 사모」를 가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후 더욱 많이 써 보고 갈고 닦으면 좋은 성취가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비교 우위에 서는 탁월한 작품을 선정할 수 없어 아쉽게도 종합대상은 결정하지 못했지만 향후 있을 기회에는 더욱 발전된 역량 속에서 좋은 작품을 산출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입상한 분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수상 인원의 제한성 때문에 안타깝게 입상하지 못한 분들께도 좋은 생각과 멋진 솜씨들을 보여 준만큼 위로와 마음의 상을 드립니다. 심사를 마치고 조금 아쉬웠던 점은 아동, 청소년, 청년들의 참여가 더 많았더라면 하는 것입니다. 다음 기회에는 이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모두 힘써서 인재들이 양성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바라기는 이번 공모를 계기로 합신문학상 운영이 지속되어 한국교회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좋은 문학적 인재들이 배출되는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로써 모든 지체들이 문학적 상상력을 통한 성경의 해석과 적용 능력도 키우고 삶 속에서 당대의 사상과 문화를 선도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얻기를 기대합니다. 어려운 시대 여건에서도 귀한 문학 공모대회를 열어주신 합신 교단과 기독교개혁신보사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209편의 작품을 응모해 주신 모든 필자들의 창작 활동과 신앙생활에 주님의 창조 영성이 더욱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 심사위원장 김윤환 박사, 시인/목사

김윤환 박사 : 경북 안동 출생, 백석대학원 기독교문학 교수, 계간 <생명과문학> 주간, 열린출판사 대표. 사랑의은강교회 목사. 따오기아동문학연구회장 역임. (사)시흥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 1989년 등단 이후 시집 <그릇에 대한 기억>, <까띠뿌난에서 만난 예수>, <이름의 풍장>, <내가 누군가를 지우는 동안> 등과 동시집 <내가 밟았어>, <시로 듣는 신앙 에세이>, 사화집 <창에 걸린 예수 이야기>, <시흥 그 염생 습지로>, 문학평론집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종교적 상상력> 등이 있다. 나해석 문학상 등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