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대한 교회가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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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교회가 되는 길

무더위와 역병의 고통 속에서 추억을 돋게 하는 것은 여름 성경학교와 청소년, 청년들의 수련회이다. 한국교회가 물질적으로 넉넉지 않았던 때에도 아동, 청소년, 청년들에게 관심을 주려 애썼다. 여름 교육활동들은 그래서 귀하고 즐거운 잔치였고 한 줄기 소낙비요 희망이었다. 내용상 아쉬운 점들도 있었지만 그나마 한국교회가 이 곤궁 속에서 줏대를 잃지 않고 버티고 선 것은 그 성경학교와 수련회, 교회 교육을 통해 성장해 기성세대가 된 신자들 덕이다.

시인이요 사상가인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이 남긴 고전적인 말이 있다. “문명의 참된 기준은 통계 조사, 즉 도시의 크기나 작물의 수확량 같은 것이 아니다. 결코 아니다. 문명의 참된 기준은 그 나라가 어떤 인간을 양성해 내고 있는가이다.” 그는 당대 미국의 물량주의적 성장 위주의 자만심을 문명이라 자부하는 착각과 경박함을 꾸짖으며 미국의 미래를 담당할 훌륭한 다음세대 인격자들을 양성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그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도 국가도 개인도 대체 무엇이 성공이고 발전인가. 난 사람보다 된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실생활은 출세지향적 성공학개론을 붙잡고 살게 하지 않는가. 사회는 차치하고, 교회가 다음세대 아동, 청소년, 청년들을 어떤 사람으로 양성하는가가 그 교회의 미래이다.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그 원리는 동일하다. 그러나 누가 그 원리를 진중히 받고 실천하는가.

세상의 잣대로 자신을 평가하는 데 익숙해진 기독 청년들의 외로운 한숨은 일정 부분 한국교회가 책임져야 한다.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귀중한 인격체로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체계와 사상을 정립하고 실천하도록 이끌지 못한 책임 말이다. 다수의 청년들이 교회에 남지 못하는 현실은 사회적 조류 탓만 하기에는 당대 교회의 책임이 엄중하다.

훌륭한 칼도 쓸모없다고 버린 쇠부스러기로 만든 것이라는 말이 있다. 하물며 하나님이 쓰시는 도구들이 쓸모없는 것이 있는가. 모두가 소중한 인격들이다. 학업 성적이나 업적 지상주의가 공정의 절대 축은 아니다. 그리스도인에게 공정이란 먼저 하나님 앞에서 각자가 지닌 생래적 존엄성과 가치의 공평을 뜻한다. 그리스도인 청년들은 각기 받은 달란트로 공평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자신의 길에 매진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생존경쟁에 갇힌 세상의 성공론과 처세술에서 나와 하나님의 자녀다운 광활한 대지의 인격으로 나아가도록 당사자와 교회가 함께 힘써야 한다.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 1759-1833)는 말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해야 할 네 가지 일이 있다.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고, 그것을 우리 마음과 정신에 새기며, 그것에 복종하고, 그것을 세상에 전달하는 것이다.” 경건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다 동의할 만한 말이다.
그런데 윌버포스는 말씀을 세상에 전달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보편적인 복음 전도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임을 인증하며 실천하고 자기가 속한 사회에 변화를 가져오도록 애썼다. 그는 자선가요 노예해방 운동의 입법가로서 영국의회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 열매로 영국 노예제도의 철폐를 앞당겼다. 하나님 앞에서는 인종이나 정치적 권력의 유무를 떠나 누구나 존귀하며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지닌다는 진리를 삶과 제도로 실천한 것이다.

어떤 교회가 진정 부흥된 교회이고 위대한 교회인가. 단연 아동, 청소년, 청년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교회이다. 그들이 말씀을 철저히, 즐겁게 배우며 교회를 사랑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 배운 진리가 사회 속에서도 권능이 있고 영향력 있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임을 경험하고 인증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각기 받은 달란트대로 사회 속에서 보람 있게 일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며 살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렇게 기독교적 세계관을 잘 다듬어 힘 있게 살도록 다방면으로 돕는 교회가 위대한 교회이다. 한국교회가 미래를 보장 받으려면 지금이라도 그 길로 가야 한다.